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금]'위기를 기회로' 생존을 걱정하던 회사가...IPO 최대어로①출범 6년만에 매출 6배…해운업 탈탄소 규제 기회
임한솔 기자공개 2024-02-22 09:10:01
[편집자주]
한때 현대중공업의 사내 사업부에 불과했던 HD현대마린솔루션은 올해 국내 IPO시장 최대어로 주목받고 있다. 탄탄한 실적 못지않게 과감한 비전이 시장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는 평이다. 향후 해양 산업에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게 회사의 모토다. 상장 후의 성장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조선 계열사들에 이어 HD현대그룹의 새로운 핵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0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은 2016년 전격적인 구조조정을 선언했다. 회사를 조선·해양·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로봇, 선박 서비스 등 6개 사업으로 쪼개기로 한 것이다. 조선업의 불황으로 인해 비조선부문마저 경쟁력이 악화하지 않도록 조선과 비조선의 각자도생을 선택했다.HD현대마린솔루션(당시 현대글로벌서비스)의 경우 선박 사후관리(AS)부문을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독립해 2016년 12월 공식 출범했다. 향후 성장에 대한 기대보다는 독립 경영에 대한 우려가 더 컸던 시기다.
그러나 HD현대마린솔루션은 오히려 적극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친환경에 초점을 맞췄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배출 규제로 급성장하는 선박 개조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결과는 매해 우상향하는 실적 그래프로 나타났다.
◇과감한 친환경 규제 대응...위기를 기회로
2016년은 해운업계가 강력한 규제와 마주한 해이기도 했다. 국제해사기구가 2020년부터 선박연료의 황 함유량 상한을 기존 3.5%에서 0.5%로 낮추는 방안을 확정했다. 이 규제는 선박 배기가스의 황을 처리하는 탈황장치(스크러버)에 대한 수요를 촉발시켰다. 값비싼 저유황유를 쓰는 대신 스크러버를 장착하는 편이 경제적이라고 판단한 해운사들은 규제 시행 전 선박 개조를 완료하고자 했다.
막 독립한 HD현대마린솔루션에게는 절호의 기회였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출범 직후인 2017년 2월 KSS해운과 스크러버 설치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본격적으로 친환경 선박 서비스사업에 진출했다.
이와 함께 선박평형수 처리장치도 HD현대마린솔루션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랐다. 선박 균형을 잡기 위해 채우거나 배출하는 선박평형수는 각종 미생물이 포함된 채로 배출될 경우 해양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 국제해사기구는 2017년 이전 건조된 선박을 대상으로 2019년부터 올해까지 선박평형수 처리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늘어난 일감은 실적에 반영됐다. HD현대마린솔루션 실적은 2017년만 해도 매출 2403억원, 영업이익 564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4305억원, 2015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6배, 영업이익은 4배가량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특히 수익성 높은 친환경 개조사업 및 부품서비스사업의 매출 확대가 영업이익 증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탄소 저감이 글로벌 대세…개조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HD현대마린솔루션의 사업환경이 우호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 당국이 해운업계의 탄소 배출 규제를 강화하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서다. 국제해사기구는 2050년까지 해운업계 탄소중립(탄소 순배출량 제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내놓은 바 있다. 유럽연합(EU)은 올해부터 역내 기항 선박이 탄소 배출권을 의무적으로 구매하도록 하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같은 규제 움직임에 발맞춰 액화천연가스(LNG) 재액화 설비 등으로 친환경 개조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가고 있다. LNG 재액화 설비는 운반 중 기화하는 LNG를 다시 액체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LNG 운반선이 기화한 LNG를 배출하거나 태우지 않아도 화물창 내부의 압력을 유지할 수 있게끔 돕는다.
LNG 재액화 설비 개조사업의 첫 수주는 지난해 6월 이뤄졌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노르웨이 선사 쿨코로부터 LNG 운반선 5척에 관한 재액화 설비 개조 공사를 따냈다. 1척당 약 1000만달러(133억원)에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LNG 운반선의 부가가치가 높은 만큼 개조사업에서도 상당한 금액이 오가는 모습이다.
이밖에 노후 LNG 운반선을 부유식 LNG 저장·재기화 설비(FSRU)로 개조하는 사업, 기존 디젤 추진 선박을 LNG·메탄올·암모니아 기반의 이중연료(DF) 추진 선박으로 개조하는 사업 등이 HD현대마린솔루션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는 중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