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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평가를 움직이는 사람들]'새 먹거리' ESG 평가, 첫삽 '막중임무' 조헌성 센터장⑤ 28년간 평가·기획·마케팅 등 경험…"ESG 시장 표준 만들겠다"

김슬기 기자공개 2023-08-28 13:56:57

[편집자주]

한국기업평가는 올해로 설립 40주년을 맞이했다. KDB산업은행에서 분사한 후 국내에서 가장 오랜 시간 사업가치평가 사업을 진행해왔고 1987년부터 회사채 신용평가기관으로 지정된 후에는 신용평가업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자본시장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는만큼 늘 보고서로 시장과 소통해왔다. 더벨은 보고서 대신 한국기업평가를 이끌고 있는 인물들에 주목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1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기업평가는 신용평가와 사업가치평가를 두 축으로 하고 있다. 회사채 발행이나 기업어음(CP) 발행 등과 궤를 함께 하는 신용평가사업과는 달리 사업가치평가사업은 꾸준히 신사업이 가능한 부분이다. 2020년부터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영역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았다.

한국기업평가는 ESG 관련 영역에서 후발주자지만 올해 본격적으로 진행하는 ESG평가 사업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그간 사업가치평가에서 쌓아왔던 노하우를 백분 발휘해 각 기업들의 ESG 수준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ESG평가센터를 이끄는 이는 조헌성 센터장으로 신용평가와 기획, 홍보, 마케팅 등 다양한 영역을 경험한 인물이다. ESG평가센터는 공식출범 후 초기 인증평가 영역에서 심도있는 보고서로 주목받았다. 이제는 새로운 방법론을 통해 기업ESG평가의 저변이 확대되는데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 ESG평가센터, '인증·기업평가' 양대 축으로 가져간다

현재 ESG평가센터는 사업가치평가본부에 속해있다. 평가센터의 업무는 크게 ESG인증평가와 기업ESG평가로 나눌 수 있다. 처음부터 센터는 아니었다. 2020년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ESG 사업에 뛰어들었고 한국기업평가 역시 사업성을 알아보기 위해 그해 상반기 관련 TF를 만들었다.

그는 "당시 ESG인증평가를 신용평가사가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며 "타사에서 먼저 방법론과 인증평가를 진행하면서 좀 더 속도를 냈다"고 회상했다. 2021년 1월에 한국기업평가도 평가방법론을 발표했고 그해 3월 ESG인증평가 전담 조직이 만들어졌다.

ESG인증평가는 조달된 자금의 용도와 관리 수준에 대한 평가결과를 시장에 제공하면서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이나 프로젝트에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기능을 한다. 사후관리 평가도 진행, 조달된 자금이 당초 계획대로 사용되고 관리되는지를 평가한다. 평가대상은 채권도 있지만 펀드, 대출, 구조화금융상품 등으로 다양하다.

한국기업평가는 ESG인증평가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기존에 해왔던 에너지·인프라 사업가치평가 노하우를 적극 활용했다. 특히 녹색채권 조달을 통한 환경 개선 효과를 계량화해서 보고서에 담아냈다. 계량화는 기존에 쌓인 경험이 많아야만 할 수 있는 영역이었다.

그는 "출발이 늦었던 만큼 함께 일한 직원들이 열정적으로 업무를 했고 저희가 가진 장점을 잘 살리려고 했다"며 "에너지·인프라 영역의 전문성을 활용해 ESG인증평가를 하니까 보고서에 깊이가 더해졌고 실제 보고서를 보는 사람들의 반응이 좋아서 만족스러웠다"고 설명했다.

◇ 채권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 초대 센터장 낙점 배경

현재 ESG평가센터는 조헌성 센터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에서 학사 학위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 첫 직장은 한국 P&G였으나 1995년 한국기업평가로 이직했다. 1995년부터 2011년까지 평가업무를 했고 주로 음식료, 유통 관련 기업 등을 담당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평가기획실장을 지냈고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IS실장이었다. 이후에는 BRM(Business relation management)본부 기업2센터장이었다. BRM본부는 한국기업평가의 외부 영업을 책임지는 곳이다. 실무를 할 때는 평가업무를 했고 부서장 시절에는 기획이나 홍보, 마케팅 등을 두루 섭렵한 것이다.

2021년 ESG평가센터가 신설되면서 그가 센터장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ESG인증평가로 사업을 시작하는만큼 채권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 초대 센터장이 되어야 한다는 전략적인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실무자는 사업가치평가본부에 있는 인물들로 구성, 전문성을 더했다.

ESG평가센터의 인원은 현재 5명으로 많지는 않다. 인증평가 사업의 경우 ESG채권시장과 연관이 되어 있는만큼 시장 영향을 많이 받는다. 업무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올해에는 기업ESG평가업무로 영역을 확장했다. 향후 평가시장이 확대될 경우 인력이 더 늘어날 여지가 있다.

◇ 기업ESG평가 스타트, "ESG 시장 표준 만들겠다"

기업ESG평가업무는 평가대상기업 자체의 ESG 수준을 평가하는 것으로 지난해 기업ESG평가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올해 상반기 평가모델 개발을 완료했다. 평가 업무는 크게 공시자료를 근간으로 평가를 진행하는 기본평가와 의뢰를 바탕으로 진행하는 심화평가로 나뉜다.

국내 ESG평가기관으로는 한국ESG기준원(옛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서스틴베스트, 한국ESG연구소(대신경제연구소에서 분사) 등이 있고 한국기업평가 역시 올해 본격적으로 관련사업을 진행한다. 출발이 늦었던만큼 타사와의 차별화를 어떻게 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는 "기존 ESG평가를 하고 있는 곳들은 기본평가만 하고 있는데 기업들을 만나다보니 '소통'을 가장 필요로 했다"며 "의뢰평가의 길을 열어야 겠다고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의뢰평가 이전에 기본평가가 선행되어야 심화평가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기초 데이터를 쌓아야 한다고도 봤다.

이미 올해 4월에 시가총액 상위 500여개의 기업에 대해서 기본평가를 모두 진행했다. 해당 자료는 일단 외부에 공개되지는 않았고 방법론도 타사와는 다르게 가져간다.

그는 "산업별 위험 노출수준을 보고 평가를 하기로 했다"며 "각 사업군별로 ESG 위험이 다른데 같은 잣대로 평가를 할 수 없다고 봤고 위험이 다르기 때문에 출발점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업별로 위험 노출 수준을 측정하는 부분도 어려웠지만 시장에 의미있는 정보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 역시 차별화할 예정이다. 단순히 등급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보고서에 90여개의 평가지표에 대해 다 설명을 하고 산업이나 전체 기업 중 본인 기업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제공한다. 데이터가 쌓이면 시계열로도 이를 보여줄 수 있다. 또 기존 평가들이 상장사에 한정됐다면 대기업 비상장사로도 평가 범위를 늘릴 계획이다.

그는 "심화평가는 보통 ESG관여도가 높은 기업인데 그간 등급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 곳들이 필요로 할 것"이라며 "특히 비상장사의 경우 기존 업체로부터는 ESG등급 평가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본인들의 위치나 개선점 등을 알아보고 싶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한국기업평가는 비상장사로부터 심화평가 의뢰를 받아 평가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ESG인증은 채권 시장이 있어야 이뤄지지만 ESG평가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라며 "앞으로 우리가 내는 정보가 시장에서 가치있는 것으로 인정받고 ESG 관련해서 또 다른 표준이 되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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