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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움직이는 사람들]한화에어로 '꽃' 지상방산, 김동현 LS사업부장⑧기획, 생산 두루 경험...레드백 호주 수출 본계약 임박

임한솔 기자공개 2023-11-23 08:02:39

[편집자주]

한화그룹의 방산 전략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대규모 인수합병(M&A)과 사업구조 재편을 거쳐 탄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규모에서 국내를 대표하는 자리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폴란드를 비롯한 글로벌 방산 수요가 커지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K-방산 주역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이끌어가는 면면들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1일 14: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속적인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지상, 해양, 항공 등 넓은 영역에 걸친 방산 포트폴리오를 갖게 됐다. 이 중에서 주인공을 꼽으라면 단연 지상방산이다. 작년 폴란드로부터 수주한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 등이 속한 영역이다. 이밖에도 다양한 지상방산 무기체계가 글로벌 각국에 공급되며 외화를 벌어들이는 중이다.

김동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상무는 최근 지상방산을 담당하는 LS(Land Systems)사업부장에 올랐다. 창원2사업장장으로서 레드백 장갑차, 천무 등 일부 무기체계의 원활한 생산을 관리하다 이제 지상방산 전체를 총괄하게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캐시카우를 지탱하는 책임을 짊어지게 된 셈이다.

◇두산DST 출신…천무 '신속배송' 진두지휘

김 상무는 1973년생으로 부산대에서 생산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생산기계공학 석사 학위를 땄다. 기계를 만지는 전공을 살려 방산 분야에 투신했다.

처음부터 한화그룹 소속이었던 건 아니다. 두산그룹 출신이다. 두산인프라코어 방산 자회사 두산DST에서 일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DST는 장갑차, 유도탄용 발사관, 항법장치 등을 생산했다. 2016년 한화그룹에 인수되며 한화디펜스로 이름을 바꿨다.

김 상무는 한화디펜스에서 업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직책을 역임했다. 경영기획팀장, 창원2사업장 생산센터장, 발사체계연구센터장, 기획실장 등을 지내다 창원2사업장장에 올랐다. 엔지니어로서의 소양 못지않게 경영과 기획 관련 역량도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동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2사업장장(가운데)이 7월20일 열린 폴란드형 천무 발사대 초도 출하식에 참석하고 있다. (출처=한화에어로스페이스)

2022년 11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디펜스를 합병해 LS사업부로 재편했다. 김 상무도 LS사업부 창원2사업장장으로 소속이 바뀌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본격적으로 바빠지기 시작한 시기다. 불과 몇 달 사이 폴란드로부터 초대형 방산 주문이 잇따라 쏟아졌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8월 폴란드 정부와 K9 자주포 3조2000억원 규모 수출 계약을 맺었고 같은 해 11월에는 5조원어치 천무에 대한 수출 계약도 맺었다.

김 상무가 담당하는 창원2사업장은 폴란드형 천무 발사대 생산을 맡았다. 폴란드형 천무는 로켓 발사대를 만들어 폴란드에 보내면 현지 업체의 차량과 결합해 완성되는 형태다. 통상 계약부터 생산까지 2~3년은 걸리지만 안보 위협에 시달리는 폴란드는 최대한 빠르게 물건을 받기를 원했다. 김 상무는 폴란드의 요구대로 설계와 개발, 생산설비 개조 등을 신속하게 진행해 천무 생산속도를 높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계약 체결 후 불과 9개월가량 지난 올해 7월20일 창원2사업장은 폴란드형 천무 발사대를 처음 출하했다. 출하식에 참석한 김 상무는 "대한민국과 폴란드의 진정한 협력이 시작되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레드백 수출, 폴란드 2차 계약…일감 많다

김 상무는 LS사업부장으로서 앞으로 방대한 조직을 지휘해야 한다. LS사업부는 K9 자주포로 대표되는 화력체계 이외에도 장갑차 등 기동체계, 대공체계, 수상체계, 유무인 복합체계를 비롯한 수많은 무기를 생산하고 있다. 산하에는 창원2사업장과 창원3사업장, 무기체계들을 각각 담당하는 연구센터들 등을 거느린다.

김 상무가 관리해야 하는 일감 자체도 많아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상방산부문은 작년 한 해에만 10조원 넘는 수주잔고를 획득했다. 폴란드 방산 계약 이외에도 이집트에서 K9 자주포(약 2조원)를, 아랍에미리트에서 지대공미사일 천궁Ⅱ(약 4000억원)를 수주한 덕이다.

이와 함께 공장 가동률도 전반적으로 올라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항공을 제외한 방산 분야 가동률은 작년 87.4%에서 올해 3분기 말 기준 91.3%로 상승했다. 주문을 제때 소화하는 일이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뜻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늘어나는 생산량에 대응하기 위해 상반기부터 우선 창원3사업장의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상방산 수주잔고는 향후 더욱 증가할 공산이 크다. 먼저 호주를 대상으로 레드백 장갑차 수출 본계약이 가까워지고 있다. 호주는 7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차세대 장갑차 도입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최종 계약 규모는 50억~70억호주달러(약 4조2000억~5조9000억원)로 예상된다.

폴란드와는 작년 1차 계약에 이어 2차 계약 체결이 예고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포함한 국내 방산업체들은 2차 계약을 통해 합계 약 30조원 규모의 무기를 폴란드에서 현지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이미 상반기 폴란드 법인을 설립하는 등 2차 계약을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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