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약바이오 마켓트렌드]기술격차 따라잡을 전략 '패스트팔로워 그리고 ADC'⑤부족한 원천기술에도 '차별화'로 극복, 레고켐 '빅딜' 등 성과 고무적
차지현 기자공개 2024-01-15 07:53:43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1일 0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연이어 기술수출 빅딜을 터뜨리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K-바이오. 국내 바이오텍은 기세를 몰아 2024년에도 추가 성과를 내고 더 나아가 '빅바이오텍'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국내 바이오텍 창업주 및 대표이사(CEO)들은 글로벌과 비교해 후발주자임에도 충분히 경쟁자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항체-약물 접합체(ADC)' 영역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CEO 40% "K-바이오, 후발주자임에도 승산 있다"
더벨이 상장·비상장 바이오텍 창업주 및 CEO 4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국내 바이오텍 기술 수준은 글로벌 기업과 격차는 존재하지만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응답자의 40%가 국내 기업이 후발주자임에도 패스트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25% 응답자가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 간 기술격차는 없지만 임상 및 상업화 등 개발환경에 차이가 있다고 봤다. 국내 기업 기술 수준이 글로벌 주요 바이오텍과 비견할 수준이라고 답한 비율도 25%였다.
전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아직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대에 불과하다. 신약개발 후발주자인 국내 바이오텍이 원천기술을 보유한 경우도 거의 없다. 이미 오랜 기간 다양한 질환과 신약개발 기술에서 많은 노하우를 축적하고 수많은 약을 상용화한 글로벌 빅파마를 단기간에 따라잡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글로벌 트렌드에 신속하게 편승하는 패스트팔로워 전략을 활용하면 국내 바이오텍도 국제 무대에 서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약물을 개발하거나 효능·제형 등을 개선해 차별화를 꾀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갖추는 이른바 '한국형 바이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 제약사부터 바이오텍까지 국내 기업들의 패스트팔로워 전략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제네릭, 개량신약 등을 개발한 경험을 기반으로 해외에서 인정받는 국산 신약을 내놓고 있는 유한양행과 한미약품, 자체 개발 플랫폼을 통해 빅파마와 협업을 이어가는 에이비엘바이오, 레고켐바이오, 알테오젠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명불허전 ADC, 응답자 36% 유망 기술로 '픽'
신약 모달리티 측면에서 향후 국내 바이오텍의 성과가 높을 것으로 판단되는 영역엔 명불허전 ADC가 꼽혔다. 응답자의 36%가 ADC 분야에서 국내 바이오텍이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ADC는 암세포 표면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와 세포를 사멸하는 '약물'을 결합한 항암 치료 기술이다. 다이이찌산쿄의 HER2 타깃 '엔허투' 성공 이후 빅파마들이 앞다퉈 ADC 기술 확보에 나서면서 업계서 가장 핫한 키워드로 떠올랐다.
작년 한 해 ADC 관련 인수합병(M&A)와 기술거래 규모는 총 800억달러(약 104조8400억원)로 추산된다. 화이자는 지난해 3월 ADC 전문 기업 시젠을 430억 달러(약 56조원)에 인수한 데 이어 10월 머크(MSD)가 다이이찌산쿄로부터 220억달러(약 28조원)에 ADC 후보물질 세 개를 도입했다.
지난달엔 애브비가 ADC 개발사 이뮤노젠을 101억달러(약 13조원)에 인수했고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중국 ADC 개발사 시스트이뮨과 84억달러(약 11조원) 규모로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이런 흐름 속 ADC 분야에서 국내 바이오텍의 약진도 두드러진 모습이다. 최근 역대급 빅딜로 업계 훈풍을 몰고온 레고켐바이오가 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얀센과 맺은 기술수출 계약의 주인공도 ADC였다. 동아에스티, 종근당, 셀트리온 등은 ADC 개발 기업을 인수하거나 기술을 도입해 ADC 신약개발을 본격화했다.
국내 바이오텍의 성과가 예상되는 유망 모달리티로 표적단백질분해(TPD)를 선택한 비율도 16%였다. TPD는 표적 단백질 자체를 분해·제거해 질병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방식의 차세대 신약 플랫폼이다.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에 붙어 기능을 억제하는 기존 저분자물질 저해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밖에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11%, 줄기세포 10%, 박테리아 8%, 유전자편집기술 6% 순으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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