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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풍향계]데이터센터 지방분산 '무색' 수요처 수도권 '집중'서울·인천·부천, 속속 개발 진행…규제 도입 앞두고 '촉각'

신민규 기자공개 2023-07-14 08:07:18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2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데이터센터의 지방 분산을 적극 권장하고 나섰지만 현업에선 시큰둥한 분위기다. 오히려 규제를 앞두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으로 데이터센터 개발이 집중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실제 수요처가 수도권에 집중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 DL건설, HJ중공업, SK에코플랜트 등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계 데이터센터 기업을 비롯해 아시아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개발이 진행됐다.


롯데건설은 이달 서울 구로구 개봉동의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을 위한 신용보강에 나섰다. 지난해 6월 유동화 대주와 180억원의 대출 약정이 체결된 이후 올해 만기가 도래했다. 롯데건설이 자금보충 및 조건부 채무인수 의무를 제공한 덕분에 만기는 세달 후인 10월로 미뤄졌다.

해당 부지는 컨벤션웨딩홀로 쓰였던 곳인데 35MW 규모의 데이터센터로 용도변경이 추진됐다. 싱가포르 소재 데이터센터 기업인 프린스턴 디지털 그룹(PDG)이 개발 후 인수에 나설 예정이다. 서울 요지에 위치한 만큼 투자매력이 높았다는 후문이다.

지난 4월 SK에코플랜트는 국내 최대 규모의 상업용 데이터센터 기공식을 부평에서 열기도 했다. SK에코플랜트와 디지털 엣지(Digital Edge)는 인천 부평구 국가산업단지에 120㎿ 규모의 하이퍼 스케일급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디지털 엣지는 싱가포르 소재의 데이터센터 플랫폼 기업이다.

같은 달 DL건설도 경기 부천시 삼정동 일원에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한 공사계약을 맺었다. 수주규모는 2200억원대로 수전용량 80MW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HJ중공업의 경우 인천북항의 잔여 보유부지를 활용해 데이터센터 개발에 나섰다. 내달께 PFV에 인천북항 항만구역 5만㎡ 가량을 넘겨 개발이 진행된다.

이들 사업장의 공통점은 모두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지난해 10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IDC의 지방 분산을 유도하겠다고 밝힌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정부는 올해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통해 신재생에너지를 공급원으로 하는 지방에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전력계통에 지나친 부담을 줄 경우 한국전력이 전기공급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전기사업법 시행령도 개정됐다.

정부 대책 발표 이후 첫 사례가 지방에서 나오긴 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달 전남 장성군에 40M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한 4900억원의 투자협정을 체결했다. 파인앤파트너스자산운용, KB증권, 장성군이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

다만 일부 지방 프로젝트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편이다. NHN클라우드는 경남 김해시에 40MW짜리 데이터센터 설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공사비 등으로 갈등을 겪은 탓에 추진이 원활하지 않은 편이다. 시공을 맡은 HDC현대산업개발은 "딜이 무산으로 일단락된 것은 아니고 관련기관 및 기업과 아직 협의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보성산업의 경우 전남 해남 솔라시도에 데이터센터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한미합작법인 TGK와 투자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풍부한 태양광 에너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수도권과 거리가 먼 특성상 국내기업 유치에 어려움이 있는 편인데 정부규제를 통해 반사이익을 얻을지 주목된다.

국내 데이터센터는 지난해 기준 160개가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60% 안팎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개발이 진행중인 것까지 더하면 수도권 쏠림현상은 더 심해질 전망이다. 자칫 전력난이라도 발생하게 되면 각종 통신 인프라 마비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시장에선 데이터센터의 지방 분산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기업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외곽으로 유도하는 것은 무리수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데이터센터에 입주할 고객사가 외면하는데 굳이 개발에 나설 이유가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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