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CB 프리즘]씨앤지하이테크 지배력 위협하는 'CB 잠재물량'②128억 미행사 물량 전환시 지배력 약 18% 확보 가능…홍사문 대표 '콜옵션' 시동
서하나 기자공개 2023-08-07 09:52:20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3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제조사 씨앤지하이테크가 과거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발행한 전환사채(CB) 관리 이슈에 직면했다. 최근 주가 상승으로 재무적투자자(FI)의 차익 실현이 시작된 가운데 전환 가능 주식 수가 최대주주 홍사문 대표이사 지분율을 웃도는 수준으로 잔존해 있다. 이에 따른 오버행(대량 매물 출회) 부담도 상당하다.씨앤지하이테크는 2021년 7월 처음으로 200억원 규모 제1회차 CB를 발행했다. 당시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추가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앞서 관계사인 다이킨첨단머티리얼즈코리아에 현금 115억원을 출자하면서 현금 유동성이 악화한 상황이었다. 2021년 1분기 말 현금자산 보유액은 115억원 규모였다.
다이킨첨단머티리얼즈코리아는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화학용품 제조업체다. 2021년 1월 일본 다이킨공업 및 삼성물산과 합작투자를 통해 설립됐다. 최대주주는 지분 67.0%을 보유한 다이킨공업, 씨앤지하이테크는 23.0%, 삼성물산은 10.0% 등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씨앤지하이테크는 당시 사업다각화 목적으로 다이킨첨단머티리얼즈코리아에 투자했다.
문제는 이후 전환가의 변화였다. 최초에도 투자자 모집을 위해 그리 높지 않은 수준으로 전환가를 설정했는데 이후 주가 흐름을 반영하면서 전환가가 계속 낮아졌다. 최초 발행 당시 1만4099원이던 전환가는 이후 주가 흐름을 반영해 최종 1만2519원까지 낮아졌다. 이에 따라 최초 발행 당시 141만8540주였던 전환 가능 주식 수도 159만7571주로 늘었다.
제1회차 CB의 주요 투자자로 참여한 '대신-캘리버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는 이미 전환권 행사에 시동을 걸었다. 최근 총 주식수의 약 6.68%에 해당하는 57만1543주의 전환권을 행사했다. 신주 상장일인 22일 추가 상장에 따라 기존 주식 가치 희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제는 여전히 미행사 CB 물량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제1회차 CB의 미행사 물량은 전환가 1만1219원 기준 약 128억원, 전환 가능 주식 수는 총 102만6024주다. 앞서 행사된 전환권을 합치면 무려 17.88% 수준의 지분율 확보가 가능해진다. 씨앤지하이테크의 최대주주이자 창업주인 홍 대표의 지분율인 16.14%(이날 공시 기준)를 훌쩍 넘기는 수준이다.
홍 대표는 이미 지배력 방어를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안전장치로 설정한 CB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통해서다. 씨앤지하이테크는 제1회차 CB에 행가액의 40%, 약 80억원 규모 한도로 콜옵션을 설정했다.
홍 대표는 올해 1분기 말 123만3735주, 지분율로는 14.42%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달 31일 콜옵션 행사를 통해 23만9635주를 추가 취득했다. 홍 대표 지분율은 이날 공시 기준으론 기존보다 약 1.6%포인트(P) 올라선 16.14%(총 147만3370주)를 보유하고 있다.
씨앤지하이테크엔 승계 이슈도 진행 중이다. 2대주주는 올해 1분기 말 지분 12.14%를 보유한 홍 대표의 아들 홍중선 이사다. 홍중선 이사는 1991년생으로 한양대 신소재 공학과를 졸업하고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삼성전자에서 일하다가 2020년 3월 씨앤지하이테크로 옮겨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이밖에 딸 홍지선 이사도 약 3.66% 지분을 갖고 있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측 지분은 약 33.2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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