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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전략 분석]삼성바이오로직스의 확장 엔진 '합작과 출자'⑤12년간 3조3000억 투입…연결실적 증대, 생산품목 확대 기반

박동우 기자공개 2023-10-06 07:35:13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발행, 자산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5일 15:3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업 기틀을 단단하게 다지는데 필요한 수단이 '투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합작'과 '출자'로 사세를 확장하는 엔진을 장착했다. 12년간 기업 지분 취득과 펀드 약정액 납입에 3조3000억원을 투입했다.

누적 출자액의 95%인 3조2000억원이 들어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회사 연결 실적을 획기적으로 증대하는데 기여했다. 신기술조합 출자 역시 펀드 피투자기업과 협력하는 기회를 제공했고 생산품목을 항체·약물 접합체(ADC)까지 확대하는 기반도 마련했다.

◇누적출자액의 95% '삼성바이오에피스' 집중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창사 이래 올해 상반기까지 기업과 펀드를 겨냥해 출자한 금액은 3조3567억원이다. 단연 많은 금액이 들어간 회사가 100%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다. 지금까지 투입한 실탄이 3조1763억원으로 누적 출자액의 94.6%를 차지하는 규모다.


2012년에 출범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시밀러(복제의약품)를 개발해 상용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설립 당시 바이오 사업 역량이 걸음마 단계였던 만큼 전문성이 뚜렷한 글로벌 기업과 공조하는 전략을 택했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 바이오젠과 합작 투자 계약을 맺은 배경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2년 2040억원, 2013년 765억원을 잇달아 납입해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85%를 확보했다. 나머지 15% 주식은 바이오젠이 취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초기 이익을 실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겨냥한 투자에 전력을 기울였다. 2014년 1807억원을 추가 지원했고 2016년에는 기업공개(IPO)로 확보한 자금 가운데 4000억원을 유상증자에 투입하면서 소유 지분율을 91%까지 끌어올렸다.

화룡점정을 찍은 건 2022년 '완전 자회사 편입'이었다. 합작 상대였던 바이오젠이 2018년에 콜옵션을 행사하면서 보유 지분율이 50%까지 낮아졌던 만큼 소유 지분을 다시 끌어올리는 건 숙원 과제였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9년을 기점으로 영업 흑자로 전환하며 이익 실현에 탄력을 받은 회사였다. △레미케이드(관절염 치료제) △허셉틴(유방암 치료제) △아바스틴(대장암 치료제) 등 개발한 복제의약품 판매가 궤도에 오른 덕분이었다. 연결기준 실적을 보강하는데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최적의 회사로 부상한 이유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의 소유 지분 50%(1034만1852주)를 사들이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증자를 단행하며 얻은 실탄을 토대로 2조3151억원을 납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종속기업으로 편입되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결기준 매출은 2021년 말 1조5680억원에서 2022년 말 3조13억원으로 2배나 불어났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역시 같은 기간 6991억원에서 1조2919억원으로 84.8% 급증했다.


◇'중복 투자처 정리대상' 아키젠, ADC 진출기반 조성 'SVIC 54호'

삼성바이오에피스 100% 지분 확보와 맞물려 사업이 중복되는 기존 투자처를 정리하는 '포트폴리오 효율화' 조치를 단행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상반기에 아키젠(Archigen)을 청산키로 결정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아키젠은 2014년에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합작 관계를 맺고 설립한 바이오시밀러 개발사였다. 소유 지분율 관계는 '50 대 50'으로 설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원년인 2014년에 714억원을 출자했고 이어 △2016년 347억원 △2018년 164억원 △2019년 181억원 등 692억원을 추가로 집행했다.

당초 혈액암과 자가면역질환을 겨냥한 리툭산의 바이오시밀러를 상용화하는 목표를 내걸었다. 임상 3상까지 진척돼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했지만 셀트리온 '트룩시마' 등 시장에 복제의약품이 잇달아 출시된 상황에서 충분한 수익을 내기 어렵겠다는 판단이 대두됐다. 결국 2020년에 R&D를 중단하고 회사를 정리하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직접 투자처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아키젠의 희비가 엇갈린 반면 간접투자 건은 순항하는 모양새다. 2021년 8월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물산, 삼성벤처투자와 합심해 SVIC 54호 신기술투자조합(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을 결성했다. 약정총액의 33% 규모인 495억원을 책임지기로 했고 올해 상반기까지 279억원을 납입했다.

펀드 출자를 계기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로 위탁생산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방향에 탄력을 받았다. 조합에서 자금을 집행한 피투자기업 가운데 에임드바이오, 스위스 업체 아라리스 등 ADC 개발사와 공동 연구할 기반을 조성한 덕분이다. 여세를 몰아 경영진은 올해 사내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2024년까지 ADC 양산 설비를 구축하는 방안에도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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