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HMM 매각 막판 장고 배경은 가격 우위 하림그룹 우세…해진공, 국적 해운사 맡길 기업 선택에 신중
이재용 기자공개 2023-12-07 08:25:01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5일 11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HMM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두고 장고를 이어가고 있다. 산은 내외부에서는 이르면 지난달 30일과 지난 1일 사이에 우선협상대상자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시장에서는 애초 무게추가 예정 가격보다 높은 금액을 적어낸 하림그룹 컨소시엄으로 기울었다고 본다. 산은도 가격을 더 높게 제시한 하림을 염두에 두고 있으나 해양진흥공사 측에서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외부 차입에 의존해야 하는 후보 기업들이 향후 자본 수익 회수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 것 등을 고려해 최종 유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산은과 해진공은 공식적으로 매각 강행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고가 제시한 하림 우위 전망…산은, 공자금 회수 측면에도 부합
5일 금융권에 따르면 HMM 매각 주체인 산은과 해진공, 관계부처는 본입찰에 참여한 하림과 동원 2곳을 대상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산은과 해진공의 HMM 지분 57.9%(3억9879만156주)다.

앞서 산은은 본입찰 결과 유효경쟁이 성립했다고 밝혔다. 입찰 기업 중 산은의 예정가격을 웃도는 희망가를 쓴 곳이 있었다는 의미다. 예가보다 가격을 낮게 제시한 곳이 있더라도 유효경쟁이 성립된 만큼 우선협상대상자는 종합평가를 통해 결정된다.
산은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통상 1~2주 소요되지만 협의해 최대한 빨리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시장에서는 산은이 HMM 딜 클로징을 서두르고 있는 만큼 지난달 23일이었던 본입찰 다음주인 27~1일쯤에 선정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8영업일이 지난 현재도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되지 않았다.
관계기관 및 부처 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협의는 계속되고 있다. 산은은 공적자금 회수를 고려해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하림 쪽으로 무게추가 기우는 분위기다.
산은은 지분매각으로 최대한의 공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입장이다. HMM은 현대상선 시절 유동성 위기로 6조8000억원의 공자금을 수혈받았다. 이자와 배당 등으로 일부를 회수했지만 대부분은 HMM 지분을 팔아 회수해야 한다.
IB업계 등에 따르면 산은의 매각 예가는 6조3500억원이다. 본입찰에 응찰한 하림은 6조4000억원, 동원은 예가에 못 미치는 6조2000억원을 적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의 공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산은으로선 가격 경쟁력 면에서 우위를 점한 하림이 더 적합한 후보인 셈이다.
◇해진공, 국적 해운사 운명 결정에 신중론…유찰 가능성도 거론
해양수산부 산하 해진공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쉽사리 결론이 나지 않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해수부는 처음부터 해운업 이해도가 높고 제대로 회사를 이끌 대안이 있는 기업이 HMM을 맡아야 한다고 해왔다. 장고가 계속되는 것은 제대로 회사를 이끌 기업을 고르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국내 유일의 국적 해운사인 HMM이 투기자본이나 사모펀드에 잠식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하림과 동원 모두 자기자본이 충분하지 않아 대규모 차입이 불가피하다. 최근 인수금융 금리는 연 8% 수준으로 1조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 시 이자 부담은 연 800억원에 달한다. 향후 투자자들의 자본 회수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매입 구조다.
우선협상대상자 종합평가에는 최고가 낙찰 원칙과 함께 자금 조달 계획과 재무 안정성 등이 고려되는 만큼 어느 한 기업의 손을 들어주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산은과 해진공이 유찰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강석훈 산은 회장도 원론적이지만 적격 인수자가 없다면 반드시 매각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산은과 해진공 측은 공식적으론 여전히 매각 강행 입장을 고수 중이다. 해진공 관계자는 "산은과 입장 차이가 없기 때문에 공통해서 결정하는 것"이라며 "가격 및 정성 부분을 전체적으로 계속 검토하고 있지만 중대한 사안이므로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트럼프 제재 나비효과 '레드테크']한국 울리는 적색경보, 차이나리스크 확산
- [i-point]티사이언티픽, 파트너스 데이 성료…"사업 확장 속도"
- [i-point]빛과전자, 국제 전시회 참여 "미국 시장 확대"
- [탈한한령 훈풍 부는 콘텐츠기업들]잠잠한 듯했는데…JYP엔터의 중국 굴기 '반격 노린다'
- [LGU+를 움직이는 사람들]권준혁 NW부문장, 효율화 vs 통신품질 '균형' 숙제
- [저축은행경영분석]PF 늘린 한투저축, 순익 2위 등극…사후관리 '자신감'
- [저축은행경영분석]'PF 후폭풍' OK저축, 대손상각 규모만 3637억
- [여전사경영분석]IBK캐피탈, 지분법 손실에 순익 '뒷걸음'…올해 GP 역량 강화
- 우리은행, 폴란드에 주목하는 이유
- [Policy Radar]금감원, MBK발 사모펀드 전방위 점검...LBO 방식 손볼까
이재용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금융권 AI윤리 현주소]하나금융, 속도보다 완성도에 무게
- [Sanction Radar]기업은행, 개선 의지 읽히는 '쇄신위' 조기 구성
- 새마을금고 정부합동감사 개시…대출 적정성 따져본다
- 산은, NPL 매각 시동…올해 2000억 규모
- [Policy Radar]AML 내부통제 내실화…FIU, 업무규정 5월 시행
- [금융권 AI윤리 현주소]신한금융, 거버넌스 구축 막바지…협의회도 만든다
- [금융권 AI윤리 현주소]우리금융, 최고의사결정기구 부재 '옥의티'
- IBK기업은행, 내부통제 '환부작신'한다
- [우리금융 동양생명 M&A]예외 승인, 내부통제·조직문화 개선에 달렸다
- [Sanction Radar]기업은행, 900억 부당대출 '축소·은폐' 덜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