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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 올해 첫 김치코인 원화 상장 의미는 크레딧코인 상장에 거래량 몰려, 매매 목마른 국내 김치코인 투자자 정조준

노윤주 기자공개 2023-12-15 09:59:59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3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가 올해 처음으로 원화마켓에 국내 프로젝트가 발행한 가상자산 일명 '김치코인'을 상장했다. 글루와 프로젝트가 발행한 '크레딧코인(CTC)'이다. 공교롭게도 빗썸이 위믹스 재상장을 밝힌 날 업비트도 김치코인 상장을 단행했다.

올해 업비트는 상장을 최소화하는 행보를 보였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유망주로 손꼽히는 앱토스(APT), 수이(SUI), 블러(BLUR) 등 일부 코인만 추가했고 김치코인은 단 하나도 상장하지 않았다. 지난해 테라-루나 사태부터 올해 정치인의 코인투자 논란이 겹치면서 국내 프로젝트가 발행한 코인을 상장하는 게 리스크라고 판단한 모양새였다.

업비트는 상장에 대한 별도 코멘트를 하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업비트가 불(bull)장을 대비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한 게 아니냐고 해석하고 있다. 상승장에 국내 거래소에 탑승해 보유하고 있던 가상자산을 매매하려는 국내 투자자의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오래 묵은 CTC, 업비트 상장에 거래량 폭증

12일 업비트는 CTC를 상장한다고 공지했다. CTC는 국내 스타트업 글루와가 개발한 코인이다. 오태림 대표가 설립했다. 홈페이지와 SNS 등에는 아직까지 오태림 대표가 현직으로 표시돼 있다. 그러나 국내 법인은 올해 6월 경 오 대표가 사임, 이경준 대표가 취임한 것으로 등기를 마쳤다.

글루와는 대출, 상환, 채권 매입 등 각종 금융 기록을 블록체인에 남겨 신용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다. CTC는 거래 기록을 쌓아 만들어진 신용 데이터를 활용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축통화 격 코인이다. 신용 정보가 없는 전세계 금융 소외계층이 보다 편하게 금융 서비스에 접근하도록 돕겠다는 게 설계 취지다.

CTC는 약 6년 전 발행됐다. 2018년 1월 경 ICO 접수리스트를 받았다. 2017년부터 시작된 ICO 붐 끝자락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호황기에 판매하면서 가격은 높게 책정됐다. 프리세일 가격은 0.85달러(약 1125원), 정식 ICO 가격은 1달러(약 1319원)이었다.

2020년 국내 거래소 중 고팍스에 처음으로 상장됐는데 가격은 330원이었다. 초기 판매 가격에 턱없이 부족했다. 2021년 말 가상자산 재호황기에 빗썸이 시작가 3400원에 상장했지만 상승장이 얼마 가지 못하면서 이듬해 4월 1000원 아래로 가격이 급락했다. 최근에는 200원대에 거래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고점에 CTC를 구입한 투자자들의 매매 수요가 증폭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업비트 상장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상장 후 반나절만에 CTC에 거래대금 1조5900억원이 몰렸다. 비트코인보다도 세 배 많은 숫자다.


◇김치코인, 업비트에만 의존하고 있다

업계는 올해 단 한건의 김치코인 상장도 없던 업비트가 연말에 CTC를 상장한 것을 주목하고 있다. 이에 대한 분석도 다각도로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장이 다시 상승세인 틈을 타 김치코인 수익실현을 하고자 하는 국내 투자자 수요를 노렸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부 김치코인은 전체 거래량 중 절대 다수를 업비트에 기대고 있다. 블록체인 컨설팅 기업 디스프레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19일 기준 모스코인(MOC), 히포크랏(HPO, 옛 휴먼스케이프) 등은 타 거래소에서도 상장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업비트에서만 거래량 100%가 발생했다.

센티넬프로토콜(UPP), 아하토큰(AHT)도 주로 업비트에서만 거래됐다. 디스프레드 리서치팀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김치코인들이 한국 투자자들에 의해 업비트 내에서 그들만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비트가 김치코인을 상장해 숨통을 트여준다면 기다리고 있던 국내 투자자들의 거래량이 몰릴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 이번 CTC 상장 직후 단일 코인에 조단위의 거래대금이 몰린 사례에서 분석이 유효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추세 속에 두나무의 3년 연속 매출 1조원 돌파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6846억원이었다. 1조원까지는 약 3150억원이 남아 있다. 하루에 수수료 수익으로 약 35억원을 벌어야 하는 셈이다. 최근에는 하루 5조원 가량 거래대금이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원화마켓 수수료율인 0.05%를 대입해 계산한 추정 하루 수수료 수익은 25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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