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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는 지금]'투자활동으로 현금유입' 남은 실탄은②직매입에 의한 영업손실 '1515억', 남은 현금자산 590억·단기금융상품 355억

김선호 기자공개 2023-10-13 08:14:28

[편집자주]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춘추전국시대에서 막대한 자본을 내세운 강자가 진면모를 드러내기 시작한 과도기에 진입했다. 소수의 강자을 중심으로 한 ‘대국전’과 그 외 지역에서 특정 상품에 경쟁력을 지닌 ‘버티컬 커머스’가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형태다. 이 안에서 SK그룹의 계열사 11번가가 취하고 있는 전략과 현주소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1일 14: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1번가는 2018년 SK플래닛에서 인적분할한 후 적자경영이 지속되고 있는 중이다. 2019년 영업이익이 발생했지만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출혈 규모가 매년 커졌다. 이러한 현금유출을 투자활동으로 다시 채워넣고 있는 형태다.

2018년 신설 법인으로 출범한 후 11번가가 공시한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의 영업손실 규모가 가장 컸다. 당시 영업이익으로 마이너스(-) 151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78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5% 증가했지만 그만큼 비용부담도 커졌다.

눈에 띄는 지점이 영업비용 중 '상품및기타구입비용'의 증가 폭이다. 해당 항목으로 2021년에는 176억원을 투입했지만 2022년에 2890억원으로 1540% 가량 증가했다. 11번가가 제품을 직매입해 판매하는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출혈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 이로 인해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2021년 마이너스(-) 1044억원에서 2022년 마이너스(-) 1568억원으로 현금유출량이 늘어났다. 직매입과 이를 통한 익일배송 시스템 ‘슈팅배송’을 본격화하면서 이뤄진 초기 투자비용으로 볼 수 있다.

다만 현금및현금성자산은 5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4% 증가했다. 영업활동으로 줄어든 현금곳간을 투자활동으로 다시 채워 넣었기 때문이다. 실제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2022년 1889억원으로 영업활동으로 유출된 자금 규모를 소폭 넘어서는 수치다.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입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항목이 '장·단기금융상품의 감소'다. 지난해에만 장·단기금융상품의 감소로 2072억원의 현금을 유입시켰다. 사실상 투자했던 금융상품을 유동화해 현금곳간의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감안하면 현금및현금성자산과 금융상품으로 계상된 자산이 11번가가 생존해나갈 수 있는 기반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기준 단기금융상품은 355억원, 장기금융상품은 200만원에 불과하다.

사실상 11번가로서는 지난해만큼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이 올해에도 발생하면 금융상품의 감소만으로는 유출된 현금을 다시 채워 넣을 수 없다는 의미다. 지난해 본격화한 직매입과 슈팅배송의 활성화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안정은 11번가 대표가 흑자전환 시기를 2025년으로 계획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4년까지는 영업손실로 인한 출혈 부담을 줄이는데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기반으로 2025년 흑자전환해 자체 생존력을 제고시키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다만 이커머스 업체 간 경쟁이 보다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보유한 자금만으로서는 사업확장과 경쟁력 제고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특히 국민연금·MG새마을금고중앙회·H&Q코리아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5년 내 상장을 약속한 시기가 올해 만료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11번가는 신규 투자자 모집 등 자금조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계획은 올해 중 기업공개(IPO)로 자금을 공모하고자 했지만 시기가 늦춰짐에 따라 투자금 상환, 신규 투자 유치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양상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상장하겠다는 목표 자체에는 변함이 없다"며 "투자금 상환, 신규 투자 유치 등 다양한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매각 여부에 대한 것은 확인해줄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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