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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 미래차 동맹]프리미엄차에 반도체 공급…협력 확대 계기 마련할까②2년전 GV60이 시작, 핵심 공급처로 부상 가능성…2025년 글로벌 1위 목표

이상원 기자공개 2023-11-08 10:59:00

[편집자주]

과거 고 이병철 회장과 고 정주영 회장이 이끌던 시기 삼성그룹과 현대그룹은 재계의 대표적인 라이벌이었다. 하지만 오너 3세 경영자 시대에 변화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장 사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삼성, 글로벌 3대 완성차 브랜드로 도약한 현대차의 협력에 재계의 이목이 쏠린다. 제4차 산업혁명에 접어들며 생존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그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함께 걷는 삼성과 현대차를 따라가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6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중장기 핵심 성장동력인 차량용 반도체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시대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던 자동차 사업을 아들인 이재용 회장이 전장으로 꽃을 피우겠다는 모습이다. 이 회장이 직접 발로 뛰며 미래 100조원대 시장 잡기에 나섰다.

특히 올들어 전 세계 3대 완성차 브랜드인 현대차에 공급을 확정지었다. 과거 제네시스 차량에도 탑재됐지만 이번 공급을 계기로 삼성전자와 현대차 간의 협력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2025년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마이크론을 넘어 글로벌 1위에 오르겠다는 계획이다.

◇차량용 반도체 진출 7년, 메모리에서 시스템으로 확대 노린다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뛰어든 것은 약 7년전이다. 2017년 세계 최초로 차량용 'eUFS'를 선보이면서 비롯됐다. 당시만 하더라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차량용 부분의 비중은 미미했다. 자동차의 교체 주기가 긴데다 첨단 기술 적용이 늦어지며 반도체 수요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전장을 미래로 삼고 개발에 속도를 냈다. 그 사이 전기차 보급 확대와 함께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인포테인먼트시스템(IVI)이 발달을 거듭하며 기회를 얻었다. 고성능·고용량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2019년 '엑시노스 오토' 출시와 함께 아우디 'A4'에 공급을 확정지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2021년에는 삼성전자가 제품 라인업을 다각화하며 본격적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갔다. 그해 4월 반도체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용 LED 모듈 'PixCell LED' 출시로 지능형헤드램프(ADB)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어서 7월에는 서라운드뷰 모니터와 후방 카메라에 탑재되는 차량용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오토 4AC'를 선보이며 분야를 넓혔다.

그리고 11월 차세대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3종을 공개했다. 각각 '엑시노스 오토 T5123', '엑시노스 오토 V7', 'S2VPS01'이다. 엑시노스 오토 T5123은 업계 최초로 5G 기반의 차량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칩이다. 엑시노스 오토 V7은 인공지능 연산 기능을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 프로세서, S2PVS01은 전력관리칩(PMIC)이다.

그리고 연말에 고성능 SSD와 그래픽 D램 등 성능을 강화한 첨단 차량용 메모리 솔루션을 완성차 기업에 공급을 결정지었다. 업계에서는 테슬라로 전해진다. 미래차 시대에 접어들며 고도화된 차량용 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해 최적화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의 위용을 차량용 분야에서도 이어갔다.

제품 라인업 확대와 동시에 삼성은 2022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테크 데이에서 2025년까지 글로벌 1위에 오르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2021년말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기준 약 45%를 차지한 마이크론이 압도적인 1위에 올라있다. 그뒤를 최대 13%의 비중으로 삼성전자가 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그동안 메모리에 집중해왔다면 앞으로는 시스템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월 미국 AI 반도체 전문 기업 '암바렐라'와 자율주행 차량용 5나노 반도체를 생산하기로 했다. 파운드리 공정 기술 강화를 통해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2027년까지 파운드리 사업에서 모바일외 제품군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에 핵심부품 공급, 전세계 3대 브랜드중 두 곳과 파트너십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조사 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2022년 429억달러 규모의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2027년 700억달러로 10.1%의 연평균성장률(CAGR)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인 내연기관차에 약 200개의 반도체가 탑재된다면 미래차는 최대 2000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기업과 완성차 브랜드 간의 협력이 강화되는 추세다. 코로나 팬데믹 시절 공급 부족을 겪은데다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양측 모두에게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아우디를 포함한 폭스바겐그룹, 테슬라 등에 이어 올들어 현대차에 공급을 확정지었다. 글로벌 3대 완성차 브랜드 가운데 도요타를 제외한 두 곳에 공급하게 된 셈이다.

구체적으로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920'을 2025년부터 현대차에 공급한다. 인포테인먼트는 차량 상태와 운행 정보를 탑승자에게 전달한다. 현대차가 개발중인 차세대 차량에 삼성전자의 기술이 들어간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2025년 출시 예정인 프리미엄 차량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앞서 2021년 제네시스 첫 전용 전기차 GV60에 이미지센서를 적용시켰다. 삼성전자가 이미지센서를 완성차에 대규모로 공급한 첫 사례였다. 이를 위해 양사가 2년전부터 연구개발을 협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디지털키 서비스를 갤럭시 플래그십 모델에 적용하며 협력을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현대차와의 협력으로 차량용 반도체 공급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차는 프리미엄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엔비디아로부터 대량 공급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삼성전자가 메인 공급사는 아니지만 이번 협력을 계기로 현대차뿐만 아니라 다른 곳으로도 공급량을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협력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 세계 약 700만대를 판매한 현대차·기아를 고객사로 확보하면 안정적인 매출과 함께 대규모 이력을 보유할 수 있다. 현대차의 경우 안정적이고 우수한 공급처를 국내에서 새롭게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재계 관계자는 "다른 계열사와 달리 반도체는 핵심 부품으로서 의미가 다르다. 핵심 부품은 수 많은 검토가 이뤄지는 만큼 배터리도 마찬가지로 상대적으로 늦게 발표됐다"며 "양사간 협력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현대차도 공급처를 다각화하는 차원에서 삼성전자와 이해 관계가 잘 맞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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