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CB 프리즘]납입일 4개월 미룬 윌링스, 연말 발행 '마지노선'관리종목 해제후 한달만에 정정공시, 6개월 지연시 불성실 공시법인 지정 가능성
신민규 기자공개 2023-11-01 08:16:35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는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31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력변환장치(인버터) 전문기업인 윌링스가 전환사채(CB)와 유상증자 모두 납입일을 연말까지 미뤘다. 상반기 발행계획을 밝힌 이후 납입일을 4개월 가량 지연시킨 탓에 발행 마지노선까지 왔다. 시장에선 2개월만 더 지연시켜도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윌링스는 200억원 규모의 CB 납입일정을 이달 27일에서 두달 후인 12월 27일로 미뤘다. 당초 납입일을 8월 10일로 밝혔다가 세차례의 공시변경을 통해 4개월 뒤로 연기했다.
앞서 윌링스는 2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일정도 연말로 미룬 바 있다. CB와 마찬가지로 8월 10일 납입을 계획했다가 세차례 공시변경을 거쳐 4개월 후인 12월 14일로 미뤄뒀다.
윌링스 납입지연은 투자자 교체 과정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유상증자의 경우 리워터월드가 투자를 번복하면서 윈가드신성장투자조합8호를 신규 투자자로 세웠다. CB 역시 메타하이퍼에서 윈가드신성장투자조합7호로 사채권자를 바꿨다.
다만 신규 투자자를 조합으로 바꾼 이후에도 납입일이 연장됐다는 점에서 성사 가능성에 의문부호가 달렸다. 이번 발행이 불발될 경우 추가로 지연시킬 수 있는 기간은 2개월 남짓밖에 없다. 한국거래소에서는 납입일이 6개월 이상 지연되면 불성실 공시법인 지정 여부를 검토하게 된다.
불성실공시란 상장법인이 코스닥시장공시규정에 의한 공시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아 공시불이행, 공시번복 또는 공시변경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윌링스의 경우 기공시 사항 중 중요한 부분을 바꾼 공시변경에 해당된다.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 매매거래가 정지되는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 지정법인이 8점 이상의 벌점을 부과받은 경우에 1일간 매매거래가 정지조치된다. 최근 1년 이내의 누계벌점이 15점 이상인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에 해당된다.
윌링스는 올해 한차례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초기 투자자로 낙점된 리워터솔루션이 채권자 지위를 이용해 파산신청을 제기한 게 원인이 됐다. 파산신청이 기각되면서 관리종목 지정도 해제됐지만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선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새 투자조합의 출자 여부다. 유상증자 출자자로 참여하는 윈가드신성장투자조합8호는 일레덱스와 정미나 씨가 지분 50%씩 출자하기로 되어있다. 일레덱스는 일레덱스홀딩스의 완전 자회사다. 일레덱스홀딩스는 최대주주가 세븐인베스트먼트로 지분 31.97%를 보유하고 있다.
세븐인베스트먼트는 과거 일레덱스홀딩스 보유지분을 담보로 토마토저축은행에 대출금을 받았다. 해당 대출이 기한이익 상실함에 따라 예금보험공사가 해당주식의 처분권을 취득했다. 예금보험공사가 해당주식을 실제로 처분해 최대주주 변경이 가능한 구조다. 세븐인베스트먼트는 영업정지 상태이며, 2014년 서초세무서 행정처분 폐업으로 사업자등록이 말소됐다.
CB 투자자로 참여하는 윈가드신성장투자조합7호는 비엠씨글로벌코리아와 '엘아이'가 50%씩 출자 예정돼 있다. '엘아이'는 위너스 임페리얼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3호가 지분 86%를 가진 최대주주다.
윌링스 주가가 7300원대로 저조한 상황이라 투자자가 참여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현 주가는 CB 전환가액(1만1800원)을 밑돌고 있다. 유상증자 신주 발행금액인 8860원보다도 낮은 편이다.
윌링스는 2003년 설립된 전력변환장치(인버터) 전문기업이다. 사업부문은 크게 두가지로 신재생에너지과 파워솔루션 분야로 나뉜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선 태양광 전력변환장치에서 두각을 나타내 새만금 육상용 태양광 사업의 공급계약을 맺기도 했다. 파워솔루션 분야에선 전기압력밥솥에 내장되는 보드(유도가열 인버터)를 생산하고 있다.
성장성을 발판삼아 2019년 7월 코스닥 입성에도 성공했다. 신재생에너지로 태양광이 주목받은 덕분에 공모 청약경쟁률도 치열했다. 다만 이후 태양광 분야가 빠르게 식어간 탓에 영업적자가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46억원인데 반해 영업적자 규모는 60억원을 상회했다.
더벨은 윌링스 관계자에게 조달 지연에 관련해 문의했지만 답을 전해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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