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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한화생명 vs 교보생명]'GA 활용' 셈법 달라…상반된 판매전략②양이나 질이냐…'GA' 올라탄 한화, '전속' 고수한 교보

서은내 기자공개 2023-07-18 07:10:13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3일 16:4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은 판매채널 전략에서 상반된 기조를 보이고 있다. 보험업권에서 경쟁력있는 채널로 부상한 GA(보험대리점) 활용에 대해 한화생명은 적극적인 반면 교보생명은 자체 전속설계사 중심 기조를 고수하는 중이다. 성과의 방점을 '양'에 두는지, '질'에 두는지의 이슈가 각 보험사의 영업 현장에서도 그대로 반영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한화생명은 대형 GA를 인수하며 설계 채널의 몸집을 불려가는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올들어 단기납 종신을 비롯해 새 제도 하에서 유력한 상품들을 중심으로 판매 경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상대적으로 교보생명은 조용한 편이다.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생보업권의 치열한 출혈경쟁에서는 한발짝 물러난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 한화, 제판분리·GA 인수…공격적인 설계 조직 대형화


한화생명은 업권에서 선두적으로 제판분리를 추진했다. GA를 중심으로 판매 조직을 키우고 자사 상품의 시장 점유율을 높여 수익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나아가고 있다. 완전한 제판분리를 도입했기 때문에 한화생명에 있어서 GA전략의 성패는 회사의 본질적 경쟁력을 좌우할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제판분리는 보험사가 내부 설계사 영업조직을 완전히 떼어내 판매 자회사로 분리시키는 형태를 가리킨다. 보험사는 상품 개발을, 판매는 판매 자회사 또는 GA를 통해 담당시킴으로써 각자의 전문성을 높이고 수익을 극대화하자는 게 제판분리의 취지다.

2000년대 이후 GA들의 성장성이 커지고 시장지배력이 확대 추세를 보이면서 이에 대해 보험사들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자사 상품만을 판매하는 전속 설계 채널과 달리 GA 설계사들은 다양한 회사의 상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그만큼 더 경쟁력을 갖게됐으며 실적으로도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2021년 설계사 조직을 분할, 자회사형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설립해 제판분리를 본격화했다. GA 인수도 물색해왔으며 올초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통해 피플라이프 인수까지 마무리했다. 피플라이프는 설계사 수가 4000명에 달하는 대형 법인형 GA로 이처럼 자회사형 GA가 대규모 정통 GA를 인수한 경우는 없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화생명의 최근 보험금지급능력 평가 보고서에서 "제판분리를 통해 수익성 위주 보험영업기조가 강화되고 효율성이 향상될 경우 이익창출력이 개선될 전망이나 전속설계 영업망을 GA로 전환함에 따라 제휴 생보사가 확대되거나 계약 유지관리 효율성이 저하되며 영업채널의 경쟁우위가 약화될 우려도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업권에서 가장 빠르게 제판분리를 준비했고 최근에는 디지털 환경에서 모바일 영업지원 플랫폼 오렌지트리로 GA업계의 표준화 모델을 만들어가고있다"면서 "바뀌어가는 사업 환경에 맞춰 변화를 시도하고 선도하면서 가기 어려워하는 길을 택해 나가는 방식이 한화생명의 채널전략의 지향점"이라고 말했다.

◇ 교보, 물량 중심 접근 지양 "보험 투자상품화 경계"


한화생명이 GA에 적극적인 반면 교보생명은 판매채널의 주력을 여전히 전속 설계사인 FP(Financial Planner)를 중심으로 가져가고 있다. 교보생명도 GA 활용을 깊이있게 검토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현재로서 판매 자회사 설립은 불가하다는 결정을 내린 상태다. 전속 중심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보험모집 조직의 규모를 봐도 한화생명과 격차가 크다. 한화생명의 설계사 수는 불어나는 반면 교보생명은 반대로 줄고 있다. 교보생명의 설계사 수는 2022년 말 1만3608명으로 2021년 말(1만4377명) 보다 800명 가까이 줄었다. 올해 3월 말에는 1만3438명으로 또 감소했다. 한화생명은 3월 말 설계사 수가 자회사 GA 포함 총 2만4762명까지 늘었다.

교보생명의 이같은 판매 채널 전략에는 보험상품을 정의하는 회사의 뿌리깊은 신념이 담겨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보험이 금융 상품의 종류이기는 하나 그 특성상 고객들에게 '보장'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판매해야 한다고 자주 말해왔다. 전속 설계사에 대한 교육도 중요시 됐다. 이런 교보의 입장에서 GA 활용은 리스크가 컸던 셈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신창재 회장은 문제 발생시 보험의 보장 기능에 대해 제대로 설명해 완전하게 판매해야한다는 이야기를 강조해왔다"며 "무조건 많이 파는 것이 회사의 성과가 아니라 잘 판매하는 것이 중요한만큼 채널 전략에 있어 물량을 중심으로 접근할 경우 보험이 투자 상품화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 왔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의 상품 구성은 대체로 비슷하지만 각각 지향하는 점에 따라 채널 전략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교보생명은 생보업권의 치열한 판매 경쟁이 비정상적인 것으로 판단해 출혈 경쟁에는 참여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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