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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벤토리 모니터]현대모비스, 현금창출력 개선에 여유로운 재고 확대재고자산 10.8% 증가에도 회전수 1회 상승… 2조7000억 영업현금흐름 덕에 부담 적어

강용규 기자공개 2023-09-12 07:27:33

[편집자주]

제조기업에 재고자산은 '딜레마'다. 다량의 재고는 현금을 묶기 때문에 고민스럽고, 소량의 재고는 미래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또 걱정스럽다. 이 딜레마는 최근 더 심해지고 있다. 공급망 불안정에 따른 원재료 확보의 필요성과 경기침체에 따른 제품 수요의 불확실성이 샌드위치 형태로 기업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벨은 기업들의 재고자산이 재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7일 07:5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모비스는 완성차업계의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수혜를 보는 부품사다. 수익성 좋은 전동화 부품의 수요가 늘어나는 데 맞춰 재고자산 규모를 늘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원재료 가격이 낮아진 데 따른 물량 확보 차원의 수혜도 보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까지는 재고자산을 늘리면서도 효율성까지 높이는 실적 전환의 '선순환'이 나타나는 중이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력이 대폭 개선된 덕분에 재고자산 확대에 따른 현금흐름 제한의 부담도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모비스는 2023년 상반기 말 연결기준으로 재고자산 총계가 5조516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10.8% 증가했다. 1년 사이 보유 재고자산의 항목별 금액 변화를 살펴보면 외주가공 재고가 704억원에서 474억원으로 감소한 것을 제외하고는 상품, 제품, 재공품, 원재료, 저장품, 미착품 등 모든 항목에서 재고자산의 확충이 있었다.

이 기간 현대모비스의 주요 원재료 가격을 살펴보면 열연철판이 톤당 126만3000원에서 107만7000원으로, 알루미늄이 톤당 3078달러에서 2329원으로 낮아지는 등 대부분의 원재료 가격이 하락했다.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평가가치 할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재고자산 총계가 증가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현대모비스의 재고자산 실보유량은 금액으로 나타나는 것 이상으로 불어났을 공산이 크다.

현대모비스는 보유 재고자산이 늘었음에도 운용 효율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 기준 현대모비스의 재고자산 회전수(연환산 매출원가를 기초재고와 기말재고의 평균으로 나눈 값)는 10.1회로 전년 동기 9.1회, 지난해 9.6회 대비 높아졌다. 2020년 이후 다시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는 현대모비스의 사업이 그만큼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상반기 현대모비스는 영업활동에서 2조7049억원의 현금흐름을 만들어냈는데 이는 전년 동기보다 92.5% 급증한 수치다. 이 기간 재고자산 총계가 5357억원 늘었지만 이를 훨씬 뛰어넘는 현금 창출능력이 재고자산 증가 부담을 지워내는 것이다.

눈길이 가는 것은 현금흐름의 출처다. 올해 상반기 현대모비스의 순이익은 1조773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831억원 늘었다. 이 기간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 및 부채의 변동으로 만들어낸 현금흐름은 138억원에서 9961억원으로 9824억원 증가했다.

상반기 현대모비스는 재고자산의 증가를 통해 1156억원의 현금흐름이 제한됐다. 그러나 순운전자본(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의 합에서 매입채무를 뺀 것)의 증가로 묶인 현금흐름으로 따지면 금액이 729억원으로 억제됐는데 매출채권이 5165억원 증가한 반면 매입채무가 5592억원 늘어 현금흐름 제한을 상쇄했기 때문이다.

이 사이 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의 감소를 통해 9781억원의 현금흐름이 현대모비스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에 더해졌다. 현대모비스는 단순히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재무라인의 자산관리역량'을 통해 그 이상의 현금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재고자산의 손실 리스크 관리현황을 통해서도 현대모비스 재무라인의 자산관리역량을 짐작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현대모비스의 재고자산 취득원가는 5조7375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9.9% 늘었다. 반면 이 기간 평가손실금액은 2415억원에서 2211억원으로 오히려 204억원 줄었다. 손실액 비율은 4.6%에서 3.9%로 낮아져 2019년 이후 처음으로 3%대를 회복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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