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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온파트너스 출범 10년]적대적 M&A로 기업형 VC로 변모 '새 출발'①유니온테크, 2012년 전신 소빅창투 인수…이재우 대표 의지 '커버리지 다변화'

이명관 기자공개 2023-06-21 09:07:53

[편집자주]

유니온테크 계열 기업형 VC인 유니온투자파트너스가 출범 10주년을 맞이했다. 문화·콘텐츠 전문 창투사를 표방하며 2000년 설립된 소빅창업투자를 2012년 유니온테크가 인수했다. 이후 2013년부터 현재 사명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그후 AUM 6000억원을 바라보는 중견 VC로 성장했다. 10년에 걸친 성장과 변화, 그리고 향후 미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9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니온투자파트너스는 소빅창업투자가 전신이다. 2000년 출범 당시엔 기업형 VC와 거리가 멀었다. 처음에는 문화·콘텐츠 전문 벤처캐피탈(VC)을 표방했다. 2012년 적대적 M&A를 통해 주인이 바뀌면서 유니온테크 계열로 편입됐다. 경영권을 손에쥔 유니온테크의 CVC로 변모했다.

CVC로 성격이 바뀐 후 유니온투자파트너스는 주력이던 문화·콘텐츠에 더해 일반 기업 투자까지 커버리지를 확대했다. 본래의 색깔을 유치한 채 CVC의 역할도 동시에 수행하려는 차원이었다. CVC는 일반 VC보다 모기업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린 투자를 한다.

◇비주류 문화·콘텐츠 전문 표방한 '소빅창업투자'

유니온파트너스의 시작은 소빅창업투자다. 박현태·이병우·김영돈 씨 등 3명이 투자자를 모아 2000년 설립했다. 소빅창업투자는 초기부터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 문화콘텐츠 분야의 프로젝트 투자를 중심으로 했다. 10여년 만에 AUM 1000억원을 넘어서며 명실상부 국내 최고 엔터테인먼트 전문 창투사로 성장했다. 2011년 누적 기준 총 9개 투자조합, AUM 1500억원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영화 108편, 애니메이션 22편, 드라마 6편 등이다. 무게중심이 영화에 쏠린 가운데 대표작으로 △과속스캔들 △7급 공무원 △해운대 △괴물 △웰컴투동막골 △아저씨 △전우치 △말아톤 등이 있다. 소위 '대박'을 낸 영화가 수두룩하다. 소빅창업투자가 영화업계 발전에 공헌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시기적으로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창투사가 주류였던 만큼 소빅창업투자는 엔터테인먼트 분야 전문 창투사로 자연스레 각인됐다. 한국벤처투자가 선정한 문화 분야(문화계정·방통계정·영화계정) 우수 투자펀드에 소빅창업투자가 결성한 '소빅콘텐츠전문투자조합'이 선정되기도 했다. 해당 조합의 수익률은 IRR 기준 6.1%, 멀티플 기준 1.12배를 기록했다.

문화·콘텐츠 투자는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대표적인 저수익 투자영역으로 꼽힌다. 플러스(+)을 내면 잘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소빅창업투자가 나름 의미있는 운용성과를 낸 셈이다. 특히 2008년 개봉한 '과속스캔들'에 투자해 창업투자회사가 투자한 문화콘텐츠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해당 섹터에서 이름이 가장 먼저 거론되다 보니 자연스레 문화·콘텐츠 각 분야별로 풍부한 국내외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었다.

◇2012년 유니온테크의 '적대적 M&A'...새 역사를 쓰다

순항 중이던 소빅창업투자에 변곡점이 된 시기는 2012년이다. 때아닌 적대적 M&A 이슈가 불거졌다. 당시 창립멤버들 사이에 균열이 발생했다. 회사의 방향성을 두고 의견을 달리하면서다. 이때 기존 투자자들의 불만도 쌓였다. 구도는 박현태 전 대표와 김영돈 전 전무간 대립이었다. 이때 기존 주주들은 김 전 전무의 편에 섰다.

분쟁 과정에서 기회를 엿보던 유니온테크가 움직였다. 유니온테크의 오너 2세였던 이재우 대표가 주축이 됐다. 이 대표는 미국 유학시절부터 VC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터였다. 타이밍을 보던 유니온테크는 소빅창업투자 지분 34%(약 72만주)를 매집하며 단번에 의미 있는 수준의 지배력을 확보했다. 그뒤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통해 경영권도 확보했다.

소빅창업투자의 관리 담당 임원인 김영돈 전무가 15%의 우호 지분을 모아 유니온테크의 적대적 M&A 시도에 힘을 보태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빅창업투자의 단일 최대주주(14.28%)로 캐스팅 보트(Casting Vote)를 행사할 수 있는 KTB투자증권(현 다올투자증권)은 '중립' 의사를 밝혀 사실상 유니온테크의 손을 들어줬다. 박 전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들도 36%의 우호 지분을 모집해 유니온테크 측에 맞섰으나 KTB투자증권의 중립선언 탓에 경영권을 유니온테크에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

유니온테크는 소빅창업투자 설립 주주들의 지분을 대거 매입해 M&A를 성사시켰다. 14만주(6.67%)를 보유하고 있던 하을순씨와 12만주(5.71%)를 보유하고 있던 이강식씨 등 대부분의 개인 주주들이 유니온테크에 보유 지분을 매각했다.

개인 주주들 대부분은 액면가(5000원)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금액에 지분을 넘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까닭에 유니온테크가 소빅창업투자 적대적 M&A에 투입한 비용은 35억원대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운용자산 1000억원이 넘는 창투사를 인수하는 데 소요된 자금치곤 저렴하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소빅창업투자가 2011년 결성한 '소빅글로벌콘텐츠투자조합'을 통해 유입되는 관리보수도 상당했다. 연간 유입되는 관리보수는 20억원 정도였다. 2011년 말 문화체육관광부가 400억원을 출자해 총 1236억4000만원 규모로 결성한 이 펀드의 관리보수율은 1.6%다.

유니온테크 계열로 편입된 소빅창업투자는 이듬해인 2013년부터 유니온투자파트너스란 간판을 달았다. 이와 함께 다양한 영역의 전문인력도 보강했다. 특히 PE부문을 신설했다. 그간 문화·콘텐츠 투자 일변도에서 벗어나 투자 커버리지 다변화에 나선 것이다. CVC로 변모한 만큼 본래 강점이었던 문화·콘텐츠 전문 창투사로 더이상 남아있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유니온투자파트너스는 2016년 커버리지 다변화에 한층 힘을 주기 위해 기업투자본부를 신설했다. 이후 유니온투자파트너스는 본격적으로 펀딩에 탄력이 붙었다. 특히 각종 정책출자사업에서 호성적을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M&A 이전까지 문화·콘텐츠 전문 창투사란 이미지가 강했다면 이제는 다양하게 두루 잘하는 창투사로 변모했다.

펀딩이 순조롭게 이뤄지면서 몸집도 불어났다. 지난해 말 AUM은 공동운용(Co-GP)펀 포함 5759억원에 달한다. 운용 중인 조합의 개수도 34개에 이른다. 최근 펀드 결성 추이를 보면 △2020년 831억원 △2021년 392억원 △2022년 889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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