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내부 출신 CEO에 맡겨진 특명 '글로벌 확장' 대우전자 출신 해외통, 글로벌 개척 적임자 평가…경영 승계 염두
손현지 기자공개 2023-07-14 11:08:18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3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귀뚜라미가 내부 출신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그동안 CEO를 전문경영인을 선임해왔던 터라 외부 인재를 두루 물색했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내부에서 발탁한 것으로 알려진다.신규 선임된 김학수 대표이사는 해외 전문가다. 2021년부터 해외영업본부장을 맡아 2년 연속 매출 25% 이상을 확대한 공을 인정받고 있다. 보일러업계가 국내에선 성숙기에 진입한 가운데 귀뚜라미가 내수 중심 사업구조를 탈피하고 해외에서 활로를 찾기 위한 복안으로도 해석된다.
◇새 CEO, 지속가능 경영체제 구축 특명
귀뚜라미는 최근 김학수 해외영업본부장(사진)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기존 최재범 대표이사의 경우 이미 작년 말 3년간의 임기를 마친 상태지만, 후임자 선임이 늦어져 임기를 연장해왔다.
김 신임 대표는 대우전자 출신이다. 1994년 대우전자에 입사해 30년간 폴란드·독일·미국·중국 등을 두루 거치며 가전시장 네트워크를 쌓아왔다. 대우전자 유럽본부 최고재무책임자(CFO), 경동나비엔 미국 법인장과 중국법인 총경리를 역임한 바 있다.
지난 2021년부터 귀뚜라미 해외영업본부장을 맡았다. 북미지역 신제품 출시, 러시아 법인 설립, 중국 법인 안정화 등을 꾀하며 귀뚜라미가 2년 연속 매출을 25% 이상 확대하는데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학수 대표이사는 "국가별로 상이한 영업환경을 갖추고 있어 맞춤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확한 데이터 수집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판단의 정확도를 높여나가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안착하는데 노력하겠다"고 취임 포부를 밝혔다.
내부 출신 인사를 선임한데는 향후 후계 구도도 어느정도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다. 향후 대표이사직을 승계받기 전까지 지속가능한 경영 체제로 안정화 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최진민 귀뚜라미그룹 회장의 경우 그룹 내 실권을 놓지 않은 상태에서 가족들을 경영 시험대에 올려두고 승계를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녀 5남매 중 아직까지 2세 경영진들 중 오너급으로 전면에 나선 인물도 없다. 귀뚜라미홀딩스 지분율만 놓고 보면 현재로선 승계구도를 장담하기 어렵다. 현재로선 장남인 최성환 사장(1977년생)과 차남인 최영환 상무(1981년생)가 유력하다.
2세들 중에선 장남 최성환씨의 지분율(12.16%)이 가장 높지만, 차남인 최영환(8.4%), 최문경(6.67%)와 비교했을 때 지분 격차가 그리 크지 않다. 추후 최 회장(31.71%)과 귀뚜라미문화재단 지분(16.16%)를 누구에게 넘기느냐에 따라 언제든지 판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장남 최성환씨는 일찍이 경영수업을 일찍부터 받은 케이스다. 2003년 귀뚜라미 평사원으로 입사한 뒤 경영기획팀장, 청도공장관리실장 등을 거쳐 최고운영책임자(COO)의 자리까지 올랐다. 둘째인 최영환씨의 경우비록 형인 최성환씨에 비해 경력은 짧지만 2014년 귀뚜라미에 입사한 뒤 빠른 시일 내에 상무 직위까지 올랐다.
◇'내수 중심' 탈피, 해외로
최진민 귀뚜라미그룹 회장이 김 대표를 선임한 데는 '글로벌' 사세 확장의 의지도 담겨있다. 직전 CEO였던 최재범 전 대표 역시 경동나비엔 출신의 해외통 인사라 영입했던 바 있다. 최 전 대표는 경동나비엔 재직 시절 '해외통'으로 불릴 만큼 해외 시장 개척에 큰 성과를 낸 주역으로 꼽힌다. 경동나비엔의 해외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린 주역으로 꼽힌다.
글로벌 실적은 귀뚜라미와 경동나비엔의 실적 격차가 나기 시작한 결정적 계기로 작용한다. 귀뚜라미와 경동나비엔은 국내 보일러업계 시장 1위, 2위를 다퉈왔다. 하지만 출산율 저하, 가구수 감소 등으로 인해 국내 보일러 시장의 성장 정체가 지속되자 양사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수익 활로를 찾기 시작했다.
경동나비엔은 해외로 확장, 귀뚜라미는 국내에서 사업 다각화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그 결과 경동나비엔은 전체 매출의 60~70% 가량이 수출로 이뤄질 정도로 해외 비중이 커졌다. 북미와 러시아 등의 지역에서 보일러 판매를 끌어올리며 외형을 확대한 것이다. 반면 귀뚜라미의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의 10~15% 수준에 그쳤다. 이는 양사의 실적, 점유율 격차를 벌리는 계기가 됐다.
귀뚜라미도 해외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톈진에 공장을 세워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러시아, 미국, 유럽 시장에서도 현지화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앞서 외부 인사 영입을 적극 벌이며 급기야 경쟁사 출신의 인사를 CEO로 발탁하기도 했던 것이다.
귀뚜라미의 해외 공략 포인트는 다양한 냉난방 기기다. 경동나비엔이 온수기와 보일러 등 난방기기 중심으로 북미와 러시아 등을 개척했던 것과 달리 귀뚜라미는 냉방 기기까지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왔다. 일찍이 그룹 비전을 냉난방, 냉동공조 사업의 시스템화로 설정한 덕분이다.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2006년 귀뚜라미범양냉방, 2008년 신성엔지니어링, 2009년 센추리 등 국내 냉동·공조 업체들을 인수하고, 원전용 냉동공조기, 냉방기, 냉동기, 공조기, 신재생에너지 부분의 국내 최대 기술력을 확보하면서 보일러 전문업체를 넘어 종합 냉난방 에너지그룹으로 성장했다. 특히 신성엔지니어링은 2017년 8% 수준이었던 해외 매출 비중을 2022년 40%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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