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8월 03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의 경쟁력은 존경받고 신뢰받을 인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데 달려 있다."교세라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의 명언이다. 그는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 전세계에서 성공한 CEO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다.
이 명언은 리더의 성공과 자질을 묻는 질문에 답변이다. 그만큼 CEO의 성패가 직원의 관리에 있다는 뜻이다.
CEO는 직원 관리를 위해 다양한 수단을 활용한다. 능력을 입증한 직원에게 승진과 급여 인상을 결정한다. 간담회를 통해 직접 본인의 경영철학을 설명하는 자리도 만든다. 때로는 조직원 내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하기도 한다. '당근'과 '채찍'을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것이 CEO의 과제다.
최근 '당근'과 '채찍' 활용이 눈에 띄는 CEO는 강신숙 수협은행장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취임한 새내기 CEO다.
그의 조직 운영 방침은 수협은행 내에서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그가 한 달간의 부서 업무보고를 처음으로 실시한 인사에서 신학기 수석부행장을 연임시켰다. 은행에서 수석부행장은 행장에 이어 조직 2인자다. 그만큼 행장 입장에서는 향후 잠재적 경쟁자다. 이런 이유로 신임 행장은 본인의 최측근을 수석부행장에 앉힌다. 일부 은행에서는 신임 행장의 경영에 방해를 이유로 반자발적으로 직에서 내려오는 경우도 다수 있다. 수협은행도 마찬가지였다. 2016년 출범 이후 행장 교체 시 임기를 연장받은 수석부행장은 신학기 부행장이 처음이다.
강 행장은 급여 체계도 개선했다. 성과 하위 급여를 상위 직원에게 지급해온 관행을 깼다. 성과 하위 직원에게도 기본 급여를 보장하는 대신 실력을 입증하는 직원에게는 추가 성과급을 지급하도록 했다. 과거 급여체계가 저성과자로 낙인 찍혀 업무의욕을 낮춘다는 것이 강 행장의 주장이었다.
강 행장이 당근만 활용한 것은 아니다. 그는 4개 광역본부를 19개 지역본부로 재편했다. 지역영업본부의 확대는 일선 영업점의 고객 소통 관리 차원이지만 반대로 본부장급 인력의 경쟁을 유도한 전략이다. 본부장은 대부분 별급으로 부행장 후보자로 분류된다. 광역본부장 자리는 4개로 부행장 자리는 5개보다 적었다. 광역본부장에 오르면 대부분 부행장 승진이 보장됐다. 하지만 본부장이 늘어나며 향후 부행장 승진 경쟁은 격화됐다.
결국은 성과다. 강 행장의 파격적 당근과 채찍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수협은행은 올해 하반기 산적한 과제도 안고 있다.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해 비은행 계열사 인수에 성공해야 한다. 대주주인 수협중앙회의 캐시카우 역할에도 충실해야 한다. 강 행장의 인력 관리 방식이 금융권 내 새로운 성공사례로 남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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