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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는 지금]'슈팅배송'에 거는 흑자전환 기대감①'영업익' 내는 오픈마켓 활용 '직매입' 경쟁력 제고, 무리한 투자보다 점진적 성장

김선호 기자공개 2023-10-12 08:18:32

[편집자주]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춘추전국시대에서 막대한 자본을 내세운 강자가 진면모를 드러내기 시작한 과도기에 진입했다. 소수의 강자을 중심으로 한 ‘대국전’과 그 외 지역에서 특정 상품에 경쟁력을 지닌 ‘버티컬 커머스’가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형태다. 이 안에서 SK그룹의 계열사 11번가가 취하고 있는 전략과 현주소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0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물류 투자로 시장점유율을 높이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쿠팡과 쓱닷컴에 인수합병(M&A)로 지마켓·더블유컨셉 등을 품은 신세계그룹. 여기에 네이버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심화된 이커머스 시장에서 11번가는 직매입 확대와 익일배송 서비스인 ‘슈팅배송’을 승부수로 던졌다.

쿠팡과 같이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어 전국 단위에 물류센터를 확충하고 신세계그룹처럼 조단위의 M&A를 추진해 거래량을 증가시키는 형태는 아니지만 자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직매입과 슈팅배송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보다 보수적인 사업확장 전략이다.

기존에 운영하는 '쇼킹배송'을 리뉴얼해 슈팅배송 탭을 2022년 6월에 새롭게 오픈했다. 슈팅배송 탭에서 할인 상품과 브랜드와 카테고리별 인기 상품들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기반으로 점차적으로 사업경쟁력을 제고해 2025년 흑자전환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다.

◇지마켓 인수도 꿈꿨던 SK, 전략 변경

SK그룹은 2021년 SK텔레콤을 앞세워 지마켓 인수에 뛰어들었다. 결과적으로 이마트를 앞세운 신세계그룹이 지마켓을 인수했지만 SK텔레콤은 예비입찰에 참여하고 숏리스트에 선정됐다. 당시 숏리스트에는 신세계그룹, 롯데그룹, MBK파트너스가 포함됐다.

이때 SK그룹은 11번가를 성장시키기 위한 기반으로서 지마켓 인수를 고려했다. 특히 아마존과 협업을 염두하면서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으로도 분석됐다. 지마켓 인수로 11번가와 시너지를 창출하면서 아마존의 사업모델을 차용하겠다는 계획이었다.

M&A는 기대만큼의 성과를 도출해내지는 못했지만 2020년 11월 SK텔레콤과 아마존이 맺은 전략적 제휴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11번가는 2021년 ‘아마존 해외직구’를 론칭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슈팅배송 탭 화면(사진출처: 11번가 홈페이지)

이어 2022년에 직매입과 슈팅배송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나가는 전략을 구사했다. 지마켓 인수전 결과로 시장 판도가 바뀌자 11번가도 이에 맞는 대응 전략으로서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수익에 기반한 장기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5% 증가한 789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손실도 1515억원으로 118.4%로 증가했다. 매출 증가를 위한 기반 마련에 나서면서 손실도 그만큼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연기된 IPO, 2025년 '흑자전환' 결실 목표

11번가는 올해 2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려 했지만 절차를 잠정 중단시켰다. 증시침체가 장기화되고 있고 기대했던 기업가치로 책정되기 힘들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당초 계획한 IPO 시기를 사실상 연기했다.

상장을 추진해나가기 시작한 건 2018년 국민연금·MG새마을금고중앙회·H&Q코리아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5년 내 상장을 약속하면서부터다. 그로부터 5년이 되는 시기가 2023년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IPO 추진을 위한 작업은 감지되지 않는다.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시기에 11번가는 안정은 신임 대표(사진)를 맞았다. 안 대표는 야후코리아, 네이버, 쿠팡, LF를 거친 이커머스 서비스 기획전문가로 2018년에 11번가에 합류했다. 그동안 서비스 총괄 기획·운영을 맡다가 2022년 말에 대표로 공식 취임했다.

이로써 올해 상반기 11번가의 사업 중 오픈마켓에서 매출이 증가하면서 영업손실이 줄어드는 결과가 도출됐다. 올해 6월 오픈마켓 사업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성과가 상반기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직매입과 슈팅배송 사업경쟁력 제고를 해나가면 전체 실적에서도 흑자전환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안 대표가 직접 유튜브 채널에 참석해 "11번가는 아직 죽지 않았다"며 "2025년에 흑자전환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공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직매입과 슈팅배송 사업경쟁력을 제고해나가면서 실적 개선을 이뤄낼 계획"이라며 "무리한 경쟁과 투자보다는 안정성을 중심으로 성장을 해나가면서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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