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기아 '밸류업' 성과 돋보였다…정보공개 행보도 '적극적'[총평]①255점 만점 중 199점, 이사회 구성원 '참여' 수준도 우수
박동우 기자공개 2024-09-09 08:23:43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8일 10:3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아는 국내 완성차 시장점유율 '2위' 입지를 굳건하게 다진 대기업이다. 27년 전만 하더라도 외환위기의 거센 파도 앞에 시련을 겪었지만 지금은 시가총액이 40조원을 웃돌면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10위권 안에 드는 '우등생'으로 변신했다.반석에 오르기까지 의사결정 최고기구 '이사회'의 기여도 한몫 했다. THE CFO가 올 5월에 나온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를 토대로 평가한 결과 기아 이사회는 255점 만점에 199점을 기록했다.
최고점을 기록한 카테고리는 5점 만점에 평균 4.6점으로 집계된 '경영성과' 항목이다. 주가 상승 등 밸류업(Value-up) 결실이 돋보였다. 이사회 활동사항과 주주환원책 등 정보를 공개하는 행보 역시 '적극적'이었고 이사회 구성원들의 참여 수준도 우수했다.
◇영업익 성장 탁월, 매년 '배당기조' 주주환원정책 발표
이사회를 평가하는 항목은 △구성(45점 만점) △참여도(40점) △견제기능(45점) △정보접근성(35점) △평가 개선 프로세스(35점) △경영성과(55점) 등 6개 카테고리로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살피면 구성 영역에서는 28점, 참여도 부문의 경우 33점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견제기능 36점, 정보접근성 27점, 평가 개선 프로세스 24점, 경영성과 51점으로 나타났다.
6대 영역별 만점이 상이한 만큼 총점을 5점 평균치로 환산하면 부문간 우열을 가려낼 수 있다. 단연 점수가 높은 카테고리는 '경영성과'로 4.6점을 기록했다. 영역내 12개 지표 중 11개가 KRX 300 소속 비금융사 가운데 지표값 상·하위 10% 기업 데이터를 제외하고 산정한 평균치 대비 20% 이상 아웃퍼폼(outperform)했다.
2023년 기아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44%를 기록했다. 기업가치를 대폭 향상한 결실이 두드러졌다. 총주주수익률(TSR) 71.71%, 주가수익률 62.6%, 배당수익률 5.6% 등이 시장 평균과 견줘 월등히 높은 성과를 드러냈다. 실적이 한층 불어난 대목도 돋보였다. 지난해 시장 평균치를 살피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역성장한 반면 기아는 영업이익 성장률 60.48%를 시현했다.
'정보접근성'은 4.5점을 기록했다. 개별 이사 활동 내역을 충실하게 공시하고 사업보고서 등을 이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한 점,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접근 가능성이 양호한 대목이 호평을 받았다. 다만 의안 반대 사유 공개를 둘러싼 문항의 경우 평가 대상 기간인 2023년 이사들의 안건 반대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채점에서 제외했다.
특히 주주환원정책을 공개하는 노력이 돋보인다. 기아는 2022년 이래 매년 상반기에 '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를 개최해 중장기 배당 기조를 발표했다. 당기순이익 가운데 배당총액의 비율을 의미하는 배당성향을 20~35% 범위에서 지속적으로 유지하는데 방점을 찍었다. 지난해 4월에는 중장기 자사주 매입·소각 프로그램의 도입도 알렸다. 앞으로 5년간 해마다 5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해 50% 물량을 소각하는 내용이 골자다.
◇구성영역 평점 '부진'…사추위 '오너' 포함, 의장·대표 겸직 영향
참여도 부문은 4.1점으로 나타났다. 2023년 한 해 동안 기아 이사회는 9회에 걸쳐 소집됐다. 감사위 회의는 7차례, 지속가능경영위 회의는 8회 열렸다. 사내이사 4인과 사외이사 5인 등 이사회 구성원 9명의 평균 출석률은 정기회의 97%, 임시회의 96%로 매우 우수한 수준을 드러냈다. 이사회 회의가 열리기 7일 전에 안건 자료를 제공해 이사진의 사전 검토를 독려하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견제기능 영역은 4점으로 집계됐는데 9개 문항 가운데 5개에서 최고점(5점)을 받았다. 2018년 이래 주주추천 사외이사를 도입한 점,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SP(Succession Plan)' 운영,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책 수립, 감사위원회의 독립적 사외이사 구성과 감사업무를 둘러싼 전문적 식견 등이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았다.
