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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 부담 커진 SK케미칼, 신약 투자법 'SK바사 주식' 이자부담 가중…과반 이상 자회사 지분 '투자재원' 활용

최은진 기자공개 2023-12-22 08:21:13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0일 1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케미칼이 재무부담을 줄이면서 투자에 나서는 방안으로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을 활용해 눈길을 끈다. 4000억원대에서 관리되던 차입이 6000억원대로 늘어난 상황에서 재무부담을 줄이면서도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방법이 필요했다. SK케미칼이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을 68%나 쥐고 있는 상황인 만큼 투자재원으로 충분히 활용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SK바사 지분 0.38% 넘기고 티움바이오 주식 8.33% 확보

SK케미칼이 티움바이오에 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현금이 아닌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을 활용했다. 티움바이오에 넘기는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이 29만276주였던 것으로 보아 주당 가격은 6만8900원에 거래했다. 이번 거래로 SK케미칼은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0.38%가 줄었고 티움바이오 지분 8.33%를 새롭게 확보했다.

거래가격은 1개월 및 1주일 평균종가와 최근일 종가의 산술평균을 낸 값으로 결정됐다. 최종 결정은 20일 이사회에서 확정됐다.

일단 이번 투자는 SK케미칼의 첫 대규모 바이오텍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에도 스탠다임·제이투에이치바이오텍·온코빅스 등 국내 바이오텍에 투자한 적은 있지만 그 규모가 몇십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이를 감안하면 티움바이오에 200억원의 투자를 베팅하고 9%에 달하는 지분을 확보한 건 그만큼 단단한 결속이 필요하다고 봤다는 의미다. 그도 그럴 것이 SK케미칼은 현재 신약 연구기능이 전무한 상황이다.

제약부문을 매각하고 있기도 한 상황에서 바이오 사업을 지속키 위해선 자체역량 확보가 안되면 외부역량이라도 이식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전격적인 '투자'가 이뤄진 셈이다.

◇SK바사 지분 경영권 감안하고도 남는 '68%', 투자재원 활용

SK케미칼의 티움바이오 투자 당위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특이한 건 거래 구조다. 현금이 아닌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이 활용됐다 데 눈길을 끈다. 그렇다고 SK케미칼이 현금이 없는 것도 아니다. 9월 말 별도기준으로 2147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두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일단 SK케미칼이 보유한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율이 과도하게 많다는 데 있다. SK케미칼이 보유한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율은 68.18%. 과반의 지분만 보유해도 경영권이 보장되는 상황에서 과도하게 많은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주가가 많이 떨어지긴 했으나 충분히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여지가 있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가지는 재무부담을 줄이는 차원이다. 200억원이 SK케미칼 입장에서 큰 돈은 아닐지라도 차입금을 줄여야 하는 과제 앞에 현금 재원을 비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9월 말 기준 SK케미칼의 총 차입금은 6091억원에 달한다. 전년말 4960억원과 비교하면 1100억원 이상 늘었다. 특히 6% 중후반대까지 치솟는 금리 수준을 부담하기에도 벅찬 상황이다. 올해 3분기까지 이자비용은 전년도 1년치인 132억원보다 두 배가량 많은 207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1조원까지 치솟았던 차입금을 4000억원대로 간신히 낮춘 상황에서 다시 확대될 기로에 선 만큼 SK케미칼은 최대한 현금 비축을 할 방도를 찾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SK케미칼 입장에서 이번 거래는 현금 지출 등 재무부담 없이 R&D 역량을 확보하게 된 한수 였던 셈이다. 이번 딜이 SK케미칼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기동 경영지원본부장 겸 재무실장이 주도했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무게를 싣는다.

SK케미칼 관계자는 "티움바이오 투자건은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에 지속적으로 진행해 온 투자의 연장선으로 보면 된다"며 "SK케미칼의 티움바이오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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