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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홀릭' 최창원의 SK [thebell note]

정명섭 기자공개 2024-02-05 09:43:46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2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뛰어난 리더가 부임한 조직은 건강한 긴장감이 감돈다. 최근 SK그룹을 보며 떠오른 생각이다. 주연은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다. 최 의장은 고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막내아들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이다. 작년 말 정기인사에서 그룹 2인자로 깜짝 발탁됐다.

그의 새해 첫 행보가 궁금했다. 최 회장이 경영쇄신을 위해 7년 만에 꺼낸 히든카드였기에 움직임 하나하나에 분명 큰 의미가 있을 터였다. 그러나 이름값과 사내 입지에 비해 드러나는 정보가 극히 적었다. 언론 노출을 꺼리고 대외 활동이 거의 없는 은둔형 경영자라는 말을 실감했다. 당장 '최창원'이라는 인물을 헤아려보는 방법은 그의 이력과 취재원들의 얘기를 종합하는 것뿐이었다.

워커홀릭, 솔선수범, 성실, 겸손. 최 의장을 나타내는 단어들을 나열해보니 어떤 리더일지 짐작이 갔다. 그는 SK 오너가 2세 5형제(최윤원·최신원·최태원·최재원·최창원) 중 가장 똑똑하고 학습 능력이 뛰어나 일찍이 경영자 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형제 중 유일하게 서울대를 나왔다.

1994년 SK케미칼에 과장으로 입사한 이후 기획 부서에서 근무하며 전략을 세우고 사업구조의 비효율을 개선하는 업무를 주로 맡았다. 차근차근 경영 능력을 쌓은 그는 '제로(0)'에 가깝던 SK케미칼 지분율을 18%대로 끌어올렸고 이는 SK디스커버리그룹으로 독립하는 기반이 됐다. 단순히 오너 일가로 군림했다면 거둘 수 없는 성과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는 매일 오전 7시 전에 출근해 업무를 시작하고 토요일 근무도 마다하지 않는다. 의장 부임 후에도 마찬가지다. '일하는 리더' 덕분에 임원들도 7시에 출근하는 문화가 조성됐다. 월 2회 부여되는 금요일 휴무도 사실상 반납이다. "일을 인생의 일부로 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일과 자기생활에 있어 철두철미하고 꼼꼼하다"는 SK 관계자들의 말에 오너 경영인에 대한 색안경을 고쳐 썼다.

이달부터 최 의장이 주도하는 SK수펙스 사장단 회의가 평일에서 토요일 개최로 바뀐다는 소식이 들렸다. 설 연휴 이후인 17일이 첫 회의 날짜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시간은 오전 7시 30분이다. 주말 회의 부활이 뜻밖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건 최 의장의 업무 방식 때문이겠다. '최창원의 SK'는 앞으로 어떻게 더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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