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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기후 영국서 성사된 신한은행 태양광펀드의 의미 신한금융 英 정부와 한영투자포럼 공동주관, 2000만달러 출자키로

런던(영국)=서은내 기자공개 2023-09-17 12:00:06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7일 12: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9월 중순 영국 런던은 섭씨 30도를 웃도는 이상 기온이 이어졌다. 가랑비가 자주 내리고 안개가 자욱했던 런던의 이미지는 사라지고 때아닌 더위로 시민들의 옷차림이 가벼웠다. 여름에도 거의 에어컨을 켤 필요가 없었던 곳이었다. 그래서인지 불볕 더위에도 여전히 대중교통이나 대형 쇼핑매장의 경우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는 곳이 많았다.

독일 대규모 홍수를 비롯해 유럽 전역에 예기치 못한 이상 기후와 자연 재해가 발생하자 환경의 이슈가 이곳에서는 절박한 삶의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SG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됐으며 금융가는 물론 런던 시내 전반의 흐름을 지배하는 분위기다. 정부, 사회, 산업계가 환경과 지속가능한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비중이 높고 도로에는 자동차와 비등한 수의 자전거들이 돌아다닌다. 자전거 신호등이 따로 있을 정도다. 자전거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활보하기 때문에 신호등을 건널 때 보행자들은 자동차 만큼이나 자전거를 더 잘 살펴야 하는 것이 기본이 됐다.

런던 금융가에서 통용되는 'ESG'는 이같은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ESG 과제를 실천하지 않는 금융기관과는 거래하지 않겠다는 의식이 번진 지 오래다. 하다못해 법무법인이나 회계법인, 컨설팅업체까지도 ESG 과제 찾기에 분주한 상태다. 여전히 한국 금융·산업계에서 ESG는 일종의 사회사업 정도로 체감되는 게 사실이다. 런던에서 느껴본 ESG는 그와 달랐다.

시중은행 런던지점 관계자는 "페이퍼리스(Paperless)를 위해 종이 명함을 없애고 디지털 명함을 주고받는 회사들이 늘어날 정도로 ESG가 비즈니스의 큰 요건이자 신뢰도 형성에 중요한 축이 됐다"고 전했다.

지난 13일 런던에서 열린 한영투자포럼(UK-Korea Investment Forum)의 최대 화두 역시 '기후 금융(Climate Finance)'이었다. 한영투자포럼은 2018년 시작돼 2019년까지 세 차례 개최된 후 코로나 여파로 중단됐다가 이번에 재개됐다.

그동안은 영국정부가 주관하고 신한금융그룹이 후원하는 형태였다면 이번에는 신한금융과 영국 정부 부처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한국 금융감독원, 주영 한국대사관이 후원하며 영국 정부 재무부 차관이 참여하는 등 포럼의 위상이 격상됐다.

이번 포럼은 기후 금융과 관련해 한국계 금융 기관과 기업에 필요한 시장 정보와 투자기회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영국 정부는 해상풍력, 도로, 철도, 항만,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저장 장치 관련 인프라와 에너지 투자 기회를 소개했다. 신한금융그룹은 기후 금융을 주제로 한국계 민간금융이 지향할 목표를 제시하고 성공 사례를 발표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이날 런던 ESG 글로벌데스크에서 진행한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아큐만 펀드(Acumen Debt Fund)의 출자 사례를 공유했다. 현재 런던에 아큐만 펀드의 100% 자회사 설립이 진행 중이다. 아큐만 펀드는 사하라 인근 전력보급률이 낮은 아프리카 국가 16개국에서 독립형 태양광 사업을 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글로벌 ESG 데스크인 신한은행 런던지점의 우상현 지점장은 "2억달러 규모로 조성된 아큐만 펀드에 신한은행이 선순위로 2000만달러를 투자했다"며 "신한금융은 글로벌 금융기관, 국제기구와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금융 플레이어로서 위상을 확보하고 선진시장의 이너써클에 진입 가능한 영역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포럼에서는 신한금융이 진행 중인 GGC 파트너십(Green Guarantee Company Partnership)도 소개됐다. GGC 사업은 기후변화위험을 완화하는 것과 관련된 산업을 보증하는 사업이다. 영국 정부가 지원 프로그램으로 선정했으며 녹색기후기금에서 지난해 지분출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지난 5년간 그린본드의 급속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이머징 마켓에서는 낮은 신용등급과 발행규모의 제약으로 그 수혜를 받지 못하는 일들이 많았다. 달러, 유로화로 발행되는 그린본드나 그린론의 신용도를 보강해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이머징마켓에서 발행되는 그린본드에 투자를 늘릴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자는 게 GGC 파트너십의 목적이다.

우상현 지점장은 "GGC 프로젝트에 신한은행이 엥커 시니어 투자자로 들어가게 됐다"면서 "대표적인 특화펀드에서 선도적으로 클로징을 리딩하게 됐다는 의미이며 그 다음 단계로 탄소배출권 펀드 투자로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13일 영국 런던 로열랭커스터 호텔에서 진행된 한영투자포럼 현장 사진. 신한금융그룹이 주관한 이번 행사에 글로벌 ESG 투자사 관계자들이 나와 발표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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