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양상추 품귀 해결' 스마트아크, B2B 프랜차이즈 공략김동우 대표, 롯데 미래식단 3기 선정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수상
신민규 기자공개 2023-12-18 10:17:54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5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햄버거 주재료인 양상추 품귀현상은 최근 3년간 대형 프랜차이즈 업계 트라우마처럼 작용하고 있다. 평상시 노지나 비닐하우스에서 90일이면 생산이 가능했지만 기후변동이 빈번해지면서 수급이 꼬였다.주산지였던 호주의 경우 양상추와 양배추를 섞어 쓰기 시작하면서 식량안보에 대한 위기감까지 번졌다. 국내에서도 냉해피해를 입은 뒤 5대 프랜차이즈 업체가 모두 양상추를 공급받지 못해 소비자 비난이 쏟아진 바 있다. SNS에 '불고기 마카롱'이라는 조롱섞인 표현이 등장한 것도 이때다.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의 유통 및 마케팅을 총괄해온 김동우 스마트아크 대표(사진)는 일찌감치 양상추 공급난이 큰 과제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김 대표는 13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2012년부터 6년간 롯데리아, 써브웨이, 버거킹, KFC 등에 양상추 전처리 제품(컷레터스)을 대량 공급하면서 언젠가는 양상추 공급이 불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일을 그만둔지 딱 2년뒤부터 전세계적으로 양상추 파동을 겪기 시작했고 양상추 없는 햄버거가 판매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양상추 없는 햄버거는 프랜차이즈 업계 입장에선 꽤 심각한 일이다. 잎이 얇은 일반 상추나 로메인상추는 70도 이상의 고기 패티에 견디지 못하고 녹아버린다. 그렇다고 양배추를 쓰면 식감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은 양상추의 안정적인 공급여부가 진출국가를 결정짓는 최우선 이슈로 꼽힌다.
김 대표는 2021년말 양상추 단일품종을 대량생산해 B2B 형태로 프랜차이즈 기업에 납품하는 스마트팜을 설립했다. 유통경험은 이미 매출이 입증할 정도로 쌓여있어 양상추만 제대로 공급하면 승산이 있다고 내다봤다.
햄버거용으로 쓰이는 양상추 품종은 아이스버그(공 모양으로 잎이 말린 양상추의 일종)다. 국내에선 전북과 경북지역에서 7~8월에 파종하면 90일 후인 9~10월께 생산이 가능하다. 강원지역에선 이듬해 6월 파종해 9월까지 수확한다.
문제는 이렇게 자란 양상추들의 사이즈가 작고 노동력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비닐하우스 재배시 평균 중량은 600그램 정도인데 시간당 2톤을 수확하는데 20명의 인력이 필요하다. 기존 스마트팜의 경우 수직으로 지어져 있어 노동력이 30명으로 더 필요하고 무게는 300그램이 최대 수준이다. 효율이 떨어진 탓에 대부분의 스마트팜은 양상추 생산을 꺼렸다.
그는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의 양상추 수요는 매달 2500톤 정도인데 올해 4조원대였던 햄버거 시장은 고급화가 진행되면서 내년 5조원대 시장으로 커질 것"이라며 "공급량을 늘리려면 양상추 무게를 키우고 시간당 생산효율을 높일 수 있는 식물공장 개발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양상추에 승부를 걸었다. 소비자에게 친숙하고 잘 팔리는 작물을 재배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여타 스마트팜이 고급작물로 눈을 돌려 생산에는 성공했지만 정작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치는 현상이 반복된 점도 크게 작용했다.
김 대표는 "AI 기반의 디지털 재배법 엔진을 개발해 최적의 생육환경과 재배 레시피를 완성했다"며 "수경재배를 통해 온도와 습도, 이산화탄소, 일조량 등을 실시간으로 조절하고 일종의 영양제인 대사체 농업을 통해 최대 940그램 재배에 전세계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양상추 평균 중량이 큰 데다가 노동력은 3명 정도만 투입하면 되기 때문에 획기적으로 생산량을 늘린 셈이다. 비닐하우스에서 90일간 재배해 연간 세번 생산할 것을 스마트아크는 재배일수를 60일로 줄이면서 생산횟수는 연간 6번으로 높였다. 단일 중량도 940그램이라는 점에서 압도적인 규모로 재배가 가능해진 것이다.
스마트아크는 날씨에 관계없이 365일 차폐된 환경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한 재배시스템을 특허출원했다. 디지털 재배 솔루션과 재배시스템 플랫폼을 활용해 양상추 농가의 현대화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이제 2년된 회사이지만 관련 업계에선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달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한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사업'의 롯데벤처스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서 1위에 올라 장관상을 받았다.
롯데벤처스가 진행하는 미래식단 3기에 선정돼 향후 롯데그룹과 협업하는 모델도 진행하고 있다. 연간 4800톤의 양상추를 롯데리아에 공급하거나 샐러드 원료를 롯데웰푸드에 공급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롯데중앙연구소와는 푸드테크밸리에서 식물공장 작물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김 대표는 "내년 투자유치를 통해 식물공장을 설립해 본격적인 양상추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아보카도, 아시아 허브류도 시장성있는 작물로 보고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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