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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현장 in]HK이노엔, 오송 수액 공장 전공정 자동화…생명수 '첨병'"수익성 낮지만 책임감으로 투자"…연간 5500만백 생산, 제품 고도화로 업계 1위 도전

오송(충북)=차지현 기자공개 2023-10-19 13:06:27

[편집자주]

신약 그리고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는 '현장'이 있다. 연구소이기도 하고 생산기지이기도 하다.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앞다퉈 '기지 건립'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인프라 확보가 핵심이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미래가 달린 '현장'을 찾아가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9일 12: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송 수액 신공장은 국내 수액 공장을 통틀어 가장 최근에 지어진 공장이다. 최신 전자동화 설비를 기반으로 고품질 수액을 생산할 수 있다."

장석영 HK이노엔 오송 공장장은 이 공장의 핵심 경쟁력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균일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려면 작업 과정에서 사람의 손을 타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수액 조제, 충전, 멸균, 포장에 이르는 전(全) 공정을 자동화해 수율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는 게 장 공장장의 설명이다.

의료 현장에서 수액은 환자의 생명을 좌우하는 생명수와도 같다. HK이노엔은 1992년부터 수액 사업을 시작해 국내 3대 수액 제조 업체로 자리 잡았다. 약 1000억원을 투입해 2020년 완공한 오송 수액 신공장은 작년 6월 본격적으로 가동에 돌입했다. 충청북도 오송에 위치한 HK이노엔 수액 생산 기지를 찾았다.

◇자동화로 고품질 수액 뚝딱, 총 연간 1억백 생산

공장에 들어서자 상자를 가득 실은 무인 운반 차량(LGV·Laser Guided Vehicle)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레이저를 활용해 주변 반사판을 읽는 이 기기는 원자재나 제품을 운반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배터리가 부족할 경우 스스로 충전소에 찾아간다.

무인 운반 차량(LGV)이 최종 상자 포장된 수액 제품을 운반하고 있다.

생산 설비가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지만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공장을 새로 지으면서 첨단 자동화 설비를 갖춘 덕분이다. 사람 손길이 닿는 작업은 제품에 이물질이 혼합되진 않았는지 검수하는 과정이 유일하다.

수액은 총 6단계 과정을 거쳐 탄생한다. '칭량→조제→충전→밀봉→멸균→포장' 순이다. 우선 포도당과 염화나트륨 등 수액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료의 양을 잰다. 해당 원료를 탱크에 넣어 물(주사용수)과 혼합한다.

원료와 물을 섞은 수액을 수액백에 주입하면 병원에서 볼 수 있는 제품 형태로 거듭난다.

다음은 수액백 제조다. 롤 필름을 이용해 용기를 제조하고 원료와 물을 섞은 수액을 주입하면 병원에서 볼 수 있는 형태로 거듭난다. 두 번 밀봉한 뒤 고온·고압 환경에서 121도 이상 열수를 40분 이상 분사해 무균 상태로 만든다. 이후 최종 포장을 마치면 출고할 수 있다.

HK이노엔의 오송 수액 신공장에선 전 공정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이 모든 공정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김윤기 오송공장 생산3팀장 "자동화 설비를 통해 수액 품질은 물론 생산성까지 최대치로 높였다"면서도 "인체에 사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이물 검수 작업은 자체 적합성 평가를 통과한 전문가가 육안으로 진행한다"고 했다.

이렇게 연간 약 5500만백의 수액이 오송에서 생산된다. 기존 대소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CAPA) 약 5000만백과 합하면 HK이노엔이 연간 생산할 수 있는 수액은 1억500여백. 김 팀장은 "오송 신공장엔 포트폴리오 확대를 대비한 예비 공간(퓨처존)이 마련돼 있다"며 "이에 더해 대소 공장 라인 증설이 마무리되면 생산 능력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품 경쟁력' 앞세워 국내 수액 1위 정조준

수액은 크게 △기초수액 △영양수액 △특수수액으로 구분한다. 기초수액은 최소한의 영양분인 수분·전해질·당을 공급한다. 영양수액은 장기간 먹지 못하는 환자에게 영양소를 보급하기 위한 수액이다. 특수수액은 특별한 경우 사용하는 수액으로, 뇌압을 신속하게 낮춰주는 수액, 수술 시 혈액을 씻는 용도의 관류액 등이 해당한다.

이 가운데 기초수액은 '퇴장 방지 의약품'이다. 기초수액 가격은 리터당 1500원 내외다. 환자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의약품이지만, 수익이 거의 남지 않는 사업이기 때문에 정부가 원가를 보전한다. 현재 오송 수액 신공장에서 생산하는 수액 대부분은 기초수액이다.

당장 수익성은 낮지만 수액 사업을 지속해서 키우고 있다. 장 공장장은 "의료 현장에서 필수로 쓰이는 제품인 만큼 책임감을 갖고 생산하고 있다"면서 "고령화에 따라 수액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판단,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TOP(Twist-off protector)를 적용 한 HK이노엔의 기초수액 제품

특히 제품 차별화와 포트폴리오 확대를 앞세워 '성장·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HK이노엔은 오송 수액 신공장 준공을 시작으로 모든 수액 제품에 TOP(Twist-off protector)를 적용했다. TOP는 포트를 돌려 개봉하는 수액 일체형 용기 마개로, 사용 시 감염 위험과 이물 혼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장 공장장은 "병원에서 수액을 사용할 때 습관적으로 수액을 여러 번 사용하면 감염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TOP는 한 번 주사 바늘을 꽂으면 막이 찢어져 다시 복구가 안 돼 재사용이 아예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비교적 수익성이 높은 영양수액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한 연구개발(R&D)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종합 영양수액 '오마프플러스원 시리즈'를 허가받았다. 염증과 면역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정제어유 함량을 높인 게 특징이다. 연내 보험약가를 등재해 내년 출시할 예정이다. 내년 말 허가를 목표로 복합 영양수액도 개발 중이다. 해당 수액은 현재 비임상 단계에 있다.


이로써 수액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공략한다. 지난해 HK이노엔이 수액 사업으로 벌어들인 금액은 1011억원. 국내 수액 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다. 장 공장장은 "R&D 성과가 가시권에 들어와 머지않아 신제품이 나오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현재 영양수액 생산은 대소 공장만이 맡고 있지만 추후 오송 신공장에서도 고부가가치 종합 영양수액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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