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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현장 in]GC녹십자, 밸류업 키 '오창공장' 미국진출 전면에 서다FDA 실사 통과한 최고수준 품질 자랑…알리글로 5년 내 연매출 4천억 제시

청주(충북)=정새임 기자공개 2024-02-2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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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그리고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는 '현장'이 있다. 연구소이기도 하고 생산기지이기도 하다.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앞다퉈 '기지 건립'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인프라 확보가 핵심이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미래가 달린 '현장'을 찾아가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8일 10: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완성된 바이알 병들이 일렬로 줄세워 커다란 기계 안으로 들어간다. 기계 내 13대의 카메라가 한 바이알 당 12번씩 초고속 촬영을 진행한다. 바이알 내 이물질을 빠짐없이 검사한다. 1분에 540바이알씩 검수를 마친 병들이 포장대에 오른다.

GC녹십자 오창공장은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혈액제제 생산기지다. 2019년 첨단 자동화 설비를 갖춘 완제 공정 시설까지 마련하면서 시설 업그레이드를 마쳤다. 그리고 마침내 10년 숙원사업이던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의 미국 허가를 받아냈다.

오창공장은 7월 미국 론칭에 맞춰 알리글로 생산 준비에 한창이다. 이번 미국 허가를 계기로 바이오의약품의 DP(완제의약품) CMO(위탁생산) 수주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회사의 모든 기대감이 쏠린 GC녹십자 오창공장을 더벨이 찾았다.

◇FDA 심사 통과한 오창공장, 최고 수준 품질로 알리글로 출격

GC녹십자가 오창공장을 대대적으로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알리글로의 미국 진출 기대감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2007년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13만㎡(약 4만평) 부지 규모로 설립된 오창공장은 원료가 되는 혈장을 들이고 보존하는 RP 시설부터 의약품으로 만들어내는 PD, 충전과 포장을 담당하는 F&F, 전체적인 품질관리를 맡는 QM 시설 등이 자리한다.

약 20년 전 세워진 시설이라 갖추지 못했던 자동화 시설을 2019년 추가 W&FF 시설을 마련하면서 보강했다. W&FF 시설은 제제 충전·포장과 함께 무균충전설비(Isolator) 및 단일 사용(Single-use) 시스템을 보유해 원료 입고부터 생산, 출하 전 공정을 자동화 했다.

GC녹십자 오창공장(자료: GC녹십자)

GC녹십자는 지난해 깐깐하게 생산시설을 검사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심사 관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전반적인 품질관리를 중요시하는 FDA이기 때문에 그동안 품질관리 수준을 높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알리글로 허가를 계기로 FDA 실사를 통과한 생산기지라는 인증을 얻었다고도 볼 수 있다.

알리글로는 혈액의 혈장에서 특정 단백질을 분리·정제해 만든 고농도 면역글로불린 제제다. GC녹십자는 정제 공정에 독자적인 'CEX 크로마토그래피(양이온 교환 색층 분석법)' 기술을 도입해 알리글로 안전성을 극대화 했다. 이 기술은 혈전색전증 발생의 주원인이 되는 혈액응고인자 등 불순물을 제거하는데 강력한 역할을 한다.

GC녹십자 통합완제관 자동이물검사실(자료: GC녹십자)

후발주자여도 GC녹십자는 자신감을 보였다. 시장 진입장벽이 높아 경쟁이 치열하지 않을 뿐더러 면역글로불린 제제의 활용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가면역질환 등으로 미국 내 면역글로불린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공급이 늘 부족한 실정이라고 전해진다.

알리글로 미국 판매를 담당하는 GC바이오파마USA 수장인 이우진 글로벌본부장은 오창공장 내 마련된 간담회에서 "미국 내 면역글로불린 g당 가격이 점차 상승해 현재 100달러에 육박한다"며 "알리글로는 전문약국채널인 '스페셜티 파마시(Specialty Pharmacies)'를 통해 고가 전략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판매·전략·재무 총출동…수익개선 효자품목 자신

GC녹십자가 10여년간 실패와 도전을 반복하며 알리글로 미국 허가에 매달린 이유는 명확하다. 최대 규모의 시장에서 높은 수익성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대감이 알리글로 허가 후 첫 간담회에서도 드러났다. 생산과 판매 총괄뿐 아니라 사업개발본부장, CFO까지 총출동했다. 간담회에는 박형준 오창공장장(생산), 신웅 QM 실장(품질관리), 이우진 글로벌 사업본부장 겸 GC바이오파마USA 대표(영업마케팅), 배백식 경영전략실장 겸 사업개발본부장, 김성열 경영관리실장(CFO)이 모두 자리했다.

왼쪽부터 신웅 QM 실장(품질관리), 김성열 경영관리실장(CFO), 이우진 글로벌 사업본부장 겸 GC바이오파마USA 대표(영업마케팅), 박형준 오창공장장(생산), 배백식 경영전략실장 겸 사업개발본부장

알리글로 사업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은 CFO도 함께 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알리글로 판매가 수익성 개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장에 어필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해 새로운 CFO로 영입된 김성열 실장은 수익성 개선이라는 중요한 임무를 맡았다. 그가 온 후 비용절감을 위한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수익 개선을 기대할만한 큰 이벤트가 없었기에 비용 절감이라는 고육지책을 택했다.

'알리글로' 미국 허가 시점부터 분위기 반전이 이뤄졌다. 알리글로의 미국 가격은 국내보다 약 6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공급받은 혈장을 써 원가 역시 상승했다. 국내보다 약 2배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즉 원가가 두 배 올랐지만 가격은 6배 이상 높게 받을 수 있어 남는 것이 훨씬 많은 구조다. 알리글로 미국 매출에 온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김성열 실장은 "알리글로가 미국에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만큼 판매량에 따라 수익 개선에 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알리글로의 올해 예상 매출액을 5000만달러, 우리돈 약 670억원로 설정했다. 이후 매년 50% 이상 성장을 거쳐 오는 2028년 3억달러 매출, 약 4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우진 본부장은 "미국 시장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현재 제시한 매출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그 이상을 갈 수도 있다고 본다"며 "알리글로가 GC녹십자의 핵심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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