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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그룹 최대 약점 '디지털 경쟁력' 보완할 옥일진 전무⑦모바일뱅킹 플랫폼 재구축 특명…은행·카드 계열사 IT 역량 내재화 추진

최필우 기자공개 2023-10-11 07:11:55

[편집자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취임 후 반년이 지났다. 다른 금융회사보다 회장과 행장 선임이 늦어진 탓에 비로소 임종룡 체제의 색채가 뚜렷해지고 있다. 임 회장은 본인이 전면에 나서기보다 대학 동문과 분야별 전문가로 이뤄진 '믿을맨' 참모진을 내세운다. 각 분야별 참모가 임 회장의 경영 방침을 책임지고 이행하는 구조다. 더벨은 우리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면면을 통해 임종룡호가 나아가는 방향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6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바일 뱅킹은 우리금융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분야다. 2015년 국내 금융권 최초로 '위비(Wibee)' 브랜드를 론칭하고 위비뱅크, 위비톡, 위비멤버스, 위비마켓을 잇따라 선보였지만 지난 7월 관련 서비스를 모두 종료했다. 다른 금융회사 모바일 플랫폼이 알뜰폰, 중고차, 배달 기능을 연계해 자리 잡은 것과 비교하면 전세가 역전됐다.

모바일 플랫폼 구축은 그룹 구성원의 업무 효율과 고객의 이용 편익을 뿐만 아니라 비금융권 신사업 진출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금융 당국이 은행의 비금융 진출 지원을 바라기에 앞서 자체적인 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다.

옥일진 우리금융 디지털IT부문 전무(사진)는 우리금융의 디지털 역량 강화 중책을 맡은 인물이다. 임종룡 회장은 손태승 전 회장 체제에서 상무로 영입된 옥 전무를 승진시키며 힘을 실어줬다. 모바일 플랫폼을 재구축하고 우리은행과 우리카드에 IT 역량을 내재화하는 게 옥 전무의 과제다.

◇유일한 1970년대생 임원, '전무 승진' 힘싣기

옥 전무는 1974년생으로 1993년 동래고등학교, 1998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43회 출신으로 관세청 세무관, 기획재정부 세제실 산업과세과 사무관을 지낸 경제관료 출신이다. 임 회장과는 행시 출신에 경제관료 경험이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의 커리어는 경제관료 사회에서 이어지지 않았다. 2009년 미국 시카고대학원 MBA를 졸업한 옥 전무는 컨설턴트의 길을 택했다. 더보스톤컨설팅그룹, EY컨설팅, 에이티커니코리아를 거치며 금융업 전략 수립 전문가로 거듭났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옥 전무를 영입했다. 그가 지주 경영진에 합류하면서 우리금융 최초의 1970년대생 임원이 탄생했다. 1964년생이었던 전임 디지털IT부문장과 비교하면 10살 차이가 난다. 모바일 플랫폼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고 있고 위비를 대체할 브랜드를 만들려면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임 회장은 올해 취임 전 인사에서 옥 전무를 승진시키면서 더 힘을 실어줬다. 현재 지주에서 전무 직급을 가진 임원은 옥 전무가 유일하다. 최고참인 이성욱 부사장, 임 회장의 측근인 장광익 부사장 다음이다. 올해 승진으로 1960년대생 상무들보다 옥 전무의 직급이 더 높아진 것이다.

옥 전무에게 권한을 부여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디지털 혁신이 어렵다는 계산이 깔렸다. 우리금융은 위비 프로젝트가 사양길로 접어들자 2021년 은행의 디지털금융그룹을 디지털추진단으로 격하해 영업디지털그룹 산하에 편제한 적이 있다. 입지가 위축되면서 추진할 수 있는 업무가 제한적이었는데 이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의도로 읽힌다.

은행의 비금융 서비스 진출 길을 넓혀주고 있는 금융권 트렌드도 고려했다. 해외 비금융 회사 출자 제한이 현지 법 허용 수준까지 완화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그간 지분 규제 탓에 디지털 분야에선 스타트업 투자가 주를 이룰 수 밖에 없는 구조였으나 앞으로는 해외 비금융회사 인수에 도전할 수 있다. 옥 전무가 주도적으로 투자 의사결정을 내린다.

◇우리WON뱅킹 변신 주도, '조직문화 개선' 선결 과제

옥 전무는 우리금융의 모바일 뱅킹 플랫폼인 '우리WON뱅킹' 재구축을 주도하고 있다. 다른 금융회사에 비해 뒤처진 경쟁력을 보강하기 위해 모바일 플랫폼 사업을 원점에서 검토하고 브랜드 전략을 새로 수립해야 한다. 우리금융은 이를 위해 올초 유니버셜뱅킹추진협의회를 출범시킨 바 있다.

그룹 전반의 디지털 역량 강화도 필요하다. 유니버셜뱅킹추진협의회에서 경쟁력 있는 기획안을 내놓는다 해도 각 계열사에서 이를 소화할 역량이 부족하면 프로젝트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 선구적인 위비뱅크 프로젝트가 실패로 돌아간 것도 각 계열사에서 이를 십분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임 회장은 그룹 디지털, IT 업무 중심축을 전담 계열사 우리에프아이에스(FIS)에서 우리은행과 우리카드로 옮기기로 했다. 금융회사가 전통적인 금융 업무에 집중하고 디지털 계열사가 이를 뒷받침하는 구조에서 탈피하겠다는 것이다. 디지털 역량을 내재화한 채 금융 업무에 임하는 조직 문화를 뿌리 내리도록 하는 건 옥 전무의 몫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의 비금융 사업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디지털 계열사가 아닌 은행 중심으로 IT 기획자와 개발자를 채용하는 추세"라며 "디지털을 지원 업무가 아닌 금융회사가 우선 순위에 둬야 할 과제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금융권 전반에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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