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트벤처 활용법]SKC CFO, SK피아이씨글로벌 이사회에서 빠진 이유는③최두환 CFO, 기타비상무이사 제외…SK피유코어 매각 집중 목적
이민호 기자공개 2023-11-07 07:17:48
[편집자주]
조인트벤처(JV)는 치밀한 경영전략의 산물이다. 기업은 원·부자재 매입처와 완성품 매출처 확보, 기술협력, 신사업 개척과 신규시장 진출 등 다양한 이유로 다른 기업과 손을 잡는다. 이 과정에서 유상증자로 투자금을 추가 투입하거나 배당 수취와 유상감자, 지분매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등 자금의 이동도 다이내믹하게 전개된다. THE CFO가 주요 조인트벤처의 그룹 내 역할, 출자·회수 경과, 지배구조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1일 07:5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C는 SK피아이씨글로벌 이사회 구성원에 대한 선임권을 손에 쥐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대표이사에 프로필렌글리콜(PG)과 프로필렌옥사이드(PO) 사업에 경력이 뚜렷한 임원을 배치해 업무 연속성을 도모하고 있다.SKC는 올들어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최두환 경영지원부문장을 SK피아이씨글로벌 기타비상무이사에서 제외했다. 최 부문장에게 SK피유코어 대표이사를 맡겨 매각작업에 집중하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SKC, 대표이사 선임권 보유…PO사업 전문가 선임
SK피아이씨글로벌은 SKC와 쿠웨이트 PIC(Petrochemical Industries Company)가 2020년 3월 51 대 49로 합작한 조인트벤처다. 이들 모기업은 SK피아이씨글로벌 이사회 구성원에 대한 선임권을 나눠가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SK피아이씨글로벌 이사회는 대표이사를 포함한 5명으로 구성돼있다. 이중 사내이사는 대표이사 1명뿐이다. 대표이사 선임권은 SKC가 가지고 있다. 지분율이 더 높은 데 따른 것이다. 나머지 4명은 기타비상무이사다. SKC와 PIC가 각각 2명에 대한 선임권을 가지고 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이들 모기업 임원이 겸직한다.
SK피아이씨글로벌 출범 직후부터 지난해까지 대표이사를 맡은 인물이 원기돈 SKC 공유인프라위원회 위원장이다. 원 위원장은 SKC에서 HPPO Project실장, PO생산혁신실장, 울산공장장을 거쳐 화학사업부문장 겸 사업운영총괄 부사장을 역임했다.
원 위원장이 화학사업부문장으로 재직하던 시기인 2015년 1월 SKC와 일본 미쓰이화학이 50 대 50으로 합작해 폴리우레탄(PU) 원료인 폴리올(Polyol)을 생산하는 SK피유코어가 출범했다. 원 위원장은 SKC 화학사업부문장으로 재직하면서 SK피유코어 공동 대표이사를 겸직했다.
2020년 3월 SKC가 화학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PG와 PO를 생산하는 SK피아이씨글로벌을 출범시켰다. 이 때문에 화학사업부문장을 맡고있던 원 위원장이 SK피아이씨글로벌 대표이사로 선임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원 위원장은 지난해말까지 대표이사직을 수행했으며 현재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SKC 공유인프라위원회 위원장으로 전사 SHE(Safety·Health·Environment) 수준 제고와 최고경영자(CEO) 자문 등 회사 지속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SK피아이씨글로벌 대표이사를 맡고있는 인물은 임의준 대표다. 임 대표의 경력은 원 위원장과 닮은 부분이 많다. 임 대표는 SKC에서 Polyol해외판매팀장, PU Global전략실장, PU사업본부장을 거쳐 PO/PG사업본부장 겸 SK피유코어 감사를 역임했다.
원 위원장의 뒤를 이어 2018년 1월 SK피유코어 대표이사에 선임됐으며 올해부터는 또다시 원 위원장의 뒤를 이어 SK피아이씨글로벌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PU(SK피유코어)와 PO·PG(SK피아이씨글로벌)에 전문성이 뚜렷한 만큼 이들 조인트벤처를 이끌 수 있는 최적의 인물로 평가됐다.
◇기타비상무이사에서 CFO 제외…SK피유코어 매각작업 지휘 목적
SKC가 선임하고 있는 SK피아이씨글로벌 기타비상무이사는 박원철 SKC 대표이사 사장(겸직)과 김기태 SKC 전략본부장(겸직)이다. 기타비상무이사 한 자리는 SKC 대표이사 몫이다.
박 사장의 경우 SK그룹 SUPEX추구협의회에서 신규사업팀장, 전략지원팀 임원, Global성장지원팀 임원을 거쳤다. 지난해 1월 SKC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SK피아이씨글로벌 기타비상무이사도 겸직하게 됐다. 앞서는 전 SKC 대표이사였던 이완재 SKC SKMS(SK Management System)연구위원 사장이 맡았다.
기타비상무이사 나머지 한 자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SKC CFO인 최두환 경영지원부문장이 겸직했다. 최 부문장은 SK텔레콤 전략기획실 경영전략팀 매니저를 거쳐 SK그룹 SUPEX추구협의회에서 PL(Project Leader)과 경영감사1·2팀장을 맡았다. 이후 SKC로 이동해 윤리경영실장 겸 구매지원실장, 마케팅1본부장을 역임한 후 2021년 1월 경영지원부문장에 올랐다. SK피아이씨글로벌 기타비상무이사는 지난해 3월부터 겸직했다.
하지만 올해 1월부터는 김기태 SKC 전략본부장이 SK피아이씨글로벌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SKC 신소재 Solution 개발실장 겸 SK넥실리스 경영전략실장을 거쳐 올해 1월 SKC 전략본부장에 올랐다. 전략본부는 경영지원부문 산하에 편재돼있다.
SKC 측은 "내부 경영 판단에 의한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이지만 최 부문장이 올해 1월부터 임의준 대표에 이어 SK피유코어 대표이사를 겸직하게 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SKC는 2021년 9월 미쓰이화학과 SK피유코어에 대한 합작관계를 종결하기로 협의하고 지난해 5월 미쓰이화학 보유분(50%)을 유상감자한 이후부터 SK피유코어 매각을 추진해왔다.
이 때문에 올해 1월부터 최 부문장이 SK피유코어 대표이사를 겸직한 것은 매각작업을 책임지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다. SKC는 2020년부터 모빌리티, 반도체, 디스플레이, 친환경 소재로의 비즈니스모델 혁신을 이어오고 있다.
최 부문장도 지난해 11월 SKC미래소재(SKC Industry소재사업부문 물적분할)와 SKC하이테크앤마케팅 매각 등에 깊숙이 관여했다. 특히 지난해 6월부터 SK텔레시스 대표이사를 겸직하면서 올해 2월 SK엔펄스(옛 SKC솔믹스)의 SK텔레시스 흡수합병을 진행했다.
실제로 SKC는 이번달 20일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와 SK피유코어 지분 100%, SKC 광학용소재사업, 우리화인켐 지분 100%를 4103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작업은 올해 안으로 완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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