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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 스토리]SOFC 미코파워, 건물 넘어 발전 시장 공략 속도①단전지·스택·시스템 전주기 국산화, 2025년까지 평택 투자 계획…수소 에너지 주도권 겨냥

안성(경기)=신상윤 기자공개 2023-07-31 08: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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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7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고체산화연료전지(SOFC)'용 스택을 구울 수 있는 소결(燒結) 장비입니다. 단전지를 만드는 것은 많은 기업이 성공했지만 단전지 여러 장을 겹쳐 '스택'을 구울 수 있는 기술은 미코파워가 유일합니다."

지난 25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 공단2로에 미코파워가 입주한 '큰바람공장'의 2층 작업장을 안내한 정대로 경영기획본부장(CFO)의 말이다. 큰바람공장은 미코그룹이 SOFC 공장을 지으면서 에너지 산업에 큰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이다.

SOFC란 수소 에너지를 이용해 전기와 열을 발생시키는 발전시스템을 말한다. 황산화물(SOx)이나 질소산화물(NOx) 등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탄소배출량도 적고 고효율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 새로운 에너지 발전원으로 떠오른 기술이다.

국내에서도 많은 대기업이 진출했으나 스택 기술 확보 단계에서 막혀 해외 기업에 의존하거나 협업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블룸에너지(Bloom Energy)'와 영국 '세레스파워(Ceres Power)' 등이 대표적인 SOFC 기업이다.

▲미코파워 사옥 전경

정 본부장은 "많은 대기업의 SOFC가 스택은 해외 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것과 달리 미코파워는 스택 생산 기술을 가지고 국내 기술력만으로 상업화까지 성공했다"며 "미코그룹이 오랜 시간 투자로 개발한 기술로 양산과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 전주기 SOFC 양산 기술 확보, 2㎾·8㎾ 상용화 속 수주 증가

미코파워의 큰바람공장 1~2층은 단전지와 스택을 만드는 곳이다. 세라믹 소재에 음극 및 양극 소재를 도포해 단전지를 만들고, 단전지 80장을 겹쳐 하나의 스택을 굽는 소결 장비들이 입주해 있다.

여기서 만들어진 스택은 큰바람공장 1층에서 열교환기 및 인버터, 제어부 등과 결합해 하나의 SOFC 제품으로 만들어진다. 기초인 단전지부터 SOFC 완제품까지 만들 수 있는 곳은 국내에선 미코파워가 유일하다.

미코파워의 SOFC 브랜드 '투씨(TUCY)'는 현재 2㎾와 8㎾ 출력 제품으로 양산된다. 2㎾ 제품은 1개의 스택을 이용해 만들며, 8㎾ 제품은 4개 스택을 연결해 만든다. 안성 큰바람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2㎿다. 2㎾와 8㎾ 제품을 각각 1000대, 250대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다.

모두 건물용에 쓰이는 SOFC다. 이에 미코파워는 건물 내 공간 효율을 고려해 제품을 만들었다. 실제로 8㎾ TUCY는 설치면적이 1.46㎡에 그친다. 발전효율은 KGS 인증 기준 57.8% 수준이다. 경쟁사 제품보다 최대 20%포인트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코파워 사옥 1층 내 설치된 TUCY

평택 소사벌 레포츠타운과 경남 농업기술원 등에 납품된 가운데 미코그룹은 자체 필요 전력의 일부로도 활용하고 있다. 이날 찾은 큰바람공장 1층 한편에는 2㎾와 8㎾ TUCY가 각각 18대와 8대가 설치돼 관계사 '코미코'에 전력 일부를 공급하고 있었다. 이 공간 한쪽 벽면에는 TUCY를 통해 생산되는 전력량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대형 전광판도 설치돼 있었다.

미코파워는 지난해 SOFC 판매 등으로 매출액 37억원을 달성했다. SOFC 시장이 개화하고 있어 수주가 늘어나는 만큼 향후 매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발전시장이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원을 찾고 있는 만큼 고효율의 SOFC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미코그룹 내 15년 인큐베이팅, 발전용 시장 공략 '평택 공장' 투자

미코파워는 올해로 법인 설립 3년 차다. 설립연차는 비교적 짧지만 SOFC 기술 개발은 모태인 미코그룹 내에서 2008년부터 시작했다. 세라믹 소재를 활용해 연구개발(R&D)에 돌입한 미코그룹은 2011년 SOFC 단전지 개발에 성공했다. 이어 2015년에는 스택 기술을 확보했고, 2018년 시스템에 대한 인증까지 순차적으로 마쳤다.

특히 SOFC 스택 기술은 국내에선 유일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국내에 SOFC가 알려지기 전부터 개발에 착수했던 만큼 관련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인증 절차도 전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SOFC 관련 제품 및 기술에 대한 인증 과정 등도 미코그룹이 유관기관과 논의해 정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고의 노력 끝에 개발한 SOFC가 상용화 단계에 이르자 미코그룹은 관련 사업부를 미코파워로 독립시켰다. 2021년 1월 별도 법인으로 분사한 미코파워는 그해 말 산업은행을 포함해 8개 소수의 기관 투자자로부터 400억원을 유치했다. 이 자금은 미코그룹 내부에서 자원을 투입했던 것과 더해서 SOFC 기술 고도화에 힘을 실어줬다.

▲미코파워 SOFC 제품 TUCY

미코파워는 SOFC 시장의 저변 확대와 더불어 중장기적으론 발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최근 기대가 큰 시장은 건물 내 비상발전용 연료전지다. 건물마다 설치된 비상발전용 발전기는 현행법상 경유 및 가스발전기를 사용한다. 그러나 오염물질 배출과 전력 전환이 원활하지 않다는 문제 등으로 서울시 밀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연료전지를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는 관련 연구용역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발전용 시장은 미코파워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다. 현재는 건물용 SOFC인 2㎾와 8㎾ 제품만 양산 중이지만 전력 사용량이 많은 공장이나 쇼핑몰 등에 사용되기 위해선 대용량 제품이 필요하다. 미코파워는 150㎾급 대용량 SOFC 개발에 착수한 단계로 향후 발전용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대용량 제품을 양산하기 위한 준비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경기도 평택시와 차세대 SOFC 양산라인 투자협약을 맺은 것이다. 경기도 인허가 등을 마치면 미코파워는 평택공장을 지어 오는 2025년까지 연간 30㎿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이를 통해 미코그룹은 SOFC를 기반으로 수소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도약해 해외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계획이다.

하태형 미코파워 대표는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SOFC 제품으로 관련 산업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며 "이른 시일 내 평택공장 착공 등으로 현재 건물용 SOFC를 넘어 발전용 시장까지 공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차세대 에너지원의 대안으로 꼽히는 수소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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