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JV 돋보기]한국에스티엘, '핸드백 쓴맛' 라이프스타일로 2막 연다백화점 잡화부문장 출신 김진엽 상무 총대, 지난해 매출·영업이익 출범 이후 최대
변세영 기자공개 2023-08-28 08:33:19
[편집자주]
롯데쇼핑은 글로벌 기업과 합작사(JV)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브랜드를 한국에 들여왔다. 자사 오프라인 유통망을 중심으로 매장을 오픈해 시너지를 도모하는가 하면, JV로부터 짭짤한 배당 수익까지 올리며 일석이조 효과를 누렸다. JV 이사회에 임원을 투입해 직간접적으로 경영에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더벨은 롯데쇼핑의 JV 설립 배경 및 지분구조, 경영 현황 등을 면밀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4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 유통군HQ 산하에는 크게 3개의 패션 계열사가 존재한다. 유니클로를 전개하는 에프알엘코리아, 카파 등을 영위하는 롯데GFR, 마지막으로 한국에스티엘이다. 롯데쇼핑이 각각 49%, 99.97%, 50% 지분을 보유한다. 롯데GFR을 제외하면 에프알엘코리아와 한국에스티엘은 모두 일본 합작사다.2011년 출범한 한국에스티엘은 일본 주얼리 및 액세서리 기업 사만사타바사(Samantha Thavasa Japan Limited)와 롯데쇼핑이 반반씩 출자해 세운 법인이다. 사만사타바사는 일본 20대 여성들 사이에서 핸드백 선호도가 가장 높은 브랜드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장기간 매출 100억원대 답보, '애매한 포지셔닝' 어필 포인트 부족
사만사타바사는 롯데쇼핑의 오프라인 채널 파워를 등에 업고 국내에 상륙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첫 매장을 오픈한 뒤 영등포점, 소공동 본점에 차례로 입점하며 광폭 행보를 벌였다. 다만 파급력은 크지 않았다.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2012년 매출액 36억원을 시작으로 2013년 67억원, 2015년 140억원, 2018년 184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다 2019년 161억원으로 꺾이더니 2020년 123억원까지 내려앉았다. 좀처럼 200억원대 벽을 넘지 못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런칭 당시 세계적인 모델 미란다커를 한국 행사에 부르는 등 롯데도 나름대로 공을 쏟은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잘 안먹힌 것 같다”면서 “가격과 포지셔닝 둘 다 애매하고 디자인도 유니크한 라인이 많지 않아 한국 젊은 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스티엘 대표이사는 김진엽 상무다. 김진협 상무와 요네다 유키마사 사만사타바사 일본 대표이사가 공동대표 체제다. 2018년 롯데그룹은 백화점 잡화부문장을 역임한 김진엽 상무(당시 상무보)을 수장으로 내정하면서 경영을 맡겼다.
이사회 구성을 보면 김진협 상무 요네다 유키마사 사만사타바사 공동대표 체제다. 사내이사에는 두 사람을 비롯해 권원식 유통군HQ 경영전략본부장과 한국에스티엘 초창기 멤버인 임동훈 전무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요네다 유키마사 대표를 제외하면 일본 사만사타바사 쪽 인물은 없는 셈이다. 합작 지분율이 50:50임에도 한국 사업에서의 주도권은 롯데가 갖고 있다는 신호로도 볼 수 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마이쉘' 론칭, 침체 딛고 수익성 '반등'
김 대표 체제에서 한국에스티엘은 카테고리 다각화에 주력했다. 특히 팬데믹를 맞닥뜨린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핸드백 라인인 사만사타바사 외에 신규 브랜드 '마이쉘'을 론칭하면서 부터다.
마이쉘은 액세서리와 볼캡, 팬츠 등을 선보이는 라이프스타일 패션 브랜드다. 재활용 플라스틱을 가공한 리젠 원사를 사용한 니트백, 재생 가죽과 리사이클 원단을 사용한 젤리백 등을 선보이며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소비자를 공략했다. 가격대도 십만원 내외로 수십만원대를 형성하는 사만사타바사보다 저렴해 접근성을 높인 점도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카테고리 다각화 등 효과에 힘입어 한국에스티엘은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208억원을 기록하며 출범 이후 처음으로 200억원을 넘겼다. 영업이익도 1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훈풍을 탄 마이쉘은 롯데 계열사들과 협업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롯데호텔·엔제리너스 등과 ESG 캠페인을 전개하는가 하면, 사업적으로는 롯데웰푸드와 콜라보 굿즈 출시 및 롯데쇼핑 오프라인 매장에서 팝업스토어를 전개하는 등 형태로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소니드에이아이, KADEX 2024 특별전시관에 '브레인봇' 전시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최대 2.5조 베팅' MBK, 6호펀드서 실탄 마련했다
- [i-point]시노펙스, 대한신장학회 20회 부울경 혈액투석 심포지엄 참가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끝까지 간다' MBK-영풍, '83만' 동일 선상 다시 격돌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치열해진 경영권 분쟁, 고려아연 재무 영향은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가격·법적 리스크’ 저울질, 기관투자자 선택은
- [빅블러 시대, 텔코와 금융의 만남]KT·신한금융, 사업 효용·글로벌 투자 연계력 강화 '방점'
- [i-point]노을, 아세안 AI 의료기기 시판 허가 획득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한국투자증권, 고려아연 백기사 '베인캐피탈' 돕는다
- [i-point]'미국 진출' 제이엘케이, 20% 무상증자 추진
변세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다이닝브랜즈그룹 2막]종합외식기업 포부, 브랜드별 성과는 ‘냉온탕’
- [다이닝브랜즈그룹 2막]인수금융 빚 상환, 이자부담 줄이기 '총력'
- [밸류업 지수 종목 분석]'편의점 투톱' GS리테일, 낮은 ROE에 '발목'
- [다이닝브랜즈그룹 2막]송호섭 체제 1년, '소통경영' 전면에
- CGV 홍콩법인, '5년 연속 무상감자' IPO 언제쯤
- 에스제이그룹, ‘R&D 투자 확대’ 브랜드 육성 ‘총력’
- 지마켓, 'CFO 장기 공석' 정기인사에 쏠리는 '눈'
- [캐시플로 모니터]차입 늘린 롯데지주, 적자에도 곳간 사이즈 확대
- [On the move]IR 꾸리는 파르나스호텔, 증시 입성 준비 '척척'
- 롯데장학재단 장혜선, '지원가구 확대' 사회환원 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