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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 '옥상옥' 구조 일부 정리…AKIS 제주항공 산하로 제주항공 IT 경쟁력 강화 효과도

임한솔 기자공개 2023-09-27 07:34:19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6일 09: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경그룹의 옥상옥 구조 일부를 이루고 있던 IT전문 계열사 에이케이아이에스(AKIS)가 제주항공 자회사로 탈바꿈한다. 지주사 AK홀딩스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이 본격화한 모습이다.

제주항공은 25일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가 보유한 AKIS 지분 각각 50%씩을 받고 그 대가로 제주항공 신주를 두 회사에 배정하는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체 유상증자 규모는 404억원이다. 이에 따라 AKIS는 애경자산관리에서 벗어나 AK홀딩스 산하 제주항공의 지배를 받게 된다.

현재 애경그룹 지주사는 AK홀딩스다. AK홀딩스는 상반기 말 기준 애경케미칼 62.85%, 애경산업 45.42%, 제주항공 50.39%, 에스케이에스앤디 76.68%, AKIS 50% 등을 들고 있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AK홀딩스 최대주주주는 지분 65.17%를 들고 있는 오너일가 포함한 특수관계인이다. 그런데 이 특수관계인에는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쥔 애경자산관리도 포함된다. 애경자산관리는 AK홀딩스 지분 18.91%를 갖고 있다. 또 AK홀딩스와 별개로 애경산업 18.05%, 에스케이에스앤디 20.69%, AKIS 50%, 제주항공 1.01%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까지 보유하는 중이다. 애경그룹 지배구조를 두고 옥상옥이라는 말이 나오는 까닭이다.

애경그룹이 이런 복잡한 지배구조를 계속 방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2019년 대기업집단 지정을 계기로 개편 작업이 지속되고 있다. AKIS만 해도 2021년 11월 지배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설립됐다. 당시 한몸이었던 애경자산관리와 IT사업부문을 분리해 IT사업부문을 AKIS로 출범시키고 애경자산관리뿐 아니라 AK홀딩스도 지배력을 갖도록 만든 것이다. 애경그룹 바깥에 있던 IT사업을 지주사 산하로 편입시킨 셈이다.

여기에 더해 이번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AKIS는 완전히 애경자산관리를 벗어나 AK홀딩스의 통제에 들어간다. 오너일가는 지주사만을 소유하고 지주사는 계열사를 다스리는 지배구조에 한 발 더 가까이 가는 셈이다.

제주항공 쪽에서 보면 AKIS의 IT 역량을 활용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제주항공은 올해 초 신규 과제로 IT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제시했다. IT시스템을 고도화해 데이터 분석 시스템 개선, 항공기 안전관리체계 강화, 고객 이용 편의 개선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경영 정상화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 확충도 긍정적이다. 상반기 말 기준 제주항공의 부채비율은 510%로 2022년 말 443%보다 더 높아졌다. 실적 자체는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 매출이 회복되고 흑자 전환이 이뤄졌으나 재무 정상화를 이루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외부 자금 수혈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다만 애경그룹이 이뤄가야 할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 애경자산관리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 당장 이번 유상증자로 애경자산관리가 추가로 갖게 된 제주항공 지분을 다시 AK홀딩스에 넘겨줄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

애경자산관리의 제주항공 지분율은 AKIS 지분 현물출자 후 1.01%에서 3.22%로 높아진다. AK홀딩스가 가진 절반 이상의 지분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AK홀딩스와 중복 지배구조가 지속된다는 점에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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