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3]글로벌 기업금융 1번가 "명가 재건의 초석 역할"(8)전수일 우리은행 런던지점장 "수익창출보단 고객자산 방어에 집중"
런던(영국)=서은내 기자 기자공개 2023-10-19 07:16:55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0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 런던지점은 현지 기업뿐 아니라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여신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다. 고객의 자산과 수익 높이는 것이 우리은행의 기업금융을 위해 큰 도움이 된다. 런던지점 사업 확대로 기업금융 명가 재건의 초석을 만들 것이라 기대한다."런던은 전세계 외환 거래량의 43%를 차지하는 국제금융시장의 중심지다. 이는 뉴욕, 동경, 홍콩시장 규모를 합친 것보다 더 큰 규모다. 역외 여신 규모도 전체 시장 점유율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런던 우리은행 지점에서 만난 전수일 우리은행 런던지점장(사진)은 "글로벌 넘버원 마켓인 런던 시장에서 우리은행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런던 지점이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수익 창출 보다는 고객 자산의 방어에 있다. 런던은 근래 급격한 물가 상승, 두자릿 수 인플레이션 등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물가를 잡기 위한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식료품이나 서비스와 같은 핵심 인플레이션(core inflation)의 하락은 예상보다 더딘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영란은행이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4.5%에서 올해 말 최대 5.5% 까지도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금리 인상에도 실제 GDP 성장률이나 집값은 예상보다 그 영향이 덜하며, 경기 침체 시기도 미뤄지는 등 나름 견고하게 상황이 지탱되고 있다.
그 요인으로는 첫번째 금리인상 후 실제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끼치는 데까지 일정한 시간 소요가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있다. 두번째 요인은 여전히 견고한 외국인들의 투자 (특히 교육 및 테크분야)와 관광산업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전수일 지점장은 "현지 금융시장에서 단연 주목되고 있는 현상은 가파른 금리인상에 따른 서민들의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대출 이자비용 증가"라며 "은행들 역시 기존보다 더 조심스럽게 대출 승인을 내어주고 있는 모습이며 최근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승인건수는 전문가들의 예상보다도 훨씬 낮게 발표됐다"고 전했다.
은행들은 개인이나 소기업 가계와 비슷하게, 크레딧 세일즈(개인의 경우 가계대출)를 통한 펀딩 후 자산을 증대하는 형식의 비즈니스를 주된 활동으로 하고 있다. 주로 수신이나 머니마켓 참여 등을 통한 크레딧 세일즈를 통해 자금을 펀딩하고 이를 비즈니스 활동에 투자하는 식이다.
전 지점장은 "다만 현재와 같이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의 연속이 이어진다면 적절한 금리 책정 불가하게 되고 이에 따른 자금조달의 경색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길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하고자 우리은행 런던지점은 기업예금 유치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CD(Certificate of Deposit)나 CP(Commercial Paper) 투자자들의 라인을 더욱 다양화함으로써 은행의 주된 임무는 수익 창출이 아니라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지켜주기 위함이란 것을 다시 한번 각인해 나갈 것"이라며 "경쟁적인 금리로 안정적 자금조달을 통해 은행 비즈니스의 안정성을 도모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기업금융에 강점이 있는 우리은행의 컬러는 이곳 런던지점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런던지점은 국내 우량기업을 대상으로 외화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중장기 원화대출 수요가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CRS 연계 외화대출을 지원하는 형식이다. 또 기업고객에 저금리로 외화자금을 조달하는 거점점포의 역할도 수행 중이다.
다만 지점 영업이 쉽지만은 않다. 런던은 금융의 중심지로 광범위한 지역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현재 유라시아 전역에 역외대출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영업 기회가 많은 것이 강점이 될수도 있지만 반대로 취급 국가의 지역리스크, 산업리스크, 규제 등 검토해야하는 부분도 만만치 않다.
런던지점은 기존 상업은행 위주의 영업에서 벗어나 투자은행으로의 전환을 가장 빠르게 하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우리은행 전체 EMEA(Europe, Middle East and Africa) 글로벌IB 중심센터와 글로벌 머니센터 역할도 하고 있다.
전 지점장은 "브렉시트 이후로도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이전은 많치 않았으며 런던 지점은 시장의 커버리지 섹터가 EMEA를 커버할 정도로 광범위하다"며 "특히 주요 글로벌 IB 플레이어들의 이전 폭도 크지 않아 자연스럽게 글로벌 IB 시장 성장에 따라 당 지점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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