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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특례상장 개선안 발표, VC업계 '환영' 화답 엑시트 부담 완화로 딥테크 투자 활성화 기대…윤건수 협회장, 제도 개선 필요성 설파

이기정 기자공개 2023-07-31 08:03:40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8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딥테크 스타트업상장 활성화를 위한 금융당국의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선안'이 발표됐다. 금리 인상 등 영향에 한파였던 VC(벤처캐피탈)업계에는 오랜만에 따스한 바람이 불었다. 스타트업의 상장이 용이해지면서 엑시트 부담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7일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선을 위한 14개 과제'를 발표했다. 혁신 기업들의 상장 기회를 넓혀주는 대신 투자자 보호를 위한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금융위는 올해 안에 모든 과제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개선안에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당초 VC 사이에서는 딥테크 기업들의 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아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하소연이 있었다. 딥테크는 육성에 많은 비용과 오랜 시간이 필요해 사업 초기 모험자본의 역할이 중요한데, 투자에 나설 VC들은 되려 위축되고 있던 실정이었다.

이번 제도 개편은 VC들의 엑시트 부담이 완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제대로 된 기술 평가를 거쳐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할 토대가 마련됐다. 업계는 성공적인 엑시트 사례가 쌓일수록 딥테크 투자에 나서는 VC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성장은 결국 기술력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딥테크의 필요성은 업계에서도 공감하는 부분이었고, 제도 개선으로 비상장 투자 회수에 대한 예측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제도 개편은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이끌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건수(사진) 협회장이 적극적으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또 전담 팀을 구성해 수개월 간 관련 정부기관을 설득하는데 공을 들였다. 실제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개선안에는 협회에서 제안한 내용들이 대부분 반영됐다는 평가다.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다. 그동안 기술특례상장으로 주식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은 상장 후 이렇다 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며 투자자들의 실망을 키웠다. VC도 보다 전문성을 키우고 제도 활용에 신중해져야 한다. 이는 개선안에서 금융당국이 주관 증권사의 책임을 강화한 배경이기도 하다.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선안은 총 3단계로 구분된다. 1단계 상장 신청 단계에서는 '초격차 기술 특례'를 신설해 단수기술평가를 허용한다. 대상은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 최근 5년간 투자 유치 금액이 100억원 이상인 기업이다. 초격차 기술특례 대상 기업은 중견기업이 최대 출자자라도 신청이 가능해진다.

2단계 심사 단계에서는 기술성이나 사업성 외의 문제로 상장에 실패한 기업들이 재도전에 나설 경우 신속심사제도를 적용한다. 심사기간도 45일에서 30일로 15일 감소한다. 아울러 기술 평가를 위한 인력을 강화해 기업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마지막 사후관리 단계에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주관 증권사의 책임을 강화한다. 기술특례상장기업이 상장 후 2년 내에 부실화될 경우 주관 증권사는 향후 기술특례상장에서 풋백옵션(6개월) 부과, 인수 주식 보호예수기간 연장(3개월 추가) 등 페널티를 받는다.

이세훈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혁신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할 수 밖에 없다"며 "투자자들이 우수 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제도를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2005년 도입된 기술특례상장 제도는 기업이 상장 기준에 못미치더라도 기술력이 뛰어나다면 기준을 낮춰 상장이 가능토록 하는 제도다. 당시에는 바이오벤처기업이 대상이었지만 2014년 대상 기업이 전 분야로 확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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