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의 투자 5년]M&A로 품은 문화, '스타벅스·야구단' 셈법은②'스타벅스커피코리아·SSG랜더스' 자회사 편입, 멤버십 '연결 콘텐츠' 순기능
이윤정 기자공개 2023-06-01 08:15:02
[편집자주]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이마트가 본사를 이전했다. 2008년 '이마트 성수점'을 사옥으로 삼은지 19년만에 서울 남대문에 새 둥지를 틀었다. 스타벅스코리아, 야구단, 지마켓 등의 공격적인 투자가 결국 본사 이전으로 이어졌다. 지난 5년 이마트는 신성장 동력 차원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구사했다. 이마트의 투자 발자취를 조명하고 포트폴리오를 비롯한 재무 정책 변화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30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9년 신세계그룹이 이대 앞에 한국 스타벅스 1호점을 오픈 한 이후 22년만인 2021년 이마트는 스타벅스코리아 최대 지분을 확보했다. 글로벌 최대 커피 전문점 브랜드를 단순히 로열티를 지급하고 국내 판매 창구 역할을 하는 대상에서 자회사로 편입시킨 것이다.식음료와 유통 부문에서만 장악력을 넓힌 것은 아니다. 2021년 이마트는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던 SK와이번스 지분 100%를 인수하며 야구단 경영에 뛰어들었다.
스타벅스코리아와 야구단 인수는 '1등 기업에 투자해 더 잘하게 한다'는 이마트의 M&A, 투자 철학이 증명된 딜로 평가받는다. 확실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기업 중심의 인수 스타일 때문에 이마트의 딜들은 고평가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사업 통합과 온라인시장 확장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확대를 위해 스타벅스와 야구단이 필수였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스타벅스, 1999년 합작법인 이후 2021년 최대주주로
1999년 이마트는 스타벅스인터내셔널과 각각 50%를 보유한 합작법인 형태로 스타벅스의 국내 시장 진출에 힘들 보탰다. 2020년까지로 예정돼 있던 계약 만료를 앞두고 결별 가능성까지 나왔지만 양자는 추가 10년의 운영 계약을 체결하며 계속 관계를 이어나갔다.
2021년 이마트는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연합해 스타벅스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스타벅스코리아지분 50%를 전격 인수했다. 이마트가 약 4700억원을 투자해 17.5%를, GIC가 8100억원을 들여 32.5%를 각각 가져갔다. 당시 거래를 통해 이마트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50%에 17.5%를 더해 총 67.5% 지분으로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GIC가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단순 보유 주식 매각 대신 상장(IPO)를 회수 전략으로 삼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GIC가 스타벅스코리아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GIC는 크레딧스위스와 MBK파트너스 출신의 IPO 전문가인 윤도진 GIC 부사장을 스타벅스코리아 이사회 기타비상무이사에 앉혔다.
인수 후 스타벅스코리아에서 사명을 에스씨케이컴퍼니(SCK컴퍼니)로 변경한 이마트는 스타벅스코리아 기업가치 제고와 시너지 극대화에 주력하고 있다. SSG닷컴 주도아래 공을 들이고 있는 신세계그룹 주요 계열사의 멤버쉽 통합인 '멤버십 2.0(가칭)'에 SCK컴퍼니는 이마트, 신세계디에프(신세계면세점), G마켓, 옥션 등과 함께 포함됐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합작법인으로 시작한 이후 스타벅스는 국내 시장에서 성장세를 계속 탔다"며 "자회사 편입으로 영업이익 측면에서 이마트에 기여하는 게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스타벅스는 브랜드파워가 막강하고 그 동안 합작법인을 통해 유통 시너지가 충분하다는 내부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SSG랜더스 야구단 인수, 문화로 계열사 고객 통합한다
2021년 이마트는 본격적인 야구 개막을 앞두고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전격 인수했다. SK텔레콤이 보유한 SK와이번스 지분 100%를 1000억원에 양수했다.
이후 팀명을 SSG랜더스를 바꾸고 빠르게 신세계그룹의 색을 입혔다. 이마트의 야구단 인수 목적은 분명했다. 이마트와 SSG닷컴 등 브랜드 파워 제고를 통한 시너지 제고와 연계 마케팅, 야구관련PL(자체브랜드) 상품 개발 등에 따른 고객 유입을 기대했다.
사실 신세계그룹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업 통합에 따른 시장 확장을 위해 오래전부터 프로야구단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프로야구에 대한 인기를 고려했을 때 프로야구 팬 흡수는 충성도 높은 고객에 대한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야구장을 단순히 야구를 보는 곳이 아니라 야구를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 센터'라는 신세계그룹의 비전이 이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당시 신세계그룹이 야구단을 인수했을 때 기업분석에 능한 증권사와 IB뱅커들도 시너지를 놓고 의견이 팽팽했다. 쿠팡과의 본격적인 공격을 앞두고 실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화력이 분산되는 전략이라는 지적과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시너지 제고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가 엇갈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야구단 인수가 이제 3년차에 접어든 상황에서 성공이냐 실패냐를 평가하기는 이른다"면서도 "SSG랜더스가 이후 우승까지 거머쥐면서 야구팬 층이 두터워지고 이마트와 신세계그룹 이미지가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도 "야구단은 단순 스포츠 영역에 며물지 않고 신세계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문화적 고리"라며 "멤버쉽 자체의 연결 콘텐츠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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