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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제로수수료 시대] 빗썸 매각설, 수수료 없애자 다시 수면위로③단기 수익 대신 기업가치 증대 초점, 매각 성사 여부 '미지수'

노윤주 기자공개 2023-11-03 10:28:26

[편집자주]

가상자산거래소들이 거래수수료를 받지 않는 '제로수수료'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목적은 명확하다. 더 많은 고객을 유입해 업비트 1강 체제를 깨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서는 제로수수료 정책이 일시적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수수료를 다시 수취하더라도 종전과 같은 수준으로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줄어들 수수료 수익에 따라 앞으로 찾아내야 할 추가 수익모델이 필요하다. 각 거래소별로 상이한 제로수수료 적용 방식에 대해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1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빗썸이 가상자산 거래수수료를 없앴다. 2분기 분기 영업적자를 낸 상황에서 파격적인 결정이다. 빗썸 매출에서 수수료 수익은 99%를 차지한다. 수수료에는 거래, 출금 등 여러 유형이 포함돼 있지만 가상자산 출금이 빈번하지 않은 것으로 미뤄보아 수수료 수익이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점유율이 10%대에서 오르지 않자 당장 현금을 채우는 것보다는 점유율을 확대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이 있었다. 빗썸이 이런 결정을 내리자 업계에서는 또다시 매각설이 번지고 있다. 기업가치를 올리려는 작업이라는 시각이다. 빗썸은 매각과 관련한 입장 표명을 아끼고 있다.

◇매출 줄어도 제로수수료 강행, 아이템매니아부터 효과 본 전략

빗썸은 지난 10월 4일부터 수수료무료 정책을 시행 중이다. 지난 8월 일부종목 수수료 무료를 시도했는데 점유율이 일부 상승하는 효과를 봤다. 그러나 종목의 시세에 따라 거래량이 다시 하락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에 수수료무료를 전체 종목으로 확대한다면 점유율 상승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내부 기조가 작용했다.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다. 올해 2분기 3개월 동안 319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799억원을 벌었던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60%가량 감소했다. 가상자산 약세장의 여파도 있었지만 국내 투자 인구 대부분을 업비트(두나무)가 독식하면서 수익이 크게 줄었다.

영업이익도 분기적자로 돌아섰다. 2분기 영업적자는 34억4160만원이다. 반기누적으로는 영업이익 127억원으로 흑자를 유지했다. 다만 3, 4분기도 수익이 줄면서 영업적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6월부터 비트코인(BTC)마켓 수수료 무료를 시행했고 8월부터는 원화마켓 일부 종목 수수료 부분 무료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거래수수료 무료는 이정훈 전 의장이 운영하던 아이템 매니아에서도 자주 사용했던 마케팅 방식이다. 현재 빗썸을 경영 중인 이재원 대표, 김상흠 의장도 이 전 의장과 아이템매니아에서 호흡을 맞췄던 인물들이다.

아이템베이와 점유율을 경쟁하던 시기 상대 플랫폼이 강세를 보이는 게임의 아이템거래에 대해 판매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전략을 펼쳤었다. 과거 통했던 전략을 가상자산 시장에도 적용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제로수수료 장기전은 불가, 매각설 배경으로 작용

빗썸은 그간 벌어 둔 자산으로 버티기를 하는 중이다. 현금 예금으로 6906억원을 보유 중인데 이 중 5908억원이 고객이 맡겨 둔 예수부채다. 빗썸이 사용할 수 있는 현금 예금은 997억원 가량이다.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 금융상품은 3784억원 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844억원 상당 가상자산도 보유하고 있지만 고객 거래 편의성을 생각하면 쉽사리 현금화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빗썸의 반기 영업이익과 영업일을 통해 추산한 하루 평균 영업비용은 6억원이다. 실제 현금지출이 없는 감가상각비 등을 감안하더라도 수익 없이는 반년 가량 밖에 버틸 수 없다. 빗썸이 단기적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후 대주주 지분을 매각하려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 전 의장 측은 계속해서 매각을 시도했었다. 지난해에는 해외 거래소인 FTX와 논의를 진행했지만 같은 해 11월 FTX가 유동성 위기로 파산하면서 무산됐다. 올 초에도 인수 희망자가 있었지만 협상 단계에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이정훈 전 빗썸 의장 측 대주주 지분과 비덴트가 보유한 2대주주 지분까지 모두 인수한다는 벤처캐피탈 주피터파트너스도 등장했다. 이들은 A펀드를 통해 이 전 의장 측 지분을, B펀드를 통해 비덴트, 인바이오젠, 버킷스튜디오 3사를 인수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1조원에 달하는 인수금액을 마련할 수 있을지 또 피인수 측과 논의가 완료된 내용인지 확인이 불가능하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이 전 의장 측이 매각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나 지금까지 불발된 사례가 많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거래소의 가치는 당장의 현금보유량보다는 점유율과 활성고객수"라며 "매각을 염두에 두고 기업가치를 올리고자 파격적인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빗썸측은 매각설을 우선 부인했다. 관계자는 "현재 매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빗썸은 거래소 본연의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기업공개 등 다양한 투명성 확보 방안도 고민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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