평가개선 프로세스는 3.4점을 시현했다.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개별평가를 실시하지 않는 대목이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매년 한 차례 이사회 자체평가를 실시하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사외이사들이 무기명으로 온라인 질문에 응답하는 방식이다. 기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내용에 따르면 작년 이사회 자체평가 결과는 5점 만점에 평균 4.89점이다.
최하점을 기록한 카테고리는 '구성'으로 3.1점을 기록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오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내이사)이 포함된 대목이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사회 의장이 사외이사인지 여부를 둘러싼 문항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올 3월 말 기준으로 이사회 의장은 송호성 대표이사가 겸직 중인데 대표가 회사 업무 전반을 파악하는 만큼 의사결정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취지가 반영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 '정의선·일론 머스크·메리 바라'의 보유 역량 차이는
- BSM 공개한 현대차…정의선 회장 보유 역량은
- BSM '미공개'하는 토요타, 현대차와 면면 비교해보니
- 기아, '투자 역량' 추가…GM은 '리스크 관리'에 역점
- 방산·IT 두 뿌리내린 한화시스템, 전문성 표기도 '따로'
- 지주사 전환 현대지에프홀딩스, 역량 지표에 'CFO' 명시
- 포장재 라이벌, BSM 선제적 공개…거버넌스 개선 추진
- 게임 이사회 핵심 역량은 '투자', 사업 특수성 반영
- 롯데그룹, 10개사에 확대 도입…이사 역량 관리 강화
- KB금융·JP모건이 바라는 이사진 핵심역량은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현장 인 스토리]씨유메디칼, 79개국 납품 비결 '철저한 품질관리'
- [좋은사람들 리빌딩 스토리]새 대주주 진입, 시장신뢰 회복 단초 제공
- [Company Watch]서진오토모티브, 멕시코 법인 설립 '북미 시장 진출'
- [2024 이사회 평가]LG전자, CEO-이사회의장 분리했지만…완전한 독립성은 '아직'
- [2024 이사회 평가]주인없는 HMM…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부재'
- [2024 이사회 평가]삼양식품, 부족한 '내부 담금질'
- 박셀바이오, 의약유통 에스에이치팜 인수 '매출요건' 충족
- [2024 이사회 평가]셀트리온, 두터운 사외이사 라인업 대비 '투명성' 미흡
- [2024 이사회 평가]외국에서 더 유명한 삼양식품, 이사회의 '선견지명'
- [2024 이사회 평가]'라면업계 왕좌' 꿰찬 삼양식품, 이사회엔 빈틈
박동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Board Keyword]'2030 전략' 추진하는 기아, 안건으로 보는 '글로벌'
- [Board Keyword]'배당 안건' 관심 남다른 포스코홀딩스, 주주이익 초점
- [Board Keyword]네이버, 사업 외연확장에 안건 상위단어 '유상증자'
- [Board Match up/영풍 vs 고려아연]'선 배당액 확정' 숙제 풀기, 양사 모두 '아직'
- [Board Match up/영풍 vs 고려아연]이사진 '비토·기권' 비교해보니…'있거나 없거나'
- [Board Match up/영풍 vs 고려아연]'7→5인'과 '9→13인' 인적구성 10년 변천사 대조적
- [Board Keyword]셀트리온, 가장 많이 주목한 열쇳말 '자기주식'
- [Board Keyword]삼성바이오, '거래' 심의 최다…'E&A·전자' 밀착
- [Board Keyword]LG엔솔 이사회 안건 속 '출자'…배터리 경쟁력 원천
- '차입'은 잘못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