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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인천공항점 확보' 경쟁사와 다른 실탄조달 유증 대신 1500억 금융회사 단기차입, 부채비율 73.4% '상환능력' 충분

김선호 기자공개 2023-07-17 08:01:37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4일 09: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가 경쟁사와 달리 외부 차입으로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자금을 마련했다. 경쟁사들이 모기업으로부터 자금을 수혈해 재무적 부담을 줄였지만 호텔신라는 실적 개선을 통해 부채를 상환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호텔신라는 인천공항 4기 신규 면세점 운영 등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단기차입금을 늘리기로 했다고 12일 공시했다. 총 단기차입금 총액은 1801억원에서 3301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번에 증가하는 차입금액은 1500억원이다.

앞서 경쟁사인 신세계디에프는 150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모기업인 신세계로부터 실탄을 조달했다. 또한 현대백화점도 자회사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000억원을 모집했다. 그룹 차원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계열사에 힘을 싣는 양상이다.


이를 보면 호텔신라는 신세계디에프와 현대백화점면세점과 달리 금융기관으로부터 단기차입으로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 자금을 마련하는 차별화된 재무 전략을 세운 셈이다. 이는 경쟁사와 달리 자체적으로 생존해야 하는 지배구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호텔신라는 국내 대기업 면세사업자 중 유일한 상장사다. 최대주주는 7.3% 지분을 보유한 삼성생명이다. 이밖에 삼성생명(고객계정) 0.1%, 삼성전자 5.1%, 삼성증권 3.1%, 삼성카드 1.3%, 삼성SDI 0.1% 등이 지분을 갖고 있다. 이를 합산한 지분율은 17%다.

이러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로 보면 삼성물산→삼성생명→호텔신라로 이어지는 형태다. 다만 호텔신라는 삼성그룹의 계열사로서 위치하지만 사실상의 전반의 경영권이 2011년부터 대표로 자리하고 있는 이부진 사장에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구조와 상장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호텔신라는 경쟁사와 같이 유상증자를 진행하기가 쉽지 않은 여건이다. 신세계디에프와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각각의 모기업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유상증자 단행에도 지분율 변동이 일어나지 않는다.

올해 초 진행한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서 사업권을 획득한 대기업 면세사업자 중 부채비율이 가장 낮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부채비율은 73.4%를 기록했다.

같은 기준으로 경쟁사의 부채비율을 살펴보면 신세계디에프가 92.61%, 현대백화점면세점이 669.02%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유달리 부채비율이 높은 것은 면세사업 후발주자로서 그동안 출혈을 감당하면서 시내·공항점 등 외형을 급격히 확장했기 때문이다.

호텔신라로서는 단기차입을 증가시켜도 경쟁사 대비 부채 부담이 크지 않다는 강점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 면세점에서도 매출 비중이 큰 향수·화장품·주류·담배(DF1)와 패션·부티크(DF3) 판매구역을 차지했고 이를 기반으로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1분기 호텔신라의 TR부문 매출은 608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8% 감소했다. 다만 공항점 매출이 235%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오히려 98% 증가한 252억원을 기록했다. 그만큼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에 따른 수익성 강화 기대가 크다는 의미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신세계디에프와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경우 모기업으로부터 증자를 받았지만 우리는 본사에 면세점이 한 부문으로 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단기차입금은 상황에 따라 상대적으로 차입과 상환이 자유로워 이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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