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League Table]위축된 초기투자…유일한 1000억대 딜 'IPX'[VC 투자]90개 기업 5542억 투자 유치, 3분의 1토막…ICT 여전히 대세
이효범 기자공개 2023-07-12 07:44:27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0일 13: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상반기 국내 벤처캐피탈(VC)의 초기 투자가 부진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커진 경기 불확실성과 고금리 기조에 따라 VC들이 위축된 영향이 크다. 특히 더벨이 분류한 총 5개 업종에서 모두 투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대형 딜(deal)이라고 볼 수 있는 1000억원 이상의 거래는 BRV캐피탈매니지먼트로부터 1200억원을 유치한 아이피엑스(IPX, 옛 라인프렌즈) 뿐이었다. 이 외에는 300억원 딜이 가장 큰 규모로 나타났다. 100억원 이상 딜은 전체 건수에서 12건에 불과했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초기투자 시리즈A 집중, 투자금액 ICT·바이오·문화콘텐츠 순
더벨이 집계한 '2023년 상반기(누적) 벤처투자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초기 라운드에 투자된 모험자본 규모는 5542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상반기 1조4217억원과 비교하면 거의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초기투자 중에서도 시리즈A 라운드에 4069억원의 투자가 집중됐다. 이 외에 시드 라운드에 207억원, 프리시리즈A 라운드에 751억원, 시리즈A 브릿지 라운드에 515억원의 초기투자가 이뤄졌다.
초기투자 딜 수는 총 90건이다. 시리즈A 라운드에만 45건이 집중됐다. 앞단인 시드 라운드가 13건, 프리시리즈A 라운드가 23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시리즈A 브릿지 라운드는 9건에 그쳤다. 초기투자 딜 수는 2022년 상반기 256건에 달했는데 올해는 절반 수준에도 못미쳤다. 금액 혹은 투자 건수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VC들의 투자가 확연하게 위축됐다는 얘기다.
분야별로는 ICT분야에 초기투자가 집중됐다. 54건의 투자가 이뤄졌는데 그 금액은 3395억원에 달한다. 100억원 이상의 딜이 5건이고 나머지는 모두 이를 밑돌았다. 올 상반기 초기 투자 전체 금액의 61%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두번째로 비중이 높았던 업종은 의외로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해당 분야의 투자 규모는 825억원이다. 초기투자 전체 가운데 약 15%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최근 몇년간 바이오 투자가 위축되긴 했지만 국내 VC들은 중장기적으로 바이오가 국내 핵심산업으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기, 후기투자 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초기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해도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바이오 투자는 큰폭으로 줄었다. 2022년 상반기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의 초기투자 금액은 2093억원에 달했다. 절반 이하로 규모가 줄어든 셈이다.
지난해 상반기 분야별 투자규모로 ICT에 이어 2위를 차지했던 문화콘텐츠 분야는 올들어 ICT, 바이오헬스케어에 이어 3번째로 투자 유치가 큰 업종으로 나타났다. 투자금액은 697억원으로 비중은 12.58%다. 이어 소부장 분야 벤처기업들이 24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전체 초기투자 분야의 4.33%에 그쳤다. 385억원을 유치한 기타분야에 비해서도 투자 유치 금액이 작은 분야로 나타났다.
◇IPX, BRV캐피탈서 1200억 유치…100억 이상 투자금 조달 총 12곳 그쳐
2023년 상반기 동안 유일하게 1000억원 이상의 초기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은 IPX다. 이 기업은 라인프렌즈, BT21, TRUZ, WADE 등 인기 캐릭터 IP를 개발한다. 디지털 지적재산권(IP) 기업으로 불린다.
올해 5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BRV캐피탈매니지먼트로부터 1200억원을 유치했다. BRV캐피탈매니지먼트는 글로벌 VC 블루런벤처스의 아시아 투자 플랫폼이다.
다만 IPX를 제외하면 두드러진 규모의 투자 유치 건은 없었다. 100억원 이상의 딜은 IPX를 포함해 총 13건이다. 이 가운데 100억원 이상, 300억원 이하의 딜이 12건이다. 전체 딜 90건 중에서 15%에도 못미치는 규모다. 다만 12개 기업의 투자유치 금액은 전체 초기투자금액의 절반 이상이다.
투자금액 기준으로 2위는 300억원을 유치한 넛지헬스케어, 공동 3위는 각각 150억원을 조달한 인텔라X와 뤼튼테크놀로지스다. 넛지헬스케어는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기업으로 분류된다. 건강관리 앱 캐시워크 운영사다. 한국투자파트너스, 신한캐피탈, 신한투자증권으로부터 첫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790억원, 영업이익은 100억원을 기록했다.
인텔라X는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이다. 네오위즈가 자체 개발 중인 플랫폼이기도 하다. 투자사로는 스타벅스·나이키 등의 블록체인 파트너 폴리곤, 오픈씨·엑시인피니티 등에 투자한 애니모카브랜즈, NFT 마켓플레이스 매직에덴을 비롯해 국내 기업으로 위메이드, 펄어비스, 조이시티, 엑스엘게임즈, 모비릭스 등이 있다.
뤼튼테크놀로지스 자체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한 AI 포털 서비스 ‘뤼튼 2.0’을 운영한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AI 플러그인 플랫폼을 구현해 외부의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해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올 상반기 시리즈A 라운드를 통해 150억원 유치했다. 캡스톤파트너스가 리드 투자자로 나섰고 KDB산업은행, Z벤처캐피탈, 우리벤처파트너스, 하나은행, 하나증권, KB증권 등도 투자를 실시했다.
이 외에 초기 투자 유치로 100억원 이상을 확보한 곳은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입셀(투자금 130억원), 트리오어(120억원), 에스씨바이오(110억원) 등이 있다. 문화콘텐츠 분야에서는 펫타버스(120억원), 디오리진(113억원), 그로비교육(110억원) 등이 자금을 모았다. ICT 분야에서는 파이온코퍼레이션(105억원), 스패너(100억원), 비비티에이아이(100억원) 등이 불황 속에서도 투자 유치에 성공한 기업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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