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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텍 CFO 스토리]큐로셀 박진경, 진실성 무기로 시장의 신뢰 쌓다①초기부터 VC와 끈끈한 신뢰 쌓아…대외적 변수에도 정면돌파

정새임 기자공개 2024-02-13 08:28:21

[편집자주]

기업의 곳간지기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은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업권별로 그 역할과 무게가 다르다. 바이오텍 CFO는 단순히 재무·회계 등 숫자만 잘 알면 되는 정도가 아니다. 무르익지 않은 기술을 투자자들에게 선뵈며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때로는 기술수출 현장을 직접 뛰며 사업 중심에 서기도 한다. 이 같은 바이오텍 CFO 역할은 투자 혹한기인 지금 시점에 그 중요성이 배가 된다. 기술이 바이오텍의 존재의 이유라면 CFO는 기술의 생존을 이끌어 내는 키맨이다. 최근 주목받는 바이오텍의 CFO를 만나 혹한기 생존전략을 물었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2일 16:0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초의 국산 CAR-T 치료제 개발사. 시장에서 큐로셀을 정의하는 말이다. 초기부터 큐로셀을 봐온 투자기관들은 큐로셀을 이렇게 정의한다. '약속을 지키는 진실성 있는 회사.'

예기치 못한 변수에서도 변명보다는 정면돌파를 선택한 큐로셀. 희망공모밴드 하단보다 낮은 2만원에 상장했지만 큐로셀 최고재무책임자(CFO) 박진경 상무는 흔들림없는 모습을 유지했다. 큐로셀의 가치는 투자자와의 약속 이행으로 증명된다는 믿음으로 꾸준한 소통을 이어가는데 집중한다.

◇'신뢰 확장'으로 6년 만에 상장 성공…국산 CAR-T 상용화 속도

큐로셀은 설립된 지 6년 만인 지난해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비록 상장 과정에서 대내외적 변수로 예기치 못한 일을 겪었지만 상장 후 비교적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인다.

대전 둔곡지구에는 큐로셀이 지난해 준공한 국내 최대 규모의 상업용 CAR-T 치료제 공장이 있다. 큐로셀은 2017년부터 개발해온 차세대 CD19 CAR-T 치료제 '안발셀'의 임상 2상을 마치고 조건부 허가를 준비 중이다. 착실하게 상용화 준비를 밟아가고 있다.

큐로셀은 설립 초기부터 비교적 무난하게 투자를 유치했다. 창업자 김건수 대표가 바이오 사관학교라 불리는 LG생명과학(현 LG화학) 출신이라는 점도 한몫 했지만 큐로셀이 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서울대병원·국립암센터 등 국내 유수 대학병원과 협력해 연구를 진행 중이라는 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국내 유수 의료진들의 지지로 큐로셀의 기술력을 검증받은 셈이다.

스타트업에 대한 시장의 신뢰는 투자 호황기보다 불황기에 더 빛을 발한다. 그 점을 잊지 않았던 건 큐로셀 CFO인 박진경 상무다.

박 상무는 김 대표와 함께 LG화학에 몸담았던 인물이다. 바이오 업계와 밀접한 그는 인투셀에서 근무하던 중 김 대표의 러브콜로 2018년 큐로셀에 합류했다.

초기 엔젤 투자부터 박 상무가 중요시 여겼던 가치는 '신뢰의 확장'이었다. 초기 투자 유치는 규모가 크지 않고 섹터의 주목으로 순탄히 진행됐다. 하지만 여기서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소통을 게을리하면 더 큰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거나 투심이 꺾일 때 어려움을 겪는다.

박 상무는 '투자자들과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킨다'는 신념을 강조했고 실제 투자유치 때 제시했던 목표를 차질없이 이행했다. 덕분에 시장으로부터 "큐로셀처럼 편한 회사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투자 규모가 10배 이상 커지며 참여 기관들도 스무 곳 이상으로 늘어났는데 초기 쌓아놓은 탄탄한 신뢰가 밑바탕이 되어 큰 어려움 없이 진행됐다.


◇기평 탈락·공모가 하락 복병, 위기에도 놓지 않았던 '진실성'

다수 기관이 큐로셀의 상장은 순탄하게 진행되리라 예측했지만 대외 상황이 바뀌며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큐로셀이 상장에 시동을 건 2022년은 바이오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기술특례상장 문턱도 높아지며 탈락 사례가 속출했다. 지금까지 기술력에 대해서 의심을 받지않았던 큐로셀도 기술성평가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시는 일이 있었다.

박 상무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당시 국내에서도 CAR-T 상용화 제품이 사용되고 있었지만 사용량이 극히 작아 아직은 생소한 부분이 있었을 것으로 보여진다"며 "큐로셀 역시 아직 1상이 채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평가에 어려움이 있었으리라 본다"고 설명했다.

큐로셀은 임상 속도를 높여 결과를 확보하고 공장 설비 구축도 상당 부분 진행한 뒤 이듬해 기평에 재도전했다. 결과는 통과였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는 더욱 빠르게 이뤄졌다. 약 4개월 만에 승인을 받아냈다. 내부통제가 잘 이뤄지고 있던 덕분이었다.

또 하나의 복병은 공모가였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희망 공모가 밴드 최하단보다 9800원 낮은 2만원으로 공모가가 확정됐기 때문이다. 기업 밸류가 낮아지면서 조달 금액도 예상보다 200억원 낮은 320억원으로 결정됐다. 수요예측 시기 국내 주식 시장이 가장 큰 낙폭을 보여 투심이 악화할 수밖에 없었던 아쉬운 대목이다.

박 상무 역시 "공모가가 낮아진 부분은 많이 아쉽다"면서도 "하지만 큐로셀은 진실성 있는 모습으로 신뢰를 쌓아가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두기 때문에 무리하게 재료를 만들어 포장하지 않고 한결같은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기관 투자자들의 엑시트 등 민감한 질문에서도 박 상무는 가감없이 솔직한 대답을 내놨다.

그는 "작년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420억원 수준으로 차기 파이프라인 개발과 GMP 고도화에 힘쓸 것"이라며 "기존 주주들이 각 사정에 따라 엑시트가 있을 수 있지만 회사의 역량과 진실성을 잘 전달한다면 더 많은 주주들로부터 적정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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