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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한산한' 회사채 시장, RM 영업전쟁 '치열'단독주관 노리는 KB, 대기업 커버리지 확장하는 신한…대신도 적극적

손현지 기자공개 2023-09-12 13:03:14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1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증권은 2018년부터 매주 수요일, 사장 주재 기업 스터디 회의를 진행해왔다. IB 주요 임원들이 참여하는 회의다. 커버리지 부서별로 돌아가면서 산업군과 기업들을 선정해 PPT 발표를 하는 형식이다. 임원들이 기업을 단편적으로만 보지 말고 산업 측면에서도 깊이 있게 이해하고 공부하라고 만든 자리다.

이는 하반기 회사채 발행 환경이 위축된 가운데 RM(Relationship Manager)들의 역량강화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금 조달 수요가 있는 기업을 발굴하고 선제적으로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내부 장치다. 이들의 영업 네트워크는 부채자본시장(DCM), 주식자본시장(ECM), 구조화금융 등 모든 딜의 시작점에서 증권사의 주관실적을 좌우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증권사 IB들은 발행수요 감소 기조 속에서도 실적은 내야 한다. 때문에 주관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연말까지 10조 이상 남은 발행수요를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순위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발행 수요 10조원 남짓, 단독주관이 답?

올해는 기업들마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 등 금리 불확실성에 대비해 일찍이 회사채(SB) 발행에 나섰다. 하반기 리파이낸싱을 위한 자금 조달 계획을 상반기로 앞당긴 경우가 다반사다. 상반기(1~6월) 회사채 발행액은 무려 120조원을 넘어섰고, 대기업의 회사채 발행액은 35조6742억원에 육박했다. 작년 상반기(26조6251억원)보다 33.9% 많은 규모다.

하반기 회사채 발행 시장은 비교적 한산해졌다. IB들은 7~8월이 여름 휴가와 반기보고서 제출 기한이 겹쳤다는 점을 감안해도 조달 수요가 급감했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중국 등 G2발 시장 불안 심리로 시중 금리가 올라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서다. 일반 회사채 뿐 아니라 금융채, ABS 등 전반적인 채권 발행 수요가 줄었다.

반대급부로 기업 은행 대출은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기업의 월별 은행 대출 잔액 증가분은 올해 1분기(1~3월)엔 평균 2조5000억원에서 4~7월 3조원 웃도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자료=더벨플러스
앞으로도 남은 회사채 발행 수요는 10조원 남짓 수준으로 추정된다. DCM 강자 뿐 아니라 리그테이블 순위 하위권 증권사들도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은행 계열 증권사들은 수요예측 때 지주, 은행, 캐피탈, 보험 등을 포함시키는 조건으로 주관계약 유치전에 뛰어들고 있다.

한 IB 관계자는 "하반기는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한 발행 수요만 일부 남아있는 상태"라며 "결국 IB들이 실적을 내려면 단독주관을 따내거나, 신규 발행수요가 있는 기업을 발굴해야 하는 상황이라 RM들의 역량이 어느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KB증권도 하반기 추가적으로 단독 주관 딜을 준비 중이다. 현재 회사채 주관실적 2위다. 8일 더벨플러스 기준 총 7조4381억원으로 1위인 NH투자증권(8조6402)과 1조원 정도 차이가 난다. 선두 지위를 되찾으려면 딜 하나로도 수임료가 높은 단독 주관을 따내야 한다.

앞선 관계자는 "유상증자의 경우 한화오션을 끝으로 하반기 추가 빅딜은 없는 상황이다"며 "회사채 시장에서 단독주관을 준비해 실적을 채우는게 가장 효과적인데 KB증권이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10위 목표' 분주한 대신증권…회사채 다크호스 신한도 공격적

대신증권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6개월 사이 회사채 주관에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하우스라는 평이 자자하다. 한 IB 관계자는 "대신증권은 심지어 수요 예측에 본인의 이름을 포함시키고 있다"며 "한때 IB명가였던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행보이기도 하지만, 리그테이블 10위권 내로 진입하려는 목적이 큰 듯하다"고 전했다.

일반 회사채 부문에서 올해 다크호스로 부상한 신한투자증권도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신한투자증권은 8일 더벨 리그테이블 기준 5조3210억원(점유율 13.84%) 규모의 대표주관 실적을 올렸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작년 실적이 3조275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미 상반기에 작년 한해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올들어 커버리지 역량을 강화했다. 공모채 주관업무를 담당하는 기업금융1본부 산하 커버리지부서를 총 3개로 분리개편했다. 방종호·노건엽·감기면 이사 등을 각각 전면에 배치해 대기업, 금융 등 다양한 분야 딜의 대표주관사로 선정됐다. LG에너지솔루션과 에코프로의 대표 주관사로 선정되는 쾌거를 누리기도 했다.

SK그룹 등 대기업들의 빅이슈어들의 커버리지도 개선해나가는 추세다. 현대그룹, 롯데, LG 등 대기업들을 포함해 향후 LS, 한화, 대상 등 놓쳤던 기업들의 조달수요도 추가 공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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