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익스포져 분석]빚 보다 더 큰 문제는 짧은 만기 구조②1년 내 만기 1조 육박…고금리·부동산 침체로 차환 등 어려움
고설봉 기자공개 2024-01-12 11:01:41
[편집자주]
태영건설 부동산 PF발 부실을 진화하려는 정부와 금융당국, 채권단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으로 부실이 전이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대주주 경영책임을 묻는 한편 채권단 스스로 태영건설을 연착륙할 방안을 마련 중이다. 태영건설에 자금을 공급한 금융기관 현황을 살펴보고 향후 전개될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단 역할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9일 14:5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영건설을 워크아웃까지 몰고간 것은 ‘빚’이다. 고금리 장기화로 고물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됐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에 걸쳐 여러 사업장을 운영하며 시공과 시행을 동시에 추진한 태영건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빚의 규모도 많았고 그에 따른 이자비용 지출도 많았다. 그러나 태영건설에 결정타를 날린 것은 빚의 만기구조다. 태영건설은 국내 25개 금융기관으로부터 총 6조1978억원의 신용공여를 받고 있었다. 이 가운데 지난해 말부터 만기에 돌입한 자금의 규모가 1조원에 육박했다.
통상 만기가 되면 선택지는 두 가지다. 상환하거나 차환 및 대환하는 것이다. 분양사업 등에서 자금을 회수해 빚을 갚으면 문제가 없지만 사업성이 악화되면서 태영건설은 돈줄이 막혔다. 이에 따라 차환 및 대환해야 하지만 열악해진 펀더멘털 때문에 이마자도 쉽지 않았다.
◇고삐 풀린 기준금리…급격히 늘어나는 금융비용
태영건설이 여러 형태로 25개 금융권에 걸쳐 조달한 자금은 지난해 말 기준 총 6조1978억원이다. 세부적으로 신용공여 잔액 6조621억원, 신용공여 한도 1356억원 수준이다.
막대한 빚을 지고 있는 가운데 금리가 차츰 오르면서 이자비용은 계속해 증가해왔다. 코로나19가 종료되고 미국 기준금리가 올라가기 시작한 2020년을 기점으로 태영건설의 이자 부담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2020년 태영건설이 금융비용으로 지출한 자금은 총 444억원이었다. 그러나 2021년 496억원, 2022년 725억원 등 해마다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매출 대비 금융비용률도 계속해 상승했다. 2020년 1.95%, 2021년 1.80%, 2022년 2.78% 등 비율이 상승했다.
지난해 태영건설의 금융비용 부담은 한층 더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금융비용은 763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연간 금융비용보다 훨씬 많았다. 2022년 매출 대비 금융비용률은 2.78%였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5.32%로 두배 가량 높아졌다.
◇점증하는 리스크…만기 도래 잔액 차환 막혔다
이자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진짜 위기는 신용공여의 만기 구조였다. 태영건설은 매출을 통해 이자를 부담하면서도 순이익 흑자를 내며 버텼다. 오래된 업력에 더해 이익 창출력이 담보되면서 막대한 이자를 내면서도 버텼다.
그러나 차츰 만기 도래하는 각종 여신이 늘어나면서 자체적인 통제력을 상실했다. 만기가 도래하는 여신이 많을 경우 이를 동시에 감당하기 힘들다. 특히 최근 고금리 장기화로 금융시장 여건도 좋지 않았다. 금리가 높아진 데 이어 조건도 까다로워지면서 태영건설은 다양한 신용공여에 대한 만기에 제때 대응하지 못했다.
태영건설은 만기 도래하는 기존 신용공여 잔액에 대해 상환하거나 차환 및 대환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그 규모가 한번에 적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수백억원에 달했다. 또 만기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하반기까지 차례로 몰리면서 위기가 촉발됐다.
실제 지난해 11월 말 기준 태영건설 신용공여 총액 가운데 만기 1년 이내 잔액은 총 9430억원에 달했다. 이는 잔액 기준 신용공여 총액 6조621억원 가운데 15.55%에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하반기까지 1년 동안 태영건설이 매달 8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상환 및 차환(대환) 해야 한다는 뜻이다.
눈여겨 볼 부분은 운전자금 등 명목의 직접 대출이다. 지급보증 등 이외 태영건설이 직접 금융권으로부터 대출한 채권의 만기 구조는 훨씬 더 단기 비중이 높았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태영건설의 대출채권은 5337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만기 1년 이내 채권은 3970억웡느로 그 비율은 74.38%에 달했다.
세부적으로 3개월 이내 만기 잔액은 1020억원(19.11%), 6개월 이내 만기 잔액은 420억원(7.87%), 1년 이내 만기 잔액은 2530억원(47.40%)로 각각 집계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메시 네트워크' 메를로랩, 코스닥 출사표
- 에어프로덕츠코리아 예비입찰 흥행 조짐, 대형 PE들 도전장
- SK스페셜티 예비입찰, '한앤코 vs MBK' 붙었다
- [현장 인 스토리]한컴라이프케어, 새 먹거리 '화재진압' 주력
- 폴라리스오피스, '산업단지의 날 기념식'서 이사장상 수상
- [i-point]감성코퍼레이션, 기업가치 제고안 "4분기 중 발표"
- [i-point]ICTK, '서울 유니콘 챌린지' 대상 수상
- 아샘운용 1년만에 수장 또 교체…김대환 대표 사임
- 알펜루트운용 최대주주 교체…김항기 전 대표 엑시트
- 더블유운용, NH증권 루키리그로 랩어카운트 '출격'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변곡점 맞은 한국앤컴퍼니]주력 타이어산업의 성장세 둔화
- [기아 밸류업 점검]잘 갖춰진 포트폴리오 외생변수 영향 최소화
- 현대차, GM과 손잡고 새로운 미래 설계한다
- [두산 사업구조 재편]주가로 평가한 두산밥캣 가치…분할비율에 영향 줄까
- [기아 밸류업 점검]역대급 ROE…밸류업 전략도 여유
- 폴라리스쉬핑, 커지는 재무부담 감당 가능할까
- [기아 밸류업 점검]역대급 순이익…기대감 속 '저PER'은 숙제
- 폴라리스쉬핑, 지배구조 리스크…재무부담으로 바꿨다
- [기아 밸류업 점검]자사주 소각 통한 '고PBR' 도약 목표
- [기아 밸류업 점검]4분기 밸류업 공시 예고 ‘형님’보다 앞서 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