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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모직 합병 '101번째 공판', 무슨 얘기 나왔나 변호인단, 쟁점 적극 반박…이재용 회장, 묵묵히 출석 후 법원 나서

이상원 기자공개 2023-09-13 10:52:00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8일 18: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소송의 101번째 공판이 열렸다. 삼성 변호인단은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사업적 시너지를 감안한 결정이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으로 승계와 지배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검찰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합병을 통한 지배구조 간소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당시 건설업계 불황 속에서 삼성물산만 유일하게 신용등급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주요 투자자들도 긍정적인 의견을 전달해온 가운데 수익성과 재무구조상에서 합병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팽팽한 분위기 지속…삼성 변호인단, '합병 필요성' 적극 설명

이 회장은 8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소송 공판에 출석했다. 오전 9시 37분께 도착한 이 회장은 약 8시간 반만인 오후 6시 10분께 공판을 마치고 나왔다. 오랜 시간 진행된 공판에 다소 지친 기색이 역력해보였다.

이날 공판은 태평양과 화우로 구성된 삼성 변호인단의 변론을 위주로 진행됐다. 시작부터 검찰측의 주장을 반박하며 팽팽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 회장에 대한 승계와 지배력 강화를 위한 합병이었다는 검찰측의 주장에 적극 반론했다. 합병은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사업적 시너지 측면에서 필요성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측은 "합병전 그룹의 지분은 13%로 취약했다. 이에 헤지펀드 등 외부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으로 적대적 M&A에 대한 우려와 지적을 받아왔다"며 "합병으로 제일모직은 지배력을 확대하고 주주도 지배구조 최상단을 향휴할 수 있었다. 삼성물산 주주도 기업가치가 증대되고 중장기 투자 메리트가 부각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합병 발표 직후 UBS가 긍정적으로 내다봤고, 경영권이 안정화되고 출자구조가 보다 단순해져 엘리엇도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을 이해하고 합병 취지에는 찬성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합병 후 삼성물산이 지배구조상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던 만큼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는 결과를 낳았다는게 변호인단의 주장이다.

이외에도 당시 네덜란드 연기금을 비롯해 삼성물산의 주요주주인 싱가포르 투자청, 아부다비 투자청도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변호인단을 밝혔다. 지배구조 단순화가 투자자에게 유익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삼성증권 IB에서도 합병시 삼성물산의 그룹내 위상이 제고되고 주가 상승 요인으로 분석했다며 당시 긍정적이었던 반응을 설명했다.

9월 8일 오후 6시 10분께 이재용 회장이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삼성 변호인단, 합병 효과 입증 노력

합병 전 삼성물산의 사업부분은 건설과 상사 등 두 축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합병 전부터 건설부분은 이익 감소가 나타났고 현재 바이오부분이 이를 상쇄하고 있다고 변호인단은 주장했다. 합병을 통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로 실적이 순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했다.

변호인측은 "건설과 상사부문이 당시 하향세였다. 건설은 사양산업 취급을 받았다. 삼성물산의 매출목표를 절반 이하로 감축하는 상황에서 상사 자체는 시장이 축소되고 있다는 얘기가 많았다"며 "비즈니스 모델에 변화를 주고 신성장 동력에 대한 고민으로 건설사 인수나 합작사 검토 등 새로운 시도를 했지만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합병시 신성장 동력으로 바이오 사업을 할 수 있다고 봤다. 신평사들도 당시 삼성물산의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한국신용평가는 제일모직은 '부정적' 검토 대상에, 삼성물산은 '긍정적' 검토 대상에 올렸다. 제일모직의 경우 현금 창출력과 재무구조가 열위한 삼성물산 흡수합병으로 재무구조 저하에 대한 우려를 반영했다.

2015년은 국내 건설업 불황으로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던 시기였다. 대형사 가운데 신용등급을 유지한 곳은 삼성물산이 유일했다. 당시 삼성물산의 장기 신용등급은 'AA-'를 타나냈다. 그리고 합병 후 현재 삼성물산의 신용등급은 'AA+'로 국내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다.

변호인단은 "마이너스 요인도 살펴보면 합병후 삼성물산은 3조원에 달하는 부실을 안고 있었다. 구 삼성물산의 체력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웠다"며 "합병이 없었다면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합병 후 7년이 지난 지금 기대 효과가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합병후 삼성물산의 이익률은 개선되고 부채는 크게 감소한 가운데 이런 성장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변호인단은 설명했다. 2014년 삼성물산의 영업이익률은 4.2%에서 올 상반기 6.8%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의 경우 80%에서 70.1%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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