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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코그룹은 지금]내우외환 지주사에 쏠린 돈, 전선규 회장 셈법에 '이목'④미국 바이오 투자 실패, 내부회계 지적 이어져…지배력 거점 단기에 1000억 현금 몰려

신상윤 기자공개 2023-06-19 07:31:09

[편집자주]

반도체 장비 세정 및 코팅 사업을 시작으로 중견기업 반열에 오른 미코그룹이 지배구조를 다시 수술대에 올린다. 올해 창립 27주년을 맞아 반도체, 바이오 그리고 신규 사업군으로 영역을 구분해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이다. 새로운 지배구조를 통해 창업자 전선규 회장이 그리는 미코그룹의 미래 사업 방향성과 재무전략 등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4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코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카드를 꺼낸 까닭은 무엇일까. 올해를 시작하는 미코그룹은 내외부적으로 다소 어수선했다. 전선규 회장(사진)이 아들과 함께한 글로벌 바이오 투자는 사실상 실패했고, 지주사 역할을 하는 미코는 내부회계관리제도 문제로 우환을 겪었기 때문이다. 특히 사세를 확대했던 기존 물적분할 전략이 시장에선 부정적으로 읽히는 만큼 자금 조달 전략 등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변화가 필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1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코그룹은 내달 3일 코스닥 상장사 미코의 비상장 자회사 미코세라믹스를 또 다른 자회사 코미코 산하로 편입하는 지배구조 개편 절차를 밟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 절차를 통해 반도체 산업군은 '미코→코미코→미코세라믹스'로 수직계열화한다.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코미코가 가진 바이오 관계사 미코바이오메드 주식이 지주회사 미코로 양도될 예정이다.

미코그룹은 1996년 창업주 전선규 회장이 반도체 장비 세정 및 코팅 서비스 사업을 시작하면서 출발했다. 2013년 해당 사업부가 코미코로 물적분할했고, 모기업은 미코로 사명을 바꾼 뒤 차기 성장 동력 육성을 책임졌다. 코미코가 2017년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면서 미코는 확보한 자금으로 세라믹 부품과 연료전지 사업 등에 투입했다.

2020년과 2021년 각각 미코세라믹스(세라믹 부품), 미코파워(연료전지) 등이 물적분할한 가운데 최근 몇년 간 인수합병(M&A) 전략은 지금의 미코그룹을 만들었다. 그러나 최근 물적분할 방식이 대주주로선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외부 투자금을 조달할 기회가 됐지만, 기존 주주들로선 경쟁력 있는 사업을 잃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로 금융당국이 상장사 물적분할시 반대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기로 하면서 기존과 동일한 전략을 고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해석됐다. 여기에 미코그룹은 최근 내외부적으로 다소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졌다. 전 회장을 필두로 바이오 진단부문 사업 확장을 위해 투자했던 미국 나스닥 상장사 '트리니티 바이오테크Trinity Biotech)'는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코와 미코바이오메드가 미국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4500만달러(원화 600억원)를 투자한 트리니티 바이오테크는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서도 지배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미국 내 SPC 'MiCo NTH Investment'는 임상 관련 바이오기업 'Target Health LLC' 지분을 100% 인수했으나, 사업적으로 시너지를 내기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 회장은 미코그룹의 미국 바이오 투자를 통해 2세 경영 수업도 준비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투자를 위해 설립한 SPC에는 전 회장의 아들인 전지용 부사장이 등기 임원으로 등재돼 있기 때문이다. 미코그룹 내 국내 계열사에선 아직 등기 임원으로 오르지 않고 있던 만큼 눈길을 끌었다. 다만 기대와 달리 미국 바이오 투자가 난항을 겪으면서 중장기적으로 승계를 고민해야 할 전 회장으로선 고민이 깊어지게 된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 4월 미코그룹 지주사 미코는 내부회계관리제도 '부적정' 의견을 받으면서 환기종목으로 지정됐다. 지분법 회계 처리를 두고 전임 감사인과 이견을 보인 탓이지만 상장사로서 환기종목이란 꼬리표는 외부 자금 조달 등에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뼈아픈 실책이었단 평가다.

미코가 성장성 있는 미코세라믹스를 코미코에 넘길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란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미코는 올해 1분기 별도 매출액의 대부분을 코미코와 미코세라믹스 등 내부거래로 일으켰다. 여기에 적자 전환까지 이어지면서 자력으로 생존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마련해야만 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미코그룹은 전 회장 지배력 거점인 미코에 1000억원의 현금을 쌓아두게 됐다. 미코그룹은 이 자금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데 활용한다는 계획인 만큼 시장의 이목은 지배구조 개편 이후 투자 전략에 쏠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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