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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4]HD현대 총력쏟은 정기선 부회장 '기조연설'연습에 또 연습…연사 구성 및 스크립트는 김판영 전무

라스베이거스(미국)=조은아 기자공개 2024-01-16 07:39:32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5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9일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24에선 국내 기업 중 조선업이 주력인 HD현대에서 기조연설을 맡아 화제가 됐다. 국내 기업 가운데선 삼성전자, LG전자에 이어 두 번째이자 비가전 기업 중에선 최초다. 오너일가인 정기선 부회장이 기조연설의 오프닝과 클로징을 맡은 점 역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결과적으론 대성공이었다고 내부에선 평가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특히 많은 연습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 부회장의 발표 이후 그의 영어 발음과 자연스러운 제스처 등을 놓고 호평이 나왔는데 정 부회장의 외국 유학 경험 뿐만 아니라 절대적 연습량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정 부회장은 실제로는 외향적이라기보다는 조용한 성향으로 전해진다. 기조연설이 정해진 10월부터 말그대로 '비상상황'에 들어가 연습에 돌입했다고 한다.

전체 연사 및 무대 구성, 스크립트 등을 맡은 인물은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김판영 전무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 기술원 융복합기술부문장을 맡고 있다. CES 기조연설에선 아무래도 기술 얘기를 빼놓을 수 없는 만큼 기술 쪽 전문가인 김 전무가 전체 기조연설의 큰 틀을 짜는 역할을 했다.

특히 연사 구성에도 각별한 신경을 썼다고 한다. 전체 7명의 연사 가운데 HD현대그룹 내부 인물은 정 부회장을 포함해 3명이다. 나머지 4명은 협력사 혹은 파트너 중에서 골랐다. 특히 내부에선 정기선 부회장과 함께 마지막에서 두 번째 연사로 등장한 '가다 알라무드(Ghadah Alhamoud)' 사우디아라비아 산업광물자원부 자문을 '신의 한 수'라고 보고 있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중동 지역의 여자 연사라는 점에서 한층 눈에 띄었다는 전언이다. 실제 가다 알라무드 연사는 정기선 부회장과 함께 가장 인상깊은 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현지시각으로 10일 오전 9시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호텔에서 CES 2024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기조연설이 끝난 이후 외신 그리고 외국 관객의 평가는 "1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얘기가 주를 이뤘다. 실제 1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기조연설이 지루하지 않도록 발표 내용은 물론 연사 구성과 순서에도 상당한 신경을 썼다.

특히 내부에선 중간에 나가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데도 만전을 기울였다. 외국인 관객의 경우 재미가 없으면 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정 부회장의 오프닝 이후 두 번째, 세 번째 연사의 기조연설 이후에도 나가는 사람이 없으면 그 이후엔 나가는 사람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는데 적중했다.

중도 이탈자가 단 한 명도 없었던 건 아니지만 자리를 채운 1800명 대부분이 자리를 지켰다. 이번 기조연설에 깊게 관여한 HD현대사이트솔루션 관계자는 "두 번째 연사의 발표가 끝난 이후 사람들이 자리를 뜨지 않아 속으로 '됐다'고 외쳤다"고 말했다.

행사장이 찰 수 있을지를 놓고도 내부에서 우려가 많았던 것으로도 전해진다. 기조연설이 오전 9시 시작했는데 8시40분까지 객석 상당 부분이 비어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8시 45분을 넘기면서 물밀듯이 관객이 들어오면서 순식간에 객석이 찼다.

정 부회장은 기조연설 이틀 전 도착했다. 기조연설을 하루 앞두고는 밤 늦은 시간까지 리허설을 했다. 영상 제작 등은 제일기획이 맡았다.

정 부회장의 기조연설을 들었던 재계 인사들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는 기조연설이 시작되기 무려 40분 전에 행사장에 들어섰다. 정 부회장과는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두 사람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사적으로 만나 저녁 식사도 함께 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도 참석했다. 구 회장은 워낙 CES에 진심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LS그룹 회장이 되기 전부터 거의 매년 CES를 찾고 있다. 공부하는 태도로 설명을 경청하고, 질문을 많이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의 경우 정 부회장에 이은 두 번째 연사의 발표가 끝나자 자리를 떠났다.

이번 CES에서 다른 임직원들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조영철 대표이사 사장의 경우 CES 기간 무려 일주일이나 미국에 머물렀다. 기조연설이 끝나자마자 바로 브라질 출장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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