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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바이오랩의 'IBD' 전략 선회, 한국콜마 때문이다? 'KBL697' 한국·미국 임상 취하, 한국콜마 반환한 '균주'로 선회…비용 효율화 차원

최은진 기자공개 2023-08-04 09:34:21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2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바이오랩이 최근 '염증성 장질환(IBD)'을 적응증으로 한 후보물질의 임상을 자진취하 한 배경에는 한국콜마라는 파트너사의 영향이 있었다. 한국콜마에 기술이전했던 균주가 비임상까지 마치고 반환된 데 따라 고바이오랩이 이어서 개발하겠다는 판단에서다.

기존 진행하던 관련 후보물질은 이미 건선 치료제를 적응증으로 환자모집까지 마무리한 상황이었던 만큼 굳이 같은 물질로 적응증 범위를 넓힐 필요가 없다고 봤다. CMO(위탁생산) 사업자의 파산도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호주 CMO 파산, 환자모집 난항…한국콜마 '비임상' 마무리

고바이오랩은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KBL697'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승인한 임상 2a 시험을 자진취하한다고 공시했다. 해당 임상은 경도 혹은 중등도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시험이었다. 미국 임상은 2021년부터 올해까지, 국내 임상은 올해 4월부터 진행한다는 방침이었다.

해당 파이프라인에 활용된 균주는 KBLP001이라는 이름의 건선을 적응증으로 한 파이프라인으로도 활용된다. 이 역시 미국과 호주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궤양성 대장염보다 더 앞선 2016년부터 임상을 시작했고 이미 환자투여까지 마무리 했다.

하지만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엔 환자모집에 어려움을 겪은 데 따라 전략적 의사결정으로 임상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우선 호주 CMO 기업 아큐라바이오(AcuraBio)가 파산한 데 따른 결정이었다. 환자투여에 쓰일 약을 만드는 파트너가 파산하게 된 데 따라 새로운 CMO를 구해야 했다. 이 과정은 공정 개발 등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리고 추가 자금도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2020년 11월 한국콜마홀딩스에 기술이전했던 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 2종의 계약이 해지되면서 반환되는 상황이 생겼다. 구체적으로 KBL382와 KBL1027이다. 이는 락토바실러스 파라카제이 균주로 IBD의 예방 또는 치료용으로 쓰이는 물질이다. 계약 당사자는 한국콜마홀딩스지만 개발은 HK이노엔이 맡기로 했다.


총 계약금액 1840억원, 이 중 초기 계약금 20억원은 계약 당시 고바이오랩이 수령했다. 그러나 3년만에 계약은 종료됐고 해당 물질들은 고바이오랩으로 반환됐다. 한국콜마홀딩스가 20억원의 계약금까지 포기하면서 물질 개발을 포기했다. 지난 시간동안 한국콜마홀딩스가 진행했던 비임상 연구 및 생산·개발 데이터와 특허 모두 고바이오랩으로 돌아왔다.

한국콜마홀딩스가 수십억원의 비용과 연구노력을 포기하면서 계약을 깬 이유는 내부적으로 소화기 내과 분야를 하지 않겠다고 노선을 정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고바이오랩은 IBD 적응증에는 한국콜마홀딩스로부터 반환받은 후보물질이 기존 파이프라인보다 더 적합하다고 판단하며 전략을 변경키로 결정했다. 특히 이미 한국콜마홀딩스가 비임상을 진행한데다 인플릭시마 제제의 '레미케이드'와 병용투여 한 동물실험 결과까지 받아놓은 상태라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콜마홀딩스로부터 반환받은 물질은 비임상까지 마무리 한 만큼 독성평가 임상에 들어가면 된다. 그러나 고바이오랩은 단독 임상보다는 파트너링에 마음이 기울어진 상태다. 국내외 임상을 위해 국내사는 물론 해외사와도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고바이오랩 관계자는 "건선 치료 후보물질을 IBD로 적응증을 넓혀 임상을 진행했지만 한국콜마홀딩스로부터 반환받은 물질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하며 전략을 바꿨다"며 "이미 특허와 비임상까지 마무리 했기 때문에 추가 팔롭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유상증자 없이 '버티기', 파이프라인 고도화 추진

고바이오랩이 이 같은 결단을 내린 건 궁극적으로는 재무여건 때문이다. 연 100억여원의 매출을 벌어들이고 있고 3월 말 기준 자체적으로 66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건기식 사업을 하는 자회사 위바이옴을 통해 연매출 300억원 달성도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한해 연구개발(R&D) 비용으로 15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지출되는 만큼 최대한 임상비용을 절약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최대한 유상증자를 하지 않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맨다는 복안이다.


내부적으로 파이프라인을 정리하는 한편 고도화하는 과정도 추진하고 있다. 그간 면역질환에 초점을 맞췄던 파이프라인을 항암 등으로 넓히는 차원이다.

내부적으로 3가지 영역을 전략분야로 잡았다. 항암, 그리고 자폐 등 중추신경계, 비만 등 대사질환이다. 이 가운데 일단 자폐와 비만에 대한 후보물질 도출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계획이다. 자폐 적응증에 대해선 내년 연구자 임상에 돌입하는 걸 목표로 삼는다.

한편 2017년 도출한 자폐를 적응증으로 한 치료제 물질 'KBLP010'은 전임상 단계에서 중단하기로 했다.

고바이오랩 고위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은 큰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닌데다 중추신경계, 대사질환 그리고 항암까지 임상에 들어가면 상당한 자금이 투입되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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