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1월 21일 07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9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회장 자리에서 내려왔다. 20일 오전 열린 퇴임식에서 윤 회장은 담담하게 그간의 소회를 밝혔고 직원들은 울컥하는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이제 윤 회장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양종희 신임 회장 체제가 시작된다.윤 회장은 리더십, 경영 성과, 거버넌스 등 KB금융 회장으로서 이뤄야 할 꿈을 차근차근 실현해 나갔다. 첫 번째 임기에서 KB국민은행을 리딩뱅크로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2연임 땐 KB금융그룹을 리딩금융그룹으로 굳히겠다고 밝혔다. 3연임에는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지배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모든 꿈을 다 이룬 듯 보이는 윤 회장이지만 임기를 마치며 이루지 못한 꿈이 하나 있다. 지난 9월 KB금융을 '아시아 선도 금융그룹'으로는 도약시키지 못해 아쉬워했다. 그는 "KB가 리딩금융이라고 하지만 세계 순위로 보면 60위권에 불과해 굉장한 아쉬움이 있다"며 "우리나라 경제 규모로 보면 10위권 내에 있어야 하는데 60위권에 있다는 데에 자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윤 회장의 '마지막 꿈'은 한국 금융그룹이 아시아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게 아니었을까. KB금융 회장으로서의 여정에는 이제 마침표를 찍지만 한국 금융의 리더로서 윤 회장의 행보는 어쩌면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은행연합회장 후보 추천을 고사하지 않았다면 마지막 꿈을 실현하는 데 힘을 보탰을 것이란 상상도 해본다.
한국 금융이 세계로 뻗어나기 위해선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사업 확대가 필수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현지 대형은행이나 금융사 지분을 인수하거나 비금융회사를 소유해 수익 기반을 다변화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윤 회장의 꿈에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해선 금융지주사에 대한 해외사업 규제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 현행 규제로는 국내 금융지주사가 해외 비금융 자회사를 소유할 수 없다. 금융지주사의 자회사 신용공여한도가 정해져 있다. 이 가운데 내년부터 신용공여한도 규제가 완화돼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금융회사의 해외 비금융사 소유가 허용되고 해외에서 불리하게 작용했던 법제가 개선되면서 글로벌 진출 전략이 다변화될 수 있다. 대출 이자로만 돈을 번다는 이자장사 비판도 사그라진다. '금융-비금융 융합 진출 전략'을 통해 우리 금융권에 새 바람이 불면 윤 회장의 마지막 꿈도 조만간 실현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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