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2월 28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을 대표하는 수장의 하루는 어떻게 시작될까. 물론 개인차는 있겠지만 자리가 자리인 만큼 아침 일찍 의자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가득히 쌓인 이메일을 확인하는 게 최우선이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밤사이 업무 관련 새롭게 업데이트된 내용이나 중요한 보고 사항 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회사와 관련한 뉴스를 챙겨보는 것도 필수 리스트 중 하나일 것이다.그런데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 손정현 대표의 아침은 사뭇 다르다. 동영상 하나를 감상한 후 업무를 시작하는 게 일상이라는 후문이다. 5분 남짓 동영상에는 잔잔한 음악과 함께 매장에서 근무하는 파트너들의 근무 모습이 담겨 있다고 한다. 최전선에서 고객을 응대하고 음료를 제조하며 매일 치열하게 제 할 일을 해내는 파트너들의 애환이 일종의 뮤직비디오 형태로 만들어졌다.
손 대표의 아침은 '초심'이라는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 스타벅스에서는 2021년 일부 파트너들이 과중한 업무 부담과 처우를 문제 삼으며 대규모 트럭시위를 벌였다. 국내 스타벅스에서 이 같은 시위가 벌어진 건 1999년 출범 이후 처음이었다. 당시 일각에서는 직원들과 본사의 갈등이 제대로 봉합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상당했다.
이후 손 대표는 2022년 말 스타벅스 대표로 취임했다. 그는 국내 1호 매장인 이대R점을 방문하는 것으로 첫 업무를 시작하며 ‘초심’을 언급했다. 단순히 취임 초기 인사치레에 그친 행동은 아니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케이스가 대표이사와 파트너와의 소통 프로그램이다.
파트너들은 대표에게 직접 아이디어, 제언, 애로사항 등을 전달하며 목소리를 낸다. 손 대표는 프로그램 횟수를 기존 월 1회에서 2회로 늘리며 현장 목소리에 집중했다. 목디스크 방지용 H형 앞치마 도입, 청각장애인 파트너 대상 진동 타이머 도입 등 결과물이 도출된 배경이기도 하다. 실제 손 대표는 취임 이후 1년 동안 열린 25번의 행사에 한번도 빠짐없이 참석했다.
'다반향초(茶半香初)'. 차(茶)를 절반을 마셨어도 향기는 처음과 같다는 뜻이다. 취임 직후에 가진 열정과 첫 마음가짐을 잃지 않으려는 손 대표의 다짐은 오늘도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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