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켐비로 보는 치매 시장]CNS 명가 꿈꾸는 에이비엘바이오 'PD 다음은 AD'⑥노블 타깃 저격 가능한 BBB 셔틀 강점… 포스트 레켐비 노리는 빅파마가 주목
최은수 기자공개 2023-08-01 12:49:57
[편집자주]
2만6000달러의 기적.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아두헬름에 이어 내놓은 '두 번째' 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를 둔 해외시장의 평가다. 레켐비는 효능과 안전성에 의문부호가 붙어 있다. 그러나 근본 치료제로서의 위상을 흔들 이슈로는 보기 어렵다. 국내 시장 역시 레켐비를 구심점으로 급변하는 시장 분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제 막 열린 치매 시장에 선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대응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8일 0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력은 크게 이중항체를 통해 노블타깃과 뇌혈관장벽(Brain-Blood-Barrier, BBB) 너머에서 치료효능을 발현하는 플랫폼 역량으로 요약된다. BBB를 관통해 특정 유전자를 타깃하는 플랫폼은 사노피와 10억6000만달러의 빅딜을 맺으며 중추신경계질환(CNS) 계열 L/O에서 공전의 대성공을 기록했다.에이비엘바이오 이전 국내 CNS계열 치료 후보물질의 마지막 L/O 이력은 20세기 말로 거슬러 가야 한다. 더불어 빅딜이 파킨슨병(PD)에서 나온 것도 여러 의미를 내포한다. '플랫폼' 자체의 강점을 고려하면 알츠하이머(AD) 치료제 개발도 가능하다. 'CNS 명가'로 발돋움할 전력은 충분히 갖췄단 뜻이다.
◇AD 앞서 PD서 큰 성과… 플랫폼 기반 '다양한 변주' 기대감
에이비엘바이오는 보유한 핵심 플랫폼을 '그랩바디(Grabody)'로 명명했다. 이 가운데 CNS 계열을 담당하는 그랩바디-B를 'BBB 셔틀'이라 부른다. 뇌 미세혈관(Brain Micro vessels) 등 뇌에서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유전자인 IGF1R을 타깃할 때 그랩바디-B가 분자량이 큰 항체와 같은 약물도 BBB를 뚫고 뇌로 약효를 전달토록 돕는 기전이다.
BBB는 인체 기관 가운데 가장 복잡하고 섬세한 뇌를 효율적으로 지키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치료를 위한 약물이 뇌세포로의 진입을 막으면서 그간 CNS 계열 질환 R&D를 어렵게 하는 주범으로도 지목돼 왔다.
ABL301은 앞서의 BBB셔틀 능력에 파킨슨병의 주요 발병원인으로 알려진 알파시누클레인을 타깃하는 이중항체를 덧댄 파킨슨병 치료제다. 사노피의 경우 ABL301이 여타 단일클론항체 대비 13배 높은 뇌질환장벽 투과율을 기록한 데 주목했다. 이 데이터가 에이비엘바이오와 거래총액 1조원이 넘는 빅딜을 체결한 배경으로 꼽힌다.
에이비엘바이오의 CNS L/O 성과는 21세기 들어 처음인 점이 눈길을 끈다. 국내 CNS 빅딜은 20여년 전 SK(SK바이오 팜 분사 전)와 존슨앤드존슨(J&J) 이후 끊긴 명맥을 에이비엘바이오가 계승했다. 더불어 SK바이오팜은 CNS 계열 가운데 뇌전증을 타깃하는 치료제를 내놨다. 에이비엘바이오의 빅딜은 퇴행성뇌질환인 PD 계열에선 첫 의미 있는 성과다.
◇빅파마가 눈여겨보는 AD 치료제 시장, "큰 장은 이미 섰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앞서 그랩바디-B가 파킨슨병 뿐아니라 다양한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확인했다. 이는 플랫폼과 유력 파이프라인과의 결합으로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 및 뇌종양 등으로도 연구를 확대해 나갈 기반이다. 현재 그랩바디-B에 RNAi, ASO 등을 적용한 치료제에 대한 연구도 함께 진행중이다.
AD 타깃 R&D의 경우 비임상 실험에서 '레카네맙'과 'Anti-BACE1'을 각각 그랩바디-B에 적용해 투여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단독으로 투여했을 때 대비 뇌로의 높은 투과율과 약물전달능력을 보였다. 다양한 적응증에서 우수한 BBB셔틀로 기능한다는 점을 입증한 결과다.
마침 글로벌 단위에선 빅파마들이 아두헬름과 레켐비 출시 이후 앞다퉈 CNS 치료 신약 후보물질을 사들이거나 치료제 개발을 선언했다. 다케다, 암젠,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을 비롯한 글로벌 빅파마들은 아두헬름과 레켐비를 넘어설 '포스트 파이프라인' 발굴에 혈안이 됐다.
사노피 또한 작년 이같은 거대한 흐름에 따라 에이비엘바이오와 맞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사노피는 2021년 파킨슨병 이중항체 2상을 한 차례 실패했는데 빅파마들이 CNS 신약 개발에 수조원을 베팅을 시작하자 이를 만회할 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앞서 빅파마들이 사들인 CNS 기술이 바이오젠이 타깃하는 베타 아밀로이드 계열과 다른 단백질을 공략하는 모달리티(치료 기술)였던 점에 주목한다. 에이비엘바이오의 플랫폼 기술은 다양한 치료물질을 BBB 장벽 너머 뇌에 전달하도록 돕는다. 앞서 아두헬름이나 레켐비완 다른 새 기전의 치료신약 개발이 가능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IGF1R기반의 BBB셔틀을 활용한 뇌질환 치료제로서는 세계최초로 임상을 진행중인 Grabody-B가 BBB셔틀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치료범위 및 모달리티(modality) 등 확장 잠재력이 높은 만큼 다양한 타깃과 적응증에 대한 연구개발을 활발히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최은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Board change]합병 앞둔 한화인더스트리, '비전 C레벨' 이사회 합류
- [캐시플로 모니터]한화오션, 2조 유증에도 아쉬운 현금흐름 '또 차입'
- DB금투, '약식명령'에 저축은행 대주주 적격성 흔들
- [CFO 인사 코드]'변화대신 안정' 미래에셋그룹, 재무라인 교체 '없었다'
- [On the move]'그룹 넥스트' 찾는 삼성물산, '신사업 팔방미인' 공채
- 명륜진사갈비의 '변신을 위한 용기'
- [2024 이사회 평가]'AI 투자회사 변신' SK네트웍스, 힘 보태는 이사회
- [2024 이사회 평가]'사내이사 없는 이사회 고수' 한샘, 참여도만 '우수'
- [조달전략 분석]포스코홀딩스, 급전 융통 창구된 '해외 계열사 지분'
- [Board change]'보험 키맨' 필요했던 롯데손보, 금감원 출신 영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