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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사상 첫 주식소각, 주주가치 확대 속도 ESG경영 재평가 기대…경영권 다툼 영향도 주목

임한솔 기자공개 2023-11-13 07:20:42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9일 1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이 주식소각을 결정했다. 1990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후 처음이다. 올들어 명시적인 배당 가이드라인을 도입하고 중간배당에 나선 데 이어 주주친화정책 강화 기조가 한층 더 뚜렷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고려아연의 주주가치 제고 움직임은 ESG경영에 대한 평가는 물론 내부 경영권 분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 등 주주가치에 민감한 투자자들의 표심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9일 한국투자증권과 주식소각 목적의 1000억원 규모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자기주식을 소각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며 "주주가치 제고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고려아연에서는 자기주식 취득 자체도 흔치 않은 일이었다. 2004~2007년에 걸쳐 자기주식 119만5760주를 취득한 뒤 지난해 11월 처분하기까지 자기주식 수량이 변하지 않았을 정도다.

이때 자기주식을 처분한 목적도 주주가치 제고와는 거리가 멀었다. 고려아연은 당시 자기주식을 LG화학, ㈜한화 지분과 맞교환하거나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고려아연은 3세인 최윤범 대표이사 회장체제가 확립되면서 주주친화정책이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승진하면서 영풍그룹에서 명예회장을 제외하고 유일한 회장에 올랐다.

이후 올해 2월 고려아연은 새로운 배당정책을 도입했다. 그동안 실시하던 연말배당 대신 올해부터 중간배당을 실시하고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에 따라 8월 약 2000억원 규모 중간배당이 결정됐다.

이같은 주주가치 제고는 고려아연의 ESG경영 평가를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ESG기준원은 고려아연의 2023년 종합 ESG등급을 B등급으로 매겼다. 환경과 사회 영역은 A등급으로 평가했으나 지배구조는 C등급으로 책정한 것이다. 지배구조 관점에서 주주 권리를 향상시킬 필요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주주친화정책 강화가 고려아연 내부의 지분 경쟁과도 관련이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현재 고려아연에서는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등 장씨 집안과 최 회장을 필두로 하는 최씨 집안의 지분율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9월 말 기준 지분율은 각각 31.58%, 28.18%로 추산된다. 우호 지분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는 차이다.

그래서 국민연금을 비롯한 투자자들의 동향이 중요하다. 국민연금의 경우 일반투자 목적으로 고려아연 지분 약 8%를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과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의 고려아연 등기임원 재선임 여부가 결정되는 내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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