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1월 02일 07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직후 열린 대책 브리핑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연착륙'"이라는 말을 강한 어조로 되풀이했다. 태영건설이 맞이한 위기, 나아가 건설 부동산 시장 불안들도 위험 요인을 잘 관리하고 내년 거시 여건이 좋아지면 서서히 극복되고 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의미다.그 다음으로 김 위원장이 강조한 것은 "모니터링 해온 리스크"라는 말이다. 주요 건설사들의 상황을 계속 인지하고 위기를 관리, 대비해왔다는 뜻이다. 때문에 다른 건설사들로 위기가 번질 우려가 적다는 점, 금융사 건전성 문제로 이어질 우려는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도 강조한 포인트였다.
이날 김 위원장은 과거 레고랜드 사태를 거치며 우리 금융시장의 체력이 높아졌고 과도한 불안 심리만 작동하지 않는다면 위기는 잘 극복될 것이라는 점을 어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기자들에게 이같은 상황을 잘 이해해주고 연착륙 될 수 있게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는데 전부 같은 맥락에서나온 말이다.
그럼에도 위기는 현재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이 태영건설 사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느낌은 있으나 동시에 우려되는 부분들이 있다. 너무 '괜찮다' '잘 관리되고 있다' '금융·건설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다'라는 걸 강조한 나머지 직면한 위기의 실체와 크기가 정확히 어느 수준인지를 설명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불편함을 남겼다.
이번 사태를 '태영만의 특이한 케이스'로 정의하고 타 건설사로 번질 우려가 적다고 했는데 이 역시 따져볼 일이다. 태영건설 관련 익스포져가 금융사 총자산의 0.09%로 금융사 건전성에 미칠 영향이 극히 제한적이라고 했으나 그 근거도 충분치 않다. 태영건설 관련 채무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에 따라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얼마전까지 금융위원장은 교체냐 유임이냐에 대한 소문이 무성했지만 결국 자리를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말은 많았지만 대통령의 F4에 대한 만족감이 높은 상황에서 주어진 현안들로 인해 금융위원장을 유임시키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 내부에서도 김 위원장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선임 초기부터 감독원장의 강한 이미지와 대비돼 돋보이지 않는 감이 있어왔으나 온화하고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내부의 신임이 높고 사안에 대해 커뮤니케이션을 잘 해나가는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정치권의 상황상 연장된 김 위원장의 임기를 올해 총선까지로 전망하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과제가 태영건설 사태의 수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과도한 불안 심리를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리스크의 실체를 잘 보여주는 것 역시 과도한 혼란을 막는 방법이 아닐까. 김주현 위원장이 강조한 '연착륙'이 성공적으로 끝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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