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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디 물렸던 시너지파트너스, 지피클럽 '백기사' 등장 거래정지 불구 2018년 첫 투자, 456억 투입…코스메틱 확장 노리는 인수자 '윈윈'

조영갑 기자공개 2024-01-10 08:25:05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9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M솔루션' 등의 코스메틱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는 지피클럽이 코스닥 상장사 '코디'의 대주주 등극을 앞두고 있다. 2018년 첫 투자 이래 지속적으로 코디에 유동성을 투입한 현 대주주 시너지파트너스는 약 6년 간의 고생 끝에 백기사를 만나 엑시트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다만 일부 지분을 남겨두고, 후속 엑시트로 더 높은 IRR(내부수익률)을 도모할 계획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피클럽은 코디의 현 최대주주인 시너지파트너스와 코디 지분 양수를 위한 바인딩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시너지파트너스 보유분 코디 보통주 461만2666주(14.6%)를 인수하는 실무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바인딩 MOU라는 형식을 택한 까닭은 본 양수도 계약 전 법적 구속력이 있는 인수 관련 조항에 양사가 합의를 이뤘고, 총 매매대금의 20% 가량을 지피클럽이 납입했기 때문이다. 지피클럽은 1주당 1896원으로 시너지파트너스가 보유한 구주를 총 87억원에 인수한다.

이와 더불어 지피클럽은 코디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633만주를 84억원에 인수한다. 눈에 띄는 점은 신주 발행가액이다. 지피클럽은 구주 인수가보다 약 30% 낮은 주당 1334원에 신주를 인수한다. 가중산술평균주가에 비해서도 10% 할인이 들어간 가격이다. 통상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구주는 기준 시가보다 높은 경향이 있지만, 해당 신주 역시 경영권에 변동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할인율이라는 평가다.

지피클럽은 외에도 코디가 발행하는 115억원 규모의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 향후 보통주 전환가능 물량을 747만주 가량을 확보했다. 구주 인수에 더해 유상증자, BW 신주 전환이 모두 이뤄지면 지피클럽은 약 47% 가량의 지분율을 확보, 코디의 새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반면 기존 대주주인 시너지파트너스는 지분이 희석, 약 20% 대의 지분율로 2대주주가 된다. 결과적으로 지피클럽은 구주 87억원을 포함, 약 3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토대로 대주주 지분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이번 딜은 양자의 니즈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거래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2018년부터 코디 투자를 이어오면서 엑시트 시기를 가늠하던 현 대주주 시너지파트너스와 비슷한 시기부터 IPO(기업공개)를 통한 코스닥 입성을 검토하던 지피클럽 간의 공통분모가 적절한 지점에서 만났다는 평가다. 인수합병 업계 관계자는 "시너지파트너스의 경우 소위 코디에 물려 있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는데, 지피클럽이라는 백기사가 나타나면서 전화위복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1999년 설립된 코디는 당초 반도체용 검사장치(Probe Unit), LED 검사장치(Probe Card) 등을 제조하는 회사로 출발했다가 2016년 마린코스메틱을 흡수합병하면서 기존 디바이스 사업부문과 함께 코스메틱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한 이력이 있는 회사다. 뉴벨, SUR코리아, 이노코스텍 등 타법인 출자를 잇따라 진행하면서 현재 색조화장품 OEM/ODM 제조, 판매 및 화장품 용기제조 사업을 주력으로 영위하고 있다. 디바이스 사업은 사실상 중단사업으로 정리됐다.

국내 주요 인수합병, 메자닌 투자 하우스인 시너지파트너스는 2018년 초 100% 출자한 SPC(특수목적법인) 코스메틱플랫폼1호 유한회사를 통해 코디를 인수했다. 당시 구주와 신주 인수에 총 130억원 가량이 들었다. 이후 시너지파트너스는 SPC 대신 직접 코디의 전환사채를 인수, 총 326억원 가량을 추가로 투입했다. 올 3분기 말 시너지파트너스의 지분율은 43.6% 수준이다. 해당 지분율을 만들기 위해 결과적으로 456억원이 투입된 셈이다.

하지만 코디는 시너지파트너스 인수 즈음인 2018년 2월 감사인 의견거절을 사유로 주권거래매매가 정지, 약 2년 간 암흑기를 보내다가 2020년 5월 거래가 재개됐다. 이후 시너지파트너스는 인수 이후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코스메틱 사업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경영 개선을 진행했다. 그 결과 코디는 지난해 매출액 552억원, 영업이익 -56억원에 이어 올 3분기 말 매출액 616억원, 영업이익 6억원을 기록했다.

시너지파트너스가 엑시트의 기대감을 높인 것은 지난해 3분기 결산 이후로 전해진다.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코디가 바이아웃 매물로서의 위용을 갖췄기 때문이다. 지피클럽을 비롯한 다수의 원매자가 시너지파트너스와 접촉하면서 인수 가능성을 타진했다. 다만 코디의 수익성 리스크가 여전히 잠재돼 있고, 유보율이 70.20%(2022년 말)에 불과할 정도로 유보자금이 없는 상황은 '디밸류에이션(평가절하)'의 요소가 됐다는 분석이다. 시너지파트너스는 2대주주로 지분을 일부 유지하면서 후속 엑시트를 노린다.

역으로 지피클럽에는 좋은 '쉘(shell)'을 확보하는 기회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8년 이후 IPO를 공언하면서 증시 입성을 노렸던 지피클럽은 오너 김정웅 대표의 개인 지분이 높은 탓(48%)에 신주발행 위주의 IPO가 유리하지 않다. 대신 비교적 헐값에 나온 코디를 인수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다. 일명 '꿀광마스크팩'으로 중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지피클럽은 코디 인수를 기점으로 코스메틱 그룹사로 확장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지피클럽 관계자는 "이번 코디 인수는 우회상장 개념은 아니다"면서 "계열사를 통해서 사업다각화를 진행하던 차에 화장품 OEM/ODM 및 용기 제조 사업을 영위하는 코디를 인수, 회사 전체의 시너지를 높이려는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지피클럽은 코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타법인 출자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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