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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3]"디지털 서비스의 차별화로 소매금융 확대한다"(10)박종일 베트남우리은행 법인장 "역동적 금융시장서 기회찾겠다"

하노이(베트남)=김형석 기자공개 2023-10-20 07: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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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1일 11: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6년간 성장의 기틀을 기반으로 향후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대한민국 해외 금융 허브로 자리매김하겠다."

베트남 하노이 본점에서 만난 박종일 베트남우리은행 법인장(사진)의 목소리는 확신과 자신감이 배어나왔다. 박 법인장이 베트남우리은행에 취임한 것은 지난 3월이다. 4개월여간 현지 금융상황을 지켜본 그가 내린 베트남 시장에 대한 평가는 '역동'과 '기회'다.

그는 "20여분이 걸리는 출퇴근길에서 길거리를 바라보면 80% 이상이 30대 이하 젊은 층"이라며 "역동성을 보면 과거 70~80년대 발전하던 우리나라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설명했다.
박종일 베트남우리은행 법인장

베트남은 가파른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금융시스템은 낙후됐다. 그만큼 선진 금융시스템을 구축한 우리나라 금융사에게는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대표적인 사례는 신용평가 시스템 부재다. 고객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시스템이 낙후돼 금융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대출을 취급하지 못한다. 우리나라의 고도화된 신용평가모형을 기반으로 현지화에 성공할 경우 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수익성장이 가능하다.

박 법인장은 "신용평가 시스템을 구축할수 있다면 발전하는 현지 금융시장에서 누구보다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추진하는 또 하나의 성장 전략은 디지털 고도화다. 기반 금융결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현지에서 모바일플랫폼을 활용한 결제 시스템의 영향력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베트남의 경우 신용카드를 사용할수 있는 식당이나 점포는 많지 않다"며 "하노이와 호치민 등 대도시를 제외하면 사실상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없어 대부분의 결제는 현금과 QR결제를 활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행의 모바일플랫폼을 활용하면 비용적인 면에서 절감할 수 있지만 현지화 전략에서는 단점이 크다"며 "현지 고객이 선호하는 금융서비스부터 색상까지 차별화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종일 베트남우리은행 법인장(왼쪽)이 회계법인 E&Y VU THI THU HUONG(부티투 흐엉) 베트남 법인장과 만나 협약 체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현지화 전략에 따라 베트남우리은행은 현지 고객에 맞춘 자체적인 모바일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우선 비대면 계좌개설을 위한 e-kyc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베트남 중앙은행이 주도하는 차세대 금융결제 공동망에도 외국계 은행중 유일하게 참여해 공과금납부와 QR페이, 쇼핑몰 전자결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동남아 카톡으로 불리는 '잘로'와 협업으로 더치페이 요청 서비스도 제공하고 동남아 우버로 불리는 고젝(Gojek)과도 자동차대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현지고객들에게 어필할 만한 현지특화 서비스들을 추진중이다.

그는 최근 변화하는 베트남 금융시장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의 대체 공장 역할을 해왔던 베트남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수요가 감소하면서 수출의존적인 베트남 임가공 업체를 중심으로 실업률 상승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베트남 당국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금리인하 전략을 펴고 있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2023년 들어 4회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6%를 상회하던 기준금리는 4%에 불과하다. 금리를 낮춰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원활히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그는 "금리인하가 예상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신용성장수요는 여전히 낮다"며 "기업의 자금수요 증가폭이 예년보다는 감소하고 있는 만큼 기업여신보다는 소매금융을 중심으로 한 개인여신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나라 금융사의 해외 네트워크는 대부분 현지에 진출한 기업중심의 보수적인 영업에 치중했다"며 "이는 글로벌 금융사로 발돋음하려는 국내 금융사로는 적절한 전략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지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하고 점포를 확대해 우리은행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금융사로 발전하는데 베트남우리은행이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